그 사람을 만나다, 두번째.

그는 참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이다 / 문국현 대표님과의 만남

by 범준쌤

*이 글은 2015.06.30. 에 작성되었습니다.


우연은 인연을 만든다

3달 전 우연히 21세기 리더십 강의에 문국현 대표님이 온다는 홍보 글을 보았다. 예전 기업사례분석 발표에서 유한킴벌리를 했었을 때 깊은 인상을 주신 분이었기에 주저없이 강의날 맨 앞자리에 앉아서 강연을 들었다. 그는 미래를 내다보고 있었으며, 그 미래를 향해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고 있는 인생의 선배였다. 집중해서 강연을 듣고 있을 때 그는 우리들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과 짝을 이루어 자신이 잘하는 것, 하면 신나는 일, 자신이 지니고 있는 꿈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를 5분 동안 해보세요. 그리고 듣는 사람은 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고, 받아적어보세요."


800명이 참석한 강의었는데 그는 A4용지를 800장 준비해 우리들에게 사전에 나눠줄 정도로 꼼꼼했다. 여튼 혼자 왔기에 상당히 뻘줌했다. 근데 저 멀리 나와 같이 혼자 온 사람이 보였다. 서로 눈이 맞주쳤고, 우린 잠시 웃었다. 그리고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간단히 서로를 소개하고 신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야기를 다 끝내니 대표님께서는 혹시 이 무대에 나와서 적은 것을 공유해줄 팀이 있냐고 물었다. 시간상 선착순 5팀만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순간 고요해졌다. 나도 이번에는 다른 후배들에게 양보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관람자 모드로 있었지만, 내 옆의 짝궁은 마치 4년전의 나처럼 무대로 돌진할 기세였다. 그래서 나가게 되었다.

무대로 나온 것은 우리팀을 합쳐서 3팀이었다. 400팀 중에서 3팀만이 나온 것이다.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는 후배들이 참 아쉽다는 생각도 잠시 옆 짝궁의 잘하는 것, 신나하는 것, 꿈에 대해서 발표했다.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것이 떨릴 줄 알았지만, 진짜 많이 떨리더라... 그래도 정말 오랜만에 마이크를 잡고 사람들에게 말을 하니 재미있었다. 내 말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청중들과 발표하는 시간만큼은 하나가 된 느낌이었다. 발표를 다 끝내고 나니, 대표님은 청중들에게 용기있는 이 분들에게 박수를 달라고 했고 우리는 큰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대표님께서는 명함을 건네주시며 "서울에 오면 연락하세요. 점심 사드리겠습니다"라고 하셨다.


강연이 다 끝나고 난 뒤 대표님께 찾아가 여쭈어 보았다.

"대표님, 정말 서울에 가서 연락하면 점심 사주시나요?(웃음)"

"그럼 당연하죠. 근데 제가 1년에 반은 해외에 있다보니 2~3주 전에는 미리 연락을 주셔야 합니다."

"그렇군요. 대표님 그러면 혹시 4월 13일 월요일에 시간이 되시나요? 제가 그때 서울 갈일이 있어서 그러는데 대표님 시간이 되신다면 꼭 뵙고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휴대폰으로 일정을 확인하시며)그날 점심, 저녁엔 강연 일정이 있어서 함께 식사하기는 어렵겠네요. 혹시 오후 3시엔 시간 괜찮으신가요? 차 한잔 하시지요."

"네. 알겠습니다 대표님 그날 뵈어요."

이렇게 문국현 대표님과의 약속을 잡았다. 놀랬던 것은 많이 바쁘실 텐데도 내게 시간을 내주신 것이었고, 자기가 한 말씀을 지키는 것이었다. 그 자리에서 바로 휴대폰 일정을 확인하며 약속을 잡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이렇게 대표님과의 또다른 만남을 이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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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새 날을 시작하고 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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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3일 약속당일 대표님을 뵈러 한솔섬유 CEO 사무실로 향했다. 가는 길 내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결코 늦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예정 시간보다 20분 일찍 도착했다. 직원 분이 친절히 안내해주셔서 편안히 기다릴 수 있었다. 어떤 원두인지는 모르겠으나, 향이 정말 좋은 커피까지 주시며 조금 기다려달라고 말씀하셨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할까봐 한솔섬유 CSR 분기별 보고서를 주셨다. 그렇게 조금을 기다리니 대표님께서는 미안한 표정으로 웃으며 내게 인사를 건넸다. [ 첫 10분 정도는 녹취를 하기 못했기에 대화가 정확히 기록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문국현 대표님 (이하 문) :

범준 학생, 멀리서 왔는데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오는 길이 힘들었죠?


범준 (이하 범) :

아닙니다. 누나가 서울 근교에 살아서 어제 볼일을 보고 오늘 여유롭게 편안히 왔습니다.


문 :

서울까지 이렇게 와줬는데 식사라도 대접해야되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해요.


범 :

괜찮습니다. 바쁘실텐데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함께 이야기를 하는 것만 해도 좋습니다.

(사무실 중앙에 걸린 액자를 보며) 기다리면서 저 액자의 글귀를 봤는데 정말 좋으네요.


문 :

신영복 교수님의 글귀에요. 마음에 들면 찍으셔도 되는데 (웃음)


범 :

아 정말요? 그러면 이야기 끝나고 찍도록 하겠습니다.


문 :

지금 찍어요. 지금 찍으셔도 된답니다. (웃음)


범 :

네. (찰칵 찰칵)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이라는 말이 참 와닿네요.

제가 대표님을 뵙기 전에 대표님이 쓰신 책과 인터뷰 기사를 보고 왔었는데요,

인터뷰에서 대표님 책상에 'Revolution Continues'라는 문구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 문구 대신 저 문구가 자리를 잡은 건가요?


문 :

아니에요. 아직도 제 책상에는 그 문구가 있답니다.


범 :

그렇군요. 신영복 교수님을 생각하면 예전에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던 게 기억이 나네요.

'깊은 사색을 하려면 감옥을 가야한다' (웃음)


문 :

하하하. 어느 정도 맞는 말이네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분도 종신형을 선고받고 27년동안을 감옥에서 보내셨죠.


범 :

와.. 27년동안이나요? 제가 지금 만 27세인데 제가 살아온 인생만큼 감옥에 있으셨군요. 그 시간을 어떻게 버티셨는지 정말 궁금하네요. 깊은 사색을 하려면 감옥에 가라는 말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닌 거 같네요 (웃음)

대표님 제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몇가지를 준비해왔는데, 혹시 필기를 해도 될까요? 그리고 이렇게 대화 나눈 것을 혼자만 안다는 게 너무 아까워서요, 제 블로그에 올려도 될까요?


문 :

그럼요. 괜찮아요.


범 :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첫번째로 궁금한 것은 정말 바쁘실텐데도, 부산까지 오셔서 강의를 어떤 이유로 와주셨는지 입니다.


문 :

학생들에게 사기를 불어넣어주고 싶었습니다. 요즘 이리저리 많이 힘든 학생들에게 사기를 충전시켜주고 싶었어요.


범 :

그렇죠. 특히 지역에 있는 학생들은 수도권에 있는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이런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적죠.


문 :

또 강연을 담당하는 분께서 학생들에게 대표님의 이야기가 꼭 필요하다고 말씀하셔서 국내 일정을 조정해서 참석했어요. 부산에 하나의 강연을 하기 위해 내려오는 건 무리가 있어서 대구지역 대학 강연과 피터드러커소사이어트 코리아에서 주최하는 강연에도 참석할 겸 내려 왔죠. 부산은 제가 군복무 했던 지역이라 참 인연이 깊은 곳이에요. 아내와 함께 부산을 내려왔습니다.


범 :

1년에 반은 해외에 있으신 대표님이니 어떻게 부산까지 내려오실 수 있었는지 궁금했는데 그런 에피소드들이 있었군요.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참! 강연을 들을 때 개인적으로 무척 궁금한게 있었는데, 질문 시간이 따로 없어서 하지 못했네요. 대표님 강연을 듣기 전에 미리 조사(?)를 좀 했었는데, 저희 아버지보다도 나이가 많으시더라구요. 정말 놀랬습니다. 동안의 비결이 무엇인가요? 피터드러커가 말한 'Life-long learning keeps people young'와 비슷한 이유인가요?


문 :

하하 그와 비슷합니다. 우선 피터드러커 박사를 뵙었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네요. 몇년 전 드러커 박사를 뵈러 미국을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방문이 저에게 큰 감동으로 남아있어요. 그의 자택에 직접 뵈러 갔었을 때 환하게 저희를 반겨주셨습니다. 아흔이 넘은 연세셨지만 정말 정정하셨습니다. 어떠한 질문이든 따뜻한 미소로 받아주셨고, 진지하게 우리의 질문에 경청하고 이야기를 들어주셨죠.

그때 마침 부인분께서 집에 계시지 않았고, 마땅히 우리들에게 음식을 대접해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밖에는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고 있었답니다. 그때 드러커 박사께서는 여기까지 왔는데 음식이라도 대접하고 싶으시다며 집 근처에 자주 가는 음식점을 예약해놨으니 함께 나가자고 하셨습니다.

나이가 그때 아흔이 넘으셨고, 걷는 게 조금은 불편하셔서 보행보조기를 쓰고 계셨습니다. 날씨까지 좋지 않아 밖으로 나가기 무척 불편하셨을 텐데 멀리 한국에서 온 저희를 위해 움직이셨던 것입니다. 그날 함께 대화를 나눠 나온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Life-long learning keeps people young 이지요.


*참조 : http://egloos.zum.com/diga/v/7744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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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

아 대표님과 함께 이야기한 자리에서 그 내용이 나왔던 것이군요. (웃음)

예전에 부산발전포럼에서 일본의 피터드러커라고 불리우는 노다 가즈오 선생님께 피터 드러커 선생님을 이렇게 표현하시더라구요. '그는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이다' 대표님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이 말이 정말 와닿습니다.


문 :

네 정말 그러셨습니다. 아흔 다섯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드러커 박사의 머리와 마음은 청년같은 분이셨습니다.

지식과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그 분을 청년과도 같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범준 학생이 물어봤던 그 질문에 해줄 답도 이와 비슷해요. 지식과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입니다. (웃음)


범 :

그렇군요 (웃음) 드러커 박사가 2~3년 을 주기로 자신이 공부할 분야를 매번 바꾸어 간다던데, 정말 존경스럽네요. 제가 예전부터 노안 소리를 많이 들었었는데, 지금부터라도 평생 학습을 당장 시작해야겠습니다.


문 :

하하. 그리고 행복하면 사람이 청년처럼 보인답니다. 그 행복은 무언가를 기대할 수 있고 희망할 수 있을 때

찾아오죠. 누군가에게 그런 기대와 희망을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들은 더욱 더 행복하겠죠.

또한 규칙적인 삶이 행복합니다. 그것은 하지 않아야할 것을 하지 않게 하고, 낭비를 최소화 하게 되죠.

선택과 집중은 행복의 요소입니다. 그 행복이 동안을 만들겠지요. (웃음)

[이 부분 이후 부터 녹취를 시작했기에, 이 부분 전까지는 편집자의 자의적 해석이 들어갔을 수 있습니다]


범 :

그렇군요. 제가 깊이 새겨 들어야 할 말씀입니다. 그런데 평생학습이 중요한 것은 누구나 알지만, 아무나 쉽게 실천하지 않아 보입니다. 요즘 대학생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4년제 대학생 40%가 1년에 책을 한권도 안 빌린다는 기사 였습니다.


문 :

대신.. 퍼나르는 게 많잖아요.


범 :

하하. 그렇죠. 페이스북으로도 그렇고, 인터넷, 모바일로 많이 공유하죠.


문 :

오히려 우리 시대들보다 많은 문헌이나 사상정도의 책보던 시대보다는 지금 퍼나르는 시대가 더 많이 볼 거 같아요.


범 :

그렇죠. 근데 긴 글을 읽어내는 독서력이나 깊이를 가지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문 :

깊이는 없을 수도 있겠지만, 대신 서로 다른 많은 자료들을 마치 퍼즐조각처럼 취급하며 전체를 볼 수 있는 힘을

가질 수도 있죠. 빅데이터를 개개인들이 다 가질 수 있는 거죠. 우리 시대에는 빅데이터를 가진 사람은 없고, 하나를 깊이 알았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개개인들이 빅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정보를 많이 접근하고 있다고 봐요. 다만 그거를 활용할 생각보다는 재미로 데이터를 퍼나르고 모아둬서 그렇지, 그걸 어느날 활용하는 순간 우리 세대들보다는 훨씬 자질이 좋은 세대죠. (디지털 정보가) 재래식 책이 가져다주는 정서적인 면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인문적인 자료를 디지털로 나르다보면, 결국은 인문적인 소양도 같이 쌓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범 :

네. 동감합니다. 혹시 대표님이 청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을까요?


문 :

음, 다 옛날 책들일 거 같고, 이제 요즘 책들을 분야별로 달리 봐야겠죠. 경영학쪽 책이라면 드러커 책을 추천합니다. 고객중심적인 책이죠. 나머지 책들은 생산자 중심적인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객중심적인 책과 생산자 중심의 책은 달라요. 생산자 중심의 책은 독점, 기업 이기주의적이 면이 많고, 고객중심적인 책은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늘 염두에 두고 고객,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21세기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는 고객 중심적인 드러커 사상이나 철학이 담긴 책들이 훨씬 좋겠지요.

그 분이 쓴 책이 36권이나 되고, 소설도 3개가 있죠. 그리고 나같이 그 분의 것을 가지고 쓴 책이 세계적으로 수 천 권이 됩니다.


범 :

그것만 다 볼려고 해도 시간이 엄청 걸리겠네요.


문 :

그걸 다 볼 순 없지요. 동양 경전을 다 읽을 수 없는 것과 비슷합니다.


범 :

계속해서 그 분의 책을 읽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제가 또 궁금했던 게 바로 청년실업에 대한 문제입니다. 언론이 보는 20대는 절망세대, 달관세대, 3포세대, 5포세대 등으로 암울합니다. 제 주위에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봐도 정말 힘든 상황인데요, 청년 실업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우리 청년들이 해야 할 일들은 뭘까요?


문 :

미스매칭이 된 게 있죠. 중소기업이 원하는 사람도 아니고, 대기업이 원하는 사람이 아닌 졸업생들이 한 해에 50만~60만이 나오고 누적되다 보니 300만명이 되었습니다. 미스매칭이지만 고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글로벌 시각으로 보면 나름대로 우리 한국인들이 나갈 곳이 많은데 그곳으로 가지 않아서 그런거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기회는 많은데 우리 국내시장만 놓고 보니까 미스매칭이 발생하는 것이죠. 지금 우리나라에 세계적인 기업들이 몰려올 시기가 아니거든요. '너희들이 나를 채용하러 와라' 이런 것은 70~80년대, 90년대까지만 해도 통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우리나라로 투자하러 왔지만 지금 우리 기업마저도 중국으로 간 기업이 4만개 입니다. 삼성, 현대도 나가고 있는데 우리가 따라갈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거죠.

그리고 중국에는 한국계 중국기업들 뿐만 아니라 중국 자체에 4천만에 가까운 기업이 있으니 그 중에서 1%의 기업만 대상으로 하더라도 30~40만개가 되는 좋은 기업들이 있습니다. 거기에 문을 두드릴 생각을 우리는 못하는 거죠. '아~ 거기는 영어가 안 통할 거 같아'라는 생각이 우리를 사로 잡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1% 기업은 영어를 다 씁니다. 영어, 중국어 다 하면 좋지만 영어만 가지고도 진출 할 수 있는 회사가 무수히 많고요, 중국어 가지고 진출 할 수 있는 회사는 거의 다입니다. 거기에 대한 도전을 스스로 안 하는 경향이 있죠.

그런데 비하면 유럽기업들은 영어 하나만 가지고, 그것도 잘하지 영어도 아닌 것을 가지고 중국을 진출하고 있거든요. 유럽 쪽 사람들이 진출하는 걸 보면 우리가 용기를 가지면 될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 쪽 사람들이 언어의 패밀리가 같기 때문에 습득이 빠를 수 있지만 외국어인거는 마찬가지죠. 그런 측면에서 유럽계 사람들이 좀 더 장해보여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언가 도전도 안 해보고 그만둔 일들이 많아요. 그 다음번에 대기업 따라 혹은 중견 기업 따라 나가는 경우도 드물고, 국내에서 중소기업 가기는 싫은 거죠. 그리고 대기업들은 전략상 국내 일자리를 줄일 수 밖에 없는 쪽이죠. 형식상으로만 뽑지 지금 국내사업장이 늘어나는 상황이 아니거든요. 해외로 나갈 준비를 해야 되는데 그런 거를 하지 않고보니까 능력은 전 세계 어디를 갖다놔도 괜찮은데 기회를 못 잡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소기업도 아닌 거, 해외로 이전 나가는 대기업도 아닌 거, 중국에서 외국인을 뽑는 기업도 아니고 다 빼다 보니가 갈 때가 적어지는 거죠.


범 :

그래서인지 안정적으로 보이는 공무원, 공공기관에 지원하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그게 나쁜 건 아니지만요.


문 :

아직 기회는 많다고 봐요. 청년들에게 도전 정신의 과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하나는 그렇게 멀리 도전안하더라도 국내에서 도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 세대들은 과감히 신생기업에 가서 그 기업을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런 기업이 많아요. 유한킴벌리 말고도 수많은 기업이 있습니다.

왜 작은 걸 크게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고, 지금 큰 데를 가서 더불어 살거나 공무원에 더불어 사려고 하는지...거기에 혁신하러 가는 건 아니거든요. 대기업이 10만~30만 안팎의 직원들이 있는데, 가서 10만분의 1, 30만분의 1도 안 되는 역할을 하려고 하는 건 우리 시대의 사고와 아주 다른 사고입니다.

우리는 글로벌 컴퍼니를 내가 만들던 가, 이미 있는 기업을 글로벌 컴퍼니로 만들겠다던 가 하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했거나 기업 내 창업을 해서 기업을 키웠습니다. 지금 공무원 수가 가뜩이나 많아서 50~60만으로 줄일 것을 생각해야할 때 '나도 거기 가서 기생하겠다'라는 식으로 까지 자꾸 공무원 쪽으로 지향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국민 예산이라든가 국민 정서상으로 맞는 건 아니거든요. 어떡하면 정부를 줄일 까 생각하고, 그 자원을 좀 더 좋은 쪽으로 쓸까 생각해야 되는데 가뜩이나 자원을 많이 소모하는 큰 정부쪽으로 자꾸 가겠다고 하면 어떻게 되겠어요. 공무원을 정예화해서 소수가 국민을 잘 모시도록 해야 할 텐데, 지금은 소수정예화가 아니라 다수가 있는 상황이니 국민들한테 걱정을 끼치는 경우가 많은 거죠. 이것을 바로 잡아야 될 젊은이들이 '그냥 나도 공무원이 돼서 일단은 편한 자리에 가자'는 건

알게 모르게 국민들한테 부담이 됩니다.

지금은 어떻게 보면 독일처럼 제로베이스에서 정부를 재창조 할 것이냐 질문을 해야할 때 이죠. 그야말로 멸사봉공 정신으로 꽉 찬, 그런 참 공무원들이 늘어야 할 때에요. 왜냐하면 국가, 사회, 경제적으로 너무나 어려운 때이기 때문에 자기 것을 챙기는 사람보다 자기 것을 희생하는 사람들이 가야 되는 데가 공무원이에요. 오늘날 독립 운동할 때와 비슷한 상황이거든요. 독립 운동하겠다는 멸사봉공의 정신을 가지고 공무원을 가는 것은 박수를 받아야 되지만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보면 비겁한 거지. 그래서 좀 더 용기를 가지고 그 공무원들께서 혁신을 하고 국민들한테 희망의 존재가 되고, 국민들이 존경과 감사를 하는 존재가 되도록 개혁을 촉구하면서 오히려 세계로 나가야 될 거 같아요.

아무튼 그 좋은 역량을 중소기업 살리는 데 보내든, 해외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이 한국을 알게 하든 국제 사회에서 어떤 보편적 가치가 있는 것을 고양하는 길은 너무나 많으니까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으면 기회가 많이 있을 거에요.


범 :

오늘 들은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많이 들려줘야겠습니다.

전 오늘 이 곳으로 오는 길에 학교를 대표한다, 부산을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왔거든요.

부산이나 지방의 친구들은 이런 생각을 잘 안하더라구요. 이런 이야기를 많이 알려야겠습니다.


문 :

물론 이제 기업도 어떻게 보면 해외로 나가서 활동할 때에는 애국자가 다 되니깐 기업도 독립운동 하듯이 좋은 역할을 하는 건 분명하죠. 근데 지금 이 시대를 봤을 때, 공무원 쪽에 가겠다고 할 때는 독립운동 하는 기분으로 가야할 거에요. 지금은 과잉이거든, 이미 과잉된 데에 갈 필요는 없어요.


범 : 레드오션, 표현 하자면 레드오션이네요.


문 :

이미 그쪽은 국민들한테 걱정거리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왜 연금개혁도 그 중 하나고, 정년 보장도 그 중 하나죠. 다른 데는 정년보장이 없는 데 정년보장, 신분 보장, 연금 보장이라든가 일반 연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되어 있죠. 그러니까 주객이 전도된 상태입니다.

공무원이라고 하면 국민의 종이라고 흔히들 그러죠. 종들이 좀 더 큰 집에 있고, 신분도 보장이더 많이 되고, 노후 측면도 그렇고 그렇게 되면 잘살 때는 괜찮지만 그러지 않을 때 재편 되야 되거든,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서 간다면 모를까. 지금은 재편을 못해서 연간 10조 이상의 연금 쪽에서만 부담을 주고 그러는 데 내 연금도 거기다 얹혀서 30~40년을살아보자 그러면 안 되지. 거기를 개혁하러 가겠다는 건 좋은 거 같아요.


범 :

철밥통에 수저 하나 얹으러 가자 이것은 좀 지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독일에서 많이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문 :

음 독일은 2007년 1월에 앙겔라 메르켈이 정부 재창조를 본격화한 이래로 2006년에 이제 연방총리가 됐잖아요. 그런데 2007년 1월 된 이후로 작년 연말까지 만 7년이 지났죠. 만 8년 가까이 됐는데 그 사이에 500만 일자리를 만들었어요.


범 :

헉 500만이나요?


문 :

청년 실업을 반 이하로 줄여서 전 세계에서 가장 청년 실업이 작은 나라로 만들었죠. 과거에는 실업율이 16%가 넘었는데 요즘은 7% 밖에 안되요. 세계에서 가장 정부 재창조와 일자리 창출에 성공한 나라죠. 무역 흑자도 계속 1위를 햇고, 중국한테 뺏길 거다 뺏길 거다 했지만 결국엔 중국이 먼저 무역흑자가 줄어버려서 다시 1위와 2위 격차가 벌어졌죠. 연간 2500억 달러 가까운 무역흑자를 내니까 EU 27개국을 어찌 보면 재정 위기에서 지켜주고 있는 버팀목도 되고 그런 과감한 정부 재창조 이걸 독일은 해내는 데 성공한 거죠.


범 :

작년에 창업 준비를 할 때 강소기업과 대학생들 간의 잡 매칭 온라인 플랫폼을 생각했었는데요, 그때 독일이 우리랑 많이 비슷한 거에요. 분단국가이기도 하고. 근데 차이가 히든 챔피언이라는 강소기업, 사람으로 치면 허리가 되게 탄탄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쪽을 많이 배워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문 :

그래요. 히든챔피언은 평균 100년 가까이 된 기업들이죠. 그러면서 세계 탑 3안에 들어가는 기업인데 공통점이 뭐냐면 독일에서 하는 사업이 전체에서 40% 미만인 글로벌 기업들이에요. 남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을 생각 못할 때 해외로 나갔죠. 해외 매출액이 유럽 매출액보다 큰 거에요. 유럽이 얼마나 큰 경제에요.

유럽에서 파는 거보다 유럽 바깥에서 파는 게 1.5배 내지 2배정도 됩니다. 글로벌한 기업인거죠. 히든 챔피언이 사람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경제 위기 때 해고를 안 하고 학습의 기회로 전환시키는 그런 지혜를 가지고 있죠.

그래서 정기적으로 경제 위기라는 건 항상 3년에서 10년 사이로 주기적으로 오니까 10년에 한 번이 됐든, 3년에 한 번이 됐든 책임지고 공부할 기회는 생기는 거지. 그런데 우리는 그때 사람을 잘라버리니까 공부할 기회가 안 생기고 원망이 늘고 그러는 거죠.


범 :

오늘 만나고 온 직장인 친구가 '사람답게 살고 싶다',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진짜 안스럽기도 했는데, 제 미래 같기도 했고... 그런데 독일을 보니까 듀얼스터디라고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시스템이 참 잘 되어 있더라고요. 대학이랑 기업이랑 연계해서 퇴근하면 학습을 하고 하는 시스템?

그런데 우리 정부도 그걸 모티브삼아 하고 있어 보이긴 하는데 아직까지는 많은 기업들이 하고 있진 않더라고요. 하지만 좋은 시도 인거 같습니다.


문 :

우리도 다양한 방법으로 해야 할 텐데 연구는 많고 아직 실천이나 성과는 많이 없습니다. 중소기업 중에서 한 3만개 정도만 집중적으로 선별해서 한 기업당 평균 10명 안팎의 젊은이들이 군대 갔다오듯이 체험할 기회를 주는 건 어떨까요. 온 국민이 그것을 지원해주면 그 옛날 우리 농촌이 어려울 때 농촌 살리기 운동하듯이 중소기업 살리기, 중활 운동으로 한 30만 명 내지 300만 명이 10년이든 20년이든 그런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는 거죠.

중소기업은 기회를 가지고 있고, 젊은이들은 강점을 가지고 있잖아요. 이 기회와 강점이 결합할 계기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그게 리더십인데, 그 리더십을 아직 못 찾아 낸거지.


범 :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인거 같습니다.


문 :

중소기업 중에서 지금의 젊은이들만큼 휴대폰 앱을 활용하고 인터넷을 잘 활용하고 그러는 데가 몇 군데가 있겠어요. 한쪽은 강점이고 한쪽은 단점이고, 중소기업은 기업체를 가지고 있는데 사람이 모자라는 거 아니에요.

그럼 당연히 일자리를 가지고 있다는 강점이 있죠. 단점이라면 해외시장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해외시장을 어떻게 나갈 줄 모르고 있죠. 독일은 다 나갔는데, 우리는 꼭 대기업을 따라 나가려고 하니, 대기업이 몇 개가 되야지. 한 삼천 개가 넘는 업종에서 대기업이 나간업종이 백 개가 안되니 나머지 이천 몇 백 개는 중견기업, 중소기업이 독일처럼 나가야 하는데 대기업 없는 데는 안 나가거나 못가는 거 아니에요.

그럴 때 독자적으로 수출을 하든 합작을 하든 해외에서 생산을 하던 그것을 할수 있는 사람이 몇 개국어를 하고 컴퓨터를 잘 이해하고 국제적인 관행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결합을 하면 되는 거거든요. 근데 그런 방법을 쓰지 않으니까 그 강점과 기회를 결합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쪽으로 가지 않고, 우격다짐으로 자꾸 할려다 보니까 젊은이들도 미덥지 않고, 중소기업도 미덥지 않고 그러니까 서로 손을 내밀지 않는 거죠.


범 :

되게 묘하게 다 얽혀있는 거 같네요.


문 :

그렇죠. 언젠가는 그게 잘 되겠죠.

옛날에 다 중소기업이었던 데가 다 대기업이 된 거지. 어느 하나라도 대기업으로 태어난 곳은 없었어요.

중소기업이 세계화 할 기회, 또 대기업화 할 기회는 널려있는데 서로가 강점을 쥐고 내놓지 않는 거죠.


범:

협업하면 좋을 텐데 참 아쉽네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직장인 친구가 궁금했던 겁니다.

대표님께서는 유한킴벌리에서 평사원으로 입사해 CEO까지 되셨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인가요? 그리고 일과 가정의 조화를 이루셨는지 궁금합니다.


문 :

음, 우선 일과 가정의 양립은 잘 못했죠. 부모님한테도, 형제들한테도, 가정에서도, 해외에 많이 있어서 다른 사 람들만큼 같이 보낸 시간은 많지 않아도 같이 있는 순간순간만큼은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했죠.

그러면서도 30~40개 조직의 장을 겸직하고 있을 정도로 일을 많이 했죠. 어떻게 보면 work and life 밸런스를 남들이 보기엔 어떻게 하루에 16시간씩 일하면서 그렇게 40년 이상, 45년을 버티어 내냐고 그러지만 그게 습관이 되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닌 거거든요. 3시간대의 마라톤을 뛰는 사람하고 6시간대의 마라톤을 뛰는 사람하고는 이해가 안 되는 세상을 서로 사는데, 같은 마라톤에 있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3시간 뿐만 아니라 2시간의 기록대도 있잖아요. 그러기 때문에 이제 선택과 집중을 잘하면 임팩트가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거죠.

저는 어떻게 보면 사회책임운동이라는 거와 환경운동과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이것을 묶어서 평생을 살다보니깐 10가지, 20가지 운동하는 사람보다는 아무래도 선택을 해서 집중했고, 그 다음에 거기에 하루 16시간씩 40년 이상을 하다보니까 어떻게 보면 일이 쉬운 거죠.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초기부터 국제적 지지를 많이 받았던 것은 아니거든요. 초기에는 저도 입증을 할 때까지 전산실장을 1975년, 벌써 40년 전인데 그 때 전산실장으로 한국 최초의 컴퓨터 시스템을 정부 제외하고 민간으로서는 사실상 처음인데 그런 거를 놓을 때 리스크가 많았죠.

그런 리스크를 어떻게 완화시키면서 사람들한테 어떤 혜택을 주는 가 이런 것들을 정교하게 작을 때부터, 그 당 시 시스템은 아주 작은 거였거든. 그런 작은 거에서부터 신뢰를 쌓았죠. 그러다보니깐 친구들이 많이 생기고 또 도와주는 멘토들이 많아지고, 그러다보니 하는 일이 또 많이 나한테 몰려오고,많이 몰려오는 걸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하니까 더 큰 일을 하게 되고,그래서 평사원으로서 사장도 남보다 10년 먼저 올라갔지만 다시 그 자리에서 15~16년씩 있으면서이사회 회장 겸 또 전혀 다른 회사들의 아시아 회장도 하고, 대학의 이사장도 하고, 또 수많은 단체의 장을 다 연결되지만 할 수 있었죠.

결국 신뢰를 쌓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토끼 한 마리를 좇는 거에서 부터 연습을 잘해서 하나하나 실적을 쌓으면서 4~5년 될 때까지는 우연이겠지, 우연이겠지 그러다가 10년쯤 되고 난 다음부터 마음이 맞는 동료들이 많이생겨서 우리 사회에 환경운동, 사회책임 운동을 30년 이상 할 수 있었던 거죠. 32년 전에 환경운동이나 사회책임 운동은 어떻게 보면 감옥 갈 각오하고 하는 운동이었고, 잘 안할 때 거든요. 대학 졸업한 후 10년 동안 쌓아놓은 신뢰가 나중에 80년대 중반에 들어오면서 부터는 완전히 하나의 탄력이 붙어서 우리 강산 푸르게 라던가 생명의 숲이라던가 수많은 사회책임 운동이나 환경운동으로 지금 30년 째 해온 거죠.

좋은 친구가 애초부터 있으면 좋은데, 좋은 친구는 그렇게 많이 있을 수 없잖아요. 같은 학교에서나 같은 지역에서, 근데 그런 학연, 혈연, 지연에 의한 친구 못지않게 가치관에 의한 친구가 많아지게 하려면 초기 5년~10년은 희생이 필요하고 그 다음에 그 희생 속에서 신뢰를 얻어야되요.

일본이나 미국엔 자기 집안 식구가 아니더라도 사장이나 회장 자리를 내주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게 한국에는 아직 많지 않죠. 외국에는 자기를 희생할 줄 아는 사람, 그리고 개인적 능력과 사회적 능력을 합쳐 집단을 이뤄 무언가를 성취해내는 사람들한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내가 좋은 양보할 테니 이걸 같이 하지 않겠느냐 이러면서 몰려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수십 개, 수백 개 조직에 개혁을 하거나 혁신하는 데 참여할 수 있었던 거에요. 그 분들이 내주니까 혁신하지 내가 남의 회사를 가거나 남의 단체를 갈 수는 없죠. 내가 만든 거래야 다 합해봐야 50개도 안됩니다. 나머지 수백 개는 다 남이 만든 회사를 도와주거나 같이 개혁하거나 그런거죠.


범 :

중요한 말씀 잘 들었습니다. 해주신 말씀을 기억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문 :

그래요 일단은 희생할 줄 알아야 되. 한 5년 간은 희생하고 거기에서 이렇게, 이렇게 우리가 조금만 희생하면

이렇게 큰 거를 이룰 수 있다는걸 보여줘요.


범 :

오늘 대표님까 정말 감사드립니다. 바쁘실 텐데도 긴 시간, 거의 한 시간 정도를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문 :

아아 천만해요. 하하 약속 시간에 늦어서 미안하고.


범 :

아닙니다. 오늘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 대표님 마지막으로 30초 정도 질문인데 정말 바쁘신 와중에도 저에게 시간을 내준 이유는 무엇인가요?


문 :

그래요 나한테는 어떻게 보면 수만 명 중에 한명이겠지만, 여기 직원만도 4만명이 되니까요. 그렇지만 우리 김범준 씨한테는 음, 지금 당장으로서는 인생에 있어서 이 만남이 중요한 만남이 될 수도 있다고 봐요. 그래서 나한테는 어떻게 보면 바쁜 시간이었지만 범준 씨한테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해서 내가 조금만 시간을 아낀다면, 남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도움이 될까 그런 생각에 기꺼이 응했죠.


범 :

감사합니다. 계속 바쁘시겠지만, 간간히 제 안부 전해드리겠습니다.


문 :

그래요 이메일 넣어요. 되게 6월말 까지는 국내에 거의 없으니까 7월 이후에는 그래도 국내에 있는 시간은 반 이상은 되요. 반 이상 될 때는 그래도 조금 여유가 있지.


범 :

대표님 시간 되실 때 제가 또 찾아 뵙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문 :

천만해요. 우리한테 주어진 재능이 너무 많으니깐 그 재능의 10분의 1이라도 쓸 생각을 하면 할 일이 많아요. 그 재능에 10분의 1을 다 쓰고 가는 사람도 드물 거 같아요. 없는 걸 자꾸 채우려다가 있는 재능을 활용도 안하는 경우가 많죠. 여기부터 보면 문제 되는 건 하나라도, 다른 쪽을 보면 기회,장점이 많은데 이 장점을 생각 안하고, 문제에만 몰두해서 저게 왜 없을까 이러거든요. 없는 건 뭐 빼 놓고 생각하면 쉬운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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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 대표님을 만나뵙고 2달 만에 대화를 정리해서 6월 30일인 오늘 드디어 완성해 올린다. 이 분을 뵌지 벌써 두달이 지났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간은 빠르게 가버렸지만, 이 분에게서 느꼈던 감정과 감동은 고스란히 내 곁에 있다.


솔직히 시간이 지나고나니 대표님이 해주셨던 말씀은 희미해져 버렸다. 어떤 내용들은 잊어 버렸다. 꾸준히 대화를 정리해오지 않았다면, 아마 완전히 잊혀졌을 것이다. 하지만 잊혀지지 않는 게 있다.


대화 중간 중간에 직원 분에게 이런이런 자료, 책을 가지고 와주세요 하며 내게 건네주었던 순간,

40살이나 어린 나의 말을 경청하며 '아~', '어~' 리액션 하며 잘 들어 주셨을 때,

서울까지 왔는데 맛있는 밥을 못 사주어 미안하다며 지폐 두 장을 건네주셨을 때,

대화가 끝난 후 엘리베이터 까지 나오셔서 손을 잡으며 '또 연락해요'라 말씀 하셨을 때

이 순간 순간들은 내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문국현 대표님'하면 나는 더 이상 유한킴벌리가 먼저 떠오르지 않는다.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도 아니다. 그를 보면 이제 배려와 겸손, 친절함과 따뜻함이 먼저 생각난다. 어떤 사람을 볼 때 그에게 별 다른 가치를 주지 못하는 이에게 어떻게 대하는 지가 그 사람을 나타낸다고 어디선가 들었는 데, 이 말로 비춰볼 때 그는 참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이다. 그러면서 문득 반성이 되었다. 내게 찾아오는 후배들에게 나는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 주었는가. 때로는 매몰차게 비판하고, 쓴소리를 하는 것도 선배의 몫이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보듬어 주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참 기분이 좋다. 유명한 사람과 한 시간동안 이야기를 했다는 것과 지폐 두장을 받아 차비를 벌었다는 생각 때문이 아니다. 강연 속에서 볼 수 없었던 그의 따뜻함과 친절함을 내가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고, 이 경험으로 인해 내가 조금은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수 있으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문국현 대표님에게서 배운 친절함과 따뜻함, 그리고 겸손함을 항상 기억해야겠다.


그리고 든 생각은 '내 길을 가자'이다. 꼭 대기업과 공무원만이 인생의 모범 답안과 정답은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 말은 반드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야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자신과 인연이 닿은 일, 주어진 일, 책임과 역할이 부여된 일이 있다면 꼭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꿈과 연관되지 않은 것이라도 좋다.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신뢰를 점차점차 쌓아나간다면 결국은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걷고 있을 테니까. 나와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말이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내 주위의 사람들, 강연에서 만난 분들을 인터뷰할 수 있도록 노력 해야겠다.



문국현 대표님0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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