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기억되는 슬픈역사>

얼마전 10.29 참사가 벌어졌다. 6.25도 그렇고 9.11도 그랬다. 우린 슬픈 역사들을 숫자로 자주 기억한다.

이곳 제주에도 슬픈 역사가 있었다. 바로 4.3 사건. 이 4.3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서 여수와 순천에선 여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눈앞에서 이런 안내판을 볼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나도 모르게 숙연해지는 그런 순간이었다.

걷는다고 결정을 했을때 이런 역사적인 사건은 단 한 순간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올 2월 한국사 시험을 보고 지금 이 글을 쓰려고 하니 왜 제대로 더 몰랐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아니다. 이제라도 알고 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얼마전 3주 연속으로 순천과 여수, 그리고 거제를 투어 하면서는 손님들께 간단히라도 여순 사건에 대해서 얘기를 해 드렸다. 1948년 10월 19일 그때는 바로 우리나라의 명절인 추석이였다. 그 이후로 순천에 어느 마을에선 추석에 잔치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생존자 였던 어느 어르신의 얘기가 아직도 내 귓가를 맴돈다.

4.3사건을 기념하는 기념비

다른 마을에선 항상 하는 추석 잔치를 왜 우리는 하지 않는지 궁금했다고 하셨다. 명절날 그런일이 생겼으니 당연히 그날을 기뻐하며 파티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내년부터 할로윈 파티를 못 하는 것 처럼 말이다.


그렇게 잠시 역사 속 사건을 생각하면서 걷는 동안 오늘 하루 머물 숙소가 있는 성산 일출봉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 이제 조금만 더가면 오늘의 걷기도 끝나는 구나. 잘하고 있다. 혼자 묵묵히 잘하고 있다. '



그렇게 어느새 나도 모르게 제주도의 4/3 지점을 지나가고 있었다.

걸으면서 만난 일출봉이 모습은 또 다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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