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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쟁이 위창균 Mar 18. 2023

<고등어는 비리다 ~~~~~>

비려 비려 모든게 다비려~~~~

잠깐의 여유를 즐기고 이제 7일차 하루도 마무리가 되어 간다. 오늘 만나는 숙소는 안녕 프로젝트 게스트 하우스. 이틀만에 다시 만나는 게하 이다. 체크인 시간 보다 일찍 도착한 나는 숙소를 스캔한다. 주방 객실 등등 하지만 객실은 들어갈수 없고 주방및 체크인 하는 곳으로 가서 제주도 지도를 한 번 살펴본다.


' 그래 내가 공항에서 출발한지 벌써 7일하고 8일 사이에 와 있지.. 많이 걷기는 했네.'

그래도 지금까지 별탈 없이 걸었으니 스스로에게 조용히 박수를 쳐준다.


첵인겸 공동 주방으로 쓰이는 공간.

주인장께 짐을 맡겨 놓고 가도 되냐는 허락을 받고는 짐을 맡기고 주변을 돌아 본다. 하늘은 잔뜩 구름이 끼어 있고 당장이라도 비가 내릴 기세..

이번 숙소는 정원이 딸린 집을 개조한 심플한 숙소였다.

블로그를 통해서 낙지 라면과 낙지회를 파는 곳을 찾아 갔더니 이제 더 이상 장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 아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어쩔수 없다. 다시  주변을 다시 탐색해 본다. 주변이 조용한 작은 시골 마을 이다 보니 마땅한 식당이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제일 낳은 곳이 고등어를 파는 곳이었는데..


난 고등어를 못먹는다. 비린내를 견디지 못한다. 근데 아무리 돌아봐도 고등어를 파는 식당과 회를 파는 곳이 있는데 회도 별로고 고등어는 더욱 별로고...그리고 그 옆엔 편의점. 편의점은 어제도 그리고 첫날도 이튿날도 편의점에 갔었는데.. 오늘은 아니다.


'어떻게 할까? 고등어를 먹어 볼까? 먹을수 있을까? 다른 것도 있겠지? 그래 들어가보자'


그렇게 호기롭게 들어가선 메뉴판을 보니 고등어 관련 메뉴 밖에 없다. 무조건 고등어를 시켜야 한다.


고등어 정식을 시켜서 기다렸다. 잊지 않고 한라산 17도 짜리도 한 병 시키고..

그런데, 다행히도 정식이 나오기전 떡갈비를 하나 구워 주신다


'아싸. 이거랑 먹어도 되겠다.' 그런데 그리 양은 충분하지 않다. 그리고는 고등어가 나왔다.

유심히 고등어를 쳐다봤다.  아 자신이 없다. 근데 먹을것이 이거 밖에 없다. 먹어야 한다

15,000원 짜리 고등어 정식. 모든게 다 비렸다. 떡갈비와 된장국 야채만 빼고


한 젓갈 해서 먹으니 비리다. 미역을 먹었다. 이것도 비리다. 게장은 그것도 비리다. 이젠 입안 자체가 비리다. 아 젠장. 왜 이리 비린거야? 비려 비려 비려 ㅠ.ㅠ.


그 순간 고등어 옆에 있는 레몬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 레몬 그리고 겨자와 간장. 이걸 이용해 보는 거다.

다시 한 젓갈 잡아서 입에 넣으니

'그래 이거야 훨씬 좋다. 조금더 먹어 보자' 나쁘지 않았다. 그리곤 숨을 쉬지 않고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숨을 쉬면 자꾸 비린내가 올라와서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조금씩 베어 물어 보니 고등어는 어느새 많은 상처를 입은체 내 눈앞에서 누워 있었다.

열심히 뜯어 먹은 고등어의 최후.

아 그런데 배가 고프다. 고등어만 뜯어 먹었으니 배가 고프다. 밥은 그 비린내를 공유하고 싶지 않아서 시키지 않았다. 많이 고프다. 내가 생각했던 오늘의 시나리오는 이게 아니었다.


그렇게 식당을 나선 나는 옆에 있는 편의점에 가서 샌드위치와 맥주를 사들고는 숙소로 들어갔다. 공동 주방에서 먹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곳에는 이미 다른 게스트가 두분이나 있었고 그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샌드위치와 그들이 준비해온 각종 술과 함께 나의 7일 째는 저물어 가고 있었다.


아~~~ 고등어는 비리다. 얼마나? 많이 비리다. ㅠ.ㅠ. 정말 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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