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수십 리를 걸어다시던 분이
이제는 몇 걸음 옮기시는 것도 힘겨워하시네
매일 이른 새벽, 분주히 움직이시던 분이
이제는 하루 종일 침대에서 내려오지 못하시네
무거운 짐도 번쩍 드시던 그 탄탄했던 근육이 아직도 선한데
이제는 너무 메마르고 야윈 낯선 모습이 익숙해져 버리시네
웬만한 아픔에도 흰소리 한번 안 하시던 분이
이제는 온종일 가려움에 긁어대는 통에 손이 침대에 묶여 꼼짝달싹 못하시네
웬만한 장사보다 많이 드시던 분이
이제는 물 한모금 마시는 것조차 무리라네
호통치던 그 힘찬 목소리가 아직도 내 귀에는 생생한데
이제는 쇳소리로 겨우 당신의 메시지를 전하시네
그 폭격같이 쏟아지던 잔소리나 성질들은 어디 가고
이제는 밤하늘의 별이 되어 묵묵히 빛나고 계시네
한시도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시고
항상 분주하시던 그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