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년이 지난 노트북을 쓰고 있다. 당시 최고 사양을 샀기에 지금도 잘 돌아가는 편이다.
그런데 앞으로 10년이 지나면 어떻게 될까? 지금처럼 급변하는 시대에 3년만 지나도 어떻게 될까?
아마 유물 취급을 받을 것이다. 현 노트북의 계산 성능은 인간을 달에 보냈던 '아폴로 계획'의 모든 장비를 합친 것보다 강력하지만 10년이 채 지나지 않아 '쓰레기'가 될 수 있다.
<12가지 인생의 법칙>의 저자 조던 피터슨 교수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지각 능력도 이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끊임없이 계발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지각 능력이 '쓰레기'가 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지각 능력이란
세상과 인간의 지각능력이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해석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은 복잡합니다.
변합니다.
따라서 우리의 지각도 변화해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우리의 지각 능력을
계발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현재 최고의 전문가라고 할지라도
지속적으로 계발하지 않으면
미래는 순식간에 불안정해 질 것입니다.
노트북이 유물이 되듯
우리의 지각도 유물이 되고 말 것입니다."
임상심리학자로서 수많은 상담을 해 온 조던 피터슨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다소 과격할 정도로 세상을 단순화시켜 인식한다고 말한다.
"세상의 일을 단순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피로도 측면에서는 괜찮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단순화한 세상'이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단순화 한 세상이 전부일 줄, 참 진리인줄 알고 살아가면서
이런 저런 문제들에 봉착하게 되는 것이지요.
현실은 단순하지 않고 복잡합니다."
세상의 일들을 별다른 의식 없이, 단순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평상 시에는 별다른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간극이 벌어져 '진짜 문제'가 현실에서 발생하는 순간, 삶의 혼란성은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커지게 된다.
올해에 내가 겪었던 법률 문제로 예를 들어 보자.
지금까지 법 없이도 잘 살아온 나였다. 그런데 가까운 지인과 회사가 심각한 명예훼손과 업무방해에 시달리면서 변호사를 선임해 고소를 진행하게 되었다.
실제 당사자가 되어 보니, 아무리 고소장 작성에 있어 변호사의 도움이 있다 할지라도 함께 읽고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소장을 제출하고 약 3주 후에는 담당 경찰서에 실제로 다녀왔고 수사관이 묻는 질문에 추가 진술까지 하게 되었다.
잘못한 게 없는 데도 위축되고 떨렸다.
그나마 회사가 성장하다보면 의례 겪는 일이라는 사전 정보가 있었고, 또한 꼼꼼하게 모든 회사의 정황에 대해 검토해 주는 능력있는 변호사와 네트워크 관계가 있어 망정이지, 블랙스완처럼 느닷없이 닥쳤다면 손쉽게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이 사건을 통해 '단순화 된 세상'과 '있는 그대로의 세상' 간의 간극을 경험할 수 있었고, 다행히 몇 가지 요령으로 커다란 타격 없이 좁힐 수 있었다.
이 요령은 조던 피터슨이 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나의 생각을 더해 4가지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 나의 무지를 인정하기
평소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보다 필요한 자세는 겸손이다. 내가 못 보고 지나가는 게 많고, 모르는 게 많다는 점을 수시로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쓸데없이 고집 부리지 않고 유연하게 상황에 적응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일을 다 알고 있는 것 마냥, 자신만만하기만 하다면 그것은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현실의 복잡성 폭탄'으로 한 방에 무너질 수 있다.
삶에는 기쁨, 행복, 즐거움 등도 있지만 원망, 두려움, 외로움, 절망, 질투, 좌절, 증오와 권태 등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문제를 빨리 인정할수록 문제에서 탈출할 수 있는 시간이 빨라진다. 1년이 걸릴 수도 있고 2년이 걸릴 수도 있다.
둘째, 전문가를 찾아가 지식과 지혜를 구한다.
위의 법적인 문제를 돈이 많이 든다고 변호사 선임없이 혼자 처리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내용의 정확도도 확신할 수 없다. 오히려 비용이 더 커질 것이다.
따라서 과감하게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여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찾는 것이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데 첩경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유념해야 할 점이 있다. 전문가를 찾아갔지만 전문가를 너무도 신뢰한 나머지 전문가의 조언과 작성해 주는 문건에 대해 함께 검토하지 않으면 이 역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아주 디테일하지는 않더라도 대략적인 내용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경찰서에 가서 추가 진술을 해야 하는데, (이건 직접해야 한다) 변호사 작성 문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불일치하는 내용을 진술하게 된다면 수사관의 불신을 키울 수 있다.
즉 전문가의 조언을 따르기는 하지만 내가 능동적으로 학습하지 않으면 온전히 나의 머리 속에 깊이 각인되지 않는다.
셋째, 공동체에 속하기
겸손한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배우려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지만, 홀로 하는 것보다 함께 공부하는 공동체에 속해 있다면 훨씬 좋다.
책 <최강의 인생>에 따르면, 공동체는 '최고의 안전망'을 제공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관점을 통해 평소에 마인드셋을 정립할 수 있고 실제 문제가 봉착했을 때는 다양한 시각과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확률이 올라간다.
따라서 의식적으로 시간을 내어 평소에 함께 하기를 힘써야 한다.
넷째, 평소에 명료하고 분명하게
표현하는 습관 들이기
조던 피터슨 교수는 평소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주의 깊게 생각하고 명징한 언어로 표현을 꼭 해보라고 말한다.
글쓰기도 좋고 공동체에서 말하기도 좋다. 현실을 정확히 파악해야 현실을 지배하고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문제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는 것일까? 왜 글쓰기와 말하기 훈련을 하지 않는 것일까?
우선 '힘들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에 대해 조던 피터슨은 말한다.
"성공을 규정하지 않으면
실패도 규정되지 않습니다.
성공을 명확히 규정하면
성공이 불가능해질 염려가 있고,
실패를 규정하지 않으면 실패하더라
상처를 받지 않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등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실패를 인정하지 않아도
실패는 실패입니다."
즉 말로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핑계'를 댈 수 있기 때문이다. 모호한 수준으로 남겨둬야 항상 '피할 길', 변명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조던 피터슨은 분명하게 말한다.
"이 세상 모든 관계에서의 불확실성이라는
안개가 걷지지 않는 한
세상을 온전히 헤쳐 나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삶의 혼돈을
'말'을 통해 다잡을 수 있습니다.
말을 통하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이 어디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정확히 알지 못하면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어디에나' 있다는 것은
지독히 나쁜 곳에 있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당신이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명확하게 표현해서 알아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당신이 목표로
지향하는 곳에 결코 이를 수 없습니다.
A지점에서 B지점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A지점에 분명하게, 명확하게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A지점에 B지점으로
결코 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평소 이런 훈련 습관을 들이라고 말한다.
"현재 나를 불행하게 하는 건 정확히 OOO이다.
대안으로 내가 원하는 것은 정확히 OOO이다.
당신(또는 외부환경)이 나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정확히 OOO이다.
이렇게 한다면 당신과 나의 관계가
더는 불행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타인과의 관계에서 정확하게 표현함으로써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가능하지 않은지 타인과 명확하게 따져가라는 것이다.
오늘은 <문제해결을 잘 하기 위한 4가지 노하우>에 대해 4가지로 정리를 해 보았다.
1> 나의 무지를 인정하기
2> 전문가를 찾아가 지식과 지혜 구하기
3> 공동체에 속하기
4> 평소에 분명하고 명료하게 표현하는 습관 들이기
현재 문제에 빠져 있다면, 위 4가지에 비추어 무엇이 부족한지 살펴보자. 문제의 악숙환이 거듭되는 것 같다면 분명 무엇 하나가 결핍되어 있을 것이다.
나는 4>번이 다소 부족한 것 같다. 더 많이 공부하고 한 마디라도 더 말하려고 노력해야겠다. (가능하다면 매일 웅이사의 하루공부를 찍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