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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창고 Nov 12. 2019

개포동을 기록하는 사람들 (2)

개포동 그곳 이성민 작가 인터뷰

1만 6천 여 가구, 9개 단지, 80년대 초 건설되어 30여 년을 버텨온 대단지 아파트 개포주공의 전체 단지 재개발이 곧 마무리된다. 이에 개포주공아파트에서 자라난 일명 '개포동 키드'들은 고향의 기억을 기록하고 있다. 개포주공아파트에 관한 기록을 수집하는 이들을 만나 이야기 나눴다.
ⓒLeesmin

언젠가 페이스북에서 누군가의 게시글 공유로 소식을 들었었다. 개포동의 나무들을 보존해달라는 외침이었다. 강남구청에 나무를 그대로 보존해달라는 요구에 대한 답변을 듣기 위한 서명이었다. 사람들의 이전은 완료되고 여전히 남아있는 나무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새로운 시선이었다.


'개포동, 그곳' 프로젝트의 이성민 작가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개포주공 1단지와 4단지의 철거 이전의 모습들을 기록하며 다큐멘터리 촬영을 하고, 주민들의 추억을 공유하고 수집하는 기억산책, 나무산책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벌목 위기에 처한 나무들 중 가능한 나무들의 이식을 위해, 또 남아있는 22그루의 메타세콰이어 나무 보존을 위해 구청과 조합, 환경단체 등 곳곳을 발 벗고 돌아다녔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이 많은 일들을 어떻게 해낼 수 있었을까. 그의 무한한 행동의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 이야기를 듣기 위해 개포동을 다시 찾았다.




큰 위안이 있었죠. ‘아, 아직 있네’, ‘세월이 지나도 거기 그곳에 있구나’, 동네에 상가에 작은 가게라든지, 학교라든지, 아파트도 그렇고.


ⓒLeesmin


Q. 안녕하세요. 이성민 작가님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먼저 아파트와 인연이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시겠어요?


개포주공아파트에서 유년시절부터 학창 시절까지, 그러니까 어른이 되기 전까지 다 보냈고요. 어른이 되어서는 다른 지역으로 떠났어요. 재건축을 앞두고 이 공간이 아예 없어지니까 그전에 한번 보러 와야지, 하는 생각으로 온 거예요. 오다 보니 여전히 남아있는 것들이 있어서, 그게 뭐랄까, 되게 잊고 있던 감정이었어요. 큰 위안이 되었죠. ‘아, 아직 있네’, ‘세월이 지나도 거기 그곳에 아직 있구나.’ 동네에 상가에 작은 가게라든지, 학교라든지, 아파트도 그렇고. 그 풍경들이 물론 낡고 허름하지만 그 안에 따뜻한 정서가 있죠. 저의 유년시절, 학창 시절의 기억의 흔적들이 남아있으니까.


Q. 그럼 개포동 그곳’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2014년에 다시 오고 나서,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되게 신기했어서, 또 도시에서도 살다 보니 자주 찾게 됐어요. 그러면서 사진으로 먼저 기록 하기 시작했죠. 그러고 나서 SNS에 사진을 올렸을 때, 사람들이 일부만 보고도 어딘지를 너무 잘 아는 거예요.

벤치 하나를 봐도 ‘여기 몇 동 앞인데’, ‘나도 여기 살았었는데’. 이런 얘기를 나눈 게 2017년? 제가 처음 시작한 건 카카오스토리거든요. 카카오스토리에 인원이 많아요. 한 만 칠천 명 되는데, 거기에서 시작을 하면서, 사실 어른들은 카카오스토리 이용자가 많아요. 속 얘기를 되게 많이 하시고 잘하세요. 우리 아들은 어느 학교 나왔고, 신상 공개하며 얘기하시는데(웃음). 어쨌든 일부를 보고도 공간을 기억하는 사람이 되게 많구나.


ⓒLeesmin

그래서 ‘나무’를 사람들이 많이 기억하는구나, 그리고 저도 동네 왔을 때 나무가 주는 인상을 이제야 좀 느껴요. 어렸을 땐 몰랐는데, 이렇게 아름답고 오래되고 그 정취가 너무 인상적이었고.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서 개포동 재건축되기 전에 이걸 같이 보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같이 기록하는 시간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게 프로젝트가 되어버린 것 같아요. 그전에 계획을 해서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도시에 사는 우리는 감히 ‘고향’이라고 부를 만한 곳이 없어요.
흔적도 없이 사라져요, 아무런 흔적도 없이.

2019년 9월 18일. 철거를 앞둔 개포주공 아파트 1단지 너머로 이미 개발된 (구) 개포 주공 2단지, (현) 개포 래미안 블레스티지 아파트가 보인다.


Q. 재건축이 진행된다고 소식을 들었던 게 2010년대 초반인가요?


재건축이 될 거라는 건, 90년대 후반부터 이미 계속 재건축을 해야 해, 해야 해, 뉴스에서 나왔어요. 많은 사람들이 재건축될 거라는 걸 이미 오래전부터, 10년, 15년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언제 될 거냐가 문제였지. 그래서 정말 임박해지는 시점이 2013년이었어요. 시행인가가 난 게 2013년쯤이었기 때문에 그때 발표가 나니까, 조합이 설립되고 추진되고 하니까 그때 살았던 분들이 뉴스를 통해서 접했겠죠.


Q. 이런 프로젝트들이 이례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대단지 주공 아파트들이 단체로 허물어지고 재건축이 되니까개포주공 말고도 둔촌주공이나 과천주공 등에서도 이런 기억을 수집하고 기록하고 재개발 과정을 지켜보는 그런 사람들이 생겨났잖아요그런 단체, 팀들이 만들어지는 이유가 궁금하더라고요.


아파트를 기록하고 추억하는 활동들 (왼-출처 : 안녕둔촌주공아파트 페이스북, 오-출처 : 과천청년들의수다 페이스북)

자라온 곳이라는 게 있잖아요. 내가 태어난, 과거가 있던 곳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시간들이에요. 그런데, 도시에 사는 우리는 감히 ‘고향’이라고 부를 만한 곳이 없어요. 흔적도 없이 사라져요, 아무런 흔적도 없이. 그게, 어떻게 보면 어디도 마음 편히 둘 곳 없는? 집값도 높아서 내 집 마련도 갈수록 힘들고. 이 와중에 이사는 해야 하는데, 오랜 시간 나를 키워온 공간과 내가 자라온 시간의 상실을 어른이 되어서 더 크게 느끼는 것 같아요.


지금 2019년의 서울이 그러니까. 젠트리피케이션이라든지 집 앞 단골집 며칠 안 갔더니 문 닫고, 내가 많이 안 가줘서 망했나 걱정되고. 단골집이 없어지잖아요. 내가 오랜 시간을 보낸 곳들도 쉽게 버려지고.


그 ‘그리움’이라는 정서가 대상이 달라진 거죠. 제 부모님 세대 같은 경우에는 지방에서 올라오셨는데, 저희는 ‘아파트 세대’인 거죠. 아파트 세대는 고향이 아파트인 거예요. 그래서 이 시절을 그리워하는 거고, 그건 당연한 것 같아요. 내가 살던, 내 시간이 있는 곳이니까.


옛날처럼 지방에 가면 하나 남아있고, 나무 한 그루 있고, 살던 집이 있고 이런 게 도심은 아예 없잖아요. 그게 없으니까 당연히, 괜찮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거죠. 각자 그 공간을 기억하기 시작하는 거고. 




사람들이 나무가 공기 같아서 못 느끼지만, 기억을 더듬으면 우리가 뭘 할 때마다 나무가 항상 그 자리에 다 있어요.


2019.09.18 개포주공 1단지


Q. ‘개포동 그곳’ 활동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주세요.


두 가지 프로그램을 했었어요. 하나는 ‘기억 산책’이라는 프로그램인데, 이 동네를 기억하는데 오랫동안 남기고 싶은 장소가 있으면, 제가 사진을 찍어드리고 인터뷰를 했어요. 온라인으로 신청을 받았어요. 가족이나 친구랑, 아이랑, 혹은 혼자. 여기는 남겨놓고 싶다는 곳 신청해주시면, 제가 그분들 사진 다 기록해드리고, 여기에 어떤 기억들이 있는지 인터뷰를 들었죠.


그런 인터뷰, 프로그램이 있었고, 굉장히 힐링되는 시간이었어요. 인터뷰 과정에서. 낯선 이를 만났지만, 같은 동네에 살았다는 공통점이 있잖아요. 재미있더라고요. 총 20팀 정도 했었고, 신청은 2017년 여름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시간 될 때마다 온라인으로 신청받아서 만났어요.


개포동 그곳의 기억 산책과 나무 산책 신청, 모집 공지글과 포스터 (출처 : 개포동 그곳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다음은 ‘나무 산책’ 프로그램인데요. 사람들이 사진 보면서 개포동에 좋아하는 장소를 기억할 때 나무가 있을까 없을까가 궁금했어요. 사람들이 꽤나 많이 나무가 공기 같아서 못 느끼지만, 기억을 더듬으면 우리가 뭘 할 때마다 나무가 항상 그 자리에 다 있어요. 학원 갈 때, 출퇴근할 때, 친구들이랑 놀았던 때, 연애할 때 다 나무가 그대로 있는 거예요. 나무는 움직이는 게 아니니까. 그대로 있다는 게 되게 멋있는 일이고, 나무가 낡아도 더 건강하게 자라 있으니 기특하기도 뿌듯하기도 하고요. 여전히 매번 새롭죠. 나무라는 게 낡지가 않죠. 건물이나 사람들이 떠나지. 그게 되게 인상적이었던 거죠.


2017년 여름 진행된 나무산책 프로그램 (이성민 작가 제공)


그때 알아보니 나무들이 다 재건축할 때는 벌목이 최우선이에요. 왜 그런 방법밖에 없을까 의문을 가지던 게 이렇게까지 온 거고. 계속 이렇게 가도 괜찮을까? 주공아파트에 100여 그루가 넘는 나무가 그렇게 많은데, 그게 처음 겪는 일이고, 애초에 설계할 때 이후의 계획이 없었고. 재건축할 때 나무의 의사를 아무도 물어보지 않죠. 더 오래됐는데.


나무산책은 온라인으로 신청받아 사람들을 오게 하고, 같이 산책로를 짜고 산책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산책을 진행하면서 나무 쌓기 놀이도 하고요. 각자 일회용 카메라로 나무 사진을 찍어요. 나무의 이름도 붙여보고, 그림을 그리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록해요. 또 둘러서서 같이 장소마다의 추억을 공유해요. 그러면 ‘나는 뭐했다’ 방언 터지듯 얘기가 쏟아졌어요. 그러면 ‘그때도 나무가 있었다. 추억이 되고, 가까이 있구나.’ 하고 산책하면서 느껴요.

2017년 여름 진행된 나무산책 프로그램 (이성민 작가 제공)


Q.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아파트에 얽힌 소중한 이야기들을 수집했을 것 같아요혹시 이후 이 내용들을 따로 공유할 결과물을 제작하나요?


이거를 어떻게 결과물로 내면 되는 걸까 고민하다 이건 다큐멘터리로 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어요. 최종적으로 나무산책, 기억산책 인터뷰 기록은 다 끝났고, 이제 추려서 다큐멘터리 편집에 들어가는 것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에요. 나무의 기록, 내용을 책으로도 만들 생각이에요.

 



건강하게 있는 나무를 베고 새로운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게
좀 이상하지 않나 생각했어요.


ⓒLeesmin


Q. 기록한 나무 중에 사람들이 제일 좋아했던 나무가 있나요? 혹은 작가님이 제일 아꼈던 나무가 있다면?


지금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22그루 메타세콰이어 나무죠. 메타세콰이어 길이 학교 공터 옆, 아파트 중앙에 위치해있어요. 사람들이 등하교하고, 초등학교가 옆에 있고, 테니스장 있고, 탁구장 있고 거기에 있던 나무라서 주민들이 출퇴근할 때 걸치는 길. 남자들 농구하고, 부모님들은 테니스 치고, 엄마 아빠 따라서 탁구 배우고, 작은 숲길이 나무들 덕분에 생긴 거예요. 여름엔 엄청 시원해서 애완견들 데리고, 다 이쪽 공터 앞에 나와 계세요.

나무산책 프로그램 중. 공터 뒤로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보인다. (이성민 작가 제공)

그런 길에 있던 나무예요. 아파트 중앙에 있어서 더 저희랑 같이 살았다고 느껴지죠. 어떻게 보면 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지켜본 나무죠. 그래서 재건축될 아파트의 설계에서 여기에 공원이 조성된다고 해서, 그럼 자연지반 녹지일 확률이 높으니 어떻게 살릴 수 있지 않을까 했던 거죠.


Q. 전문가들도 많이 찾아와 조언을 해주셨던 걸로 알아요. 언론에서도 많이 주목하며 관심 가져줬고요. 그럼에도 나무의 보존은 현실적으로 힘든가요?

나무, 자연환경 보전에 대해 책임질 담당이 안 정해져있는 거죠. 구청에서 해야 하는지, 조합에서 해야 하는지. 아무래도 조합에서 결정하는 게 되게 커요. 우선 팩트체크를 위해 숲해설가 분과 나무의사 우종영님이 오셔서 나무 상태 어떤지 확인하셨어요. 또 이 나무가 왜 우리에게 소중한지, 우리의 추억과 같이 자란 나무라는 것. 또 나중에 랜드마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런 이익이 될 수 있다,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 이런 내용들(나무를 보존해야 하는 이유)을 나무산책 오신 분들의 이야기와 함께 온라인 서명한 내용을 구청에 전달하며, 논의를 해볼 수 있게 됐던 거죠.


가장 큰 문제는 지하주차장을 짓는 것 때문이에요. 지하주차장 공간을 많이 확보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기존에 있던 수목들과 상생하기가 힘들죠. 그런데 이 가치를 돈과 비교할 수 있는지는 생각해볼 문제예요. 조합원들 중에도 일부 있었어요. 동의해주시는 분들이.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게 설계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공원 부지에 포함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안타깝게도. 보존에 대해서 노력을 했으나, 안 될 것 같다고 합니다.


* 인터뷰 시점에 구청과 조합에서의 최종적인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었으나, 끝내 벌목해야 하는 결정이 내려졌다. 개포동그곳은 11월 22일 금요일, 남아있는 메타세콰이어나무 22그루를 마지막으로 기념하는 자리를 가진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개포동 그곳 페이스북 참고)


서명과 함께 모아진 주민들의 의견 (출처 : 개포동 그곳 페이스북)


Q. 남아있는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은 건강한가요? 어떻게 이전에 자연 친화적인 숲이 만들어질 수 있었나요?


굉장히 건강하죠. 나무의사 우종영님을 개포동 나무산책에 초대했더니, 이 나무는 몇 백 년도 살 수 있는 나무래요. 무려 천 년. 그 외에도 느티나무, 전나무, 향나무, 은행나무들, 잣나무 다 몇 백 년 살 수 있는 귀한 나무들이었어요. 자연 발아된 나무들도 많았고요. 호두나무, 밤나무. 인근에서 열매 주우러 오시고, 미나리 쑥 뜯으러 오시고. 나중에는 정말 자연친화적이게 된 거예요.


관리를 안 해도 저절로 잘 자라요. 재건축 임박해서는 방치를 해 뒀는데, 사람들이 이주를 하고 나서는 나무들이 더 잘 자랐다는 거죠. 건강하게. 예전에는 정말 나무, 곤충들도 너무 많았어요. 자연 발아돼서 뜬금없이 놀이터에 버드나무가 있다든지. 자연 발아는 대모산에서 새가 씨를 가지고 와서 발아되기도 하고, 주민들이 과일 씨를 버려서 자라난 나무도 있고 그렇대요.


그런데 주차장을 짓고 이 땅을 다 파버리면, 자연의 입장에선, 생명이 살 수 없는 공간을 만드는 거라고 해요. 건강하게 있는 나무를 베고 새로운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게 좀 이상하지 않나 생각했어요. 그리고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도 그렇고요. 그래서 재개발을 막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자고 논의를 하고 싶다고 서명을 제출했던 거죠.




Q. 이미 너무 많은 나무들이 베어지고, 또 베어질 거라 상실감이 있으실 것 같아요. 앞으로 재개발이 되는 아파트에 바라는 것이 있나요?


우선 가장 큰 하나는 지금 남아있는 나무들과 그 흔적들을 보존하고 아파트를 지었으면 하고 기적처럼, 아직은 바래요. 그다음으로 바라는 것은 지금 새로 지어질 아파트에도 나무들이 심어지잖아요. 이제는 계획을 해야 되지 않을까요. 나무랑 사람이 수명이 같지 않거든요. 근데 너무 사람의 기준으로 생각하잖아요. 오래 사는 나무를 심어놨으면, 이다음 재건축을 할 때, 그 친구들도 어떻게 할지를 염두하고, 더불어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앞으로는 그런 사회가 왔으면 좋겠어요.


이것저것 많은 편의시설이 들어서는 부족함 없는 건물들이지만, 새로 조경될 자연환경과 나무들도 이후 재건축 때 어떻게 할지에 대한 논의가 잘 이루어지고, 이후 대책이 세워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Q. 귀한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마지막으로 개포동은 작가님께 어떻게 기억될어떤 존재일까요?

아, 어렵네요. 개포동은 내가 프로젝트를 하고 나서 알게 된 건, 내가 어떻게 살아왔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 알게 된 곳인 것 같아요. 제 개인적인 것도 있지만, 내가 어렸을 때는 내가 이런 세계에서 어떻게 보면 작은 우주였던 세계에서 자라왔는데, 어른이 돼서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된 거잖아요. 나무를 알게 되었고, 나무와의 관계도, 나무를 통한 사회와의 관계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지에 대한 질문도 던져주고.     

이렇게 두 가지인 것 같아요.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 생각하게 해주는 곳.








개포동 주공아파트는

80년대 초 정부의 주도하에 건설된 대규모 공동주택단지이다.

주택난 완화를 목표로 개발되었지만

오히려 부동산 투기열풍이 이 지역을 뒤흔들었고,

평준화가 목표였던 학군제 또한 이 지역을 교육 특구로 만들면서

교육 과열, 지역격차 등의 문제를 야기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나에겐 ‘고향 같은 곳’ 이기도 하다.


개포동은 나에게

떠나도 잊지 못하고 계속 찾게 되는 '그곳'이며

사라져도 잊지 못할 그리운 '그곳'이다.


('개포동, 그곳' 네이버 블로그 발췌)



인터뷰  서영, 현정

사진 제공  개포동 그곳, 이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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