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걸어야 했다. 점점 멀어져 가는 어제 룸메의 자전거를 바라보며 걸었다. 매일 하던 것 처럼 걷고 또 걸었다. 함덕 해수욕장 이라는 푯말을 보니 1996년 자원 답사를 왔던 대학교 때가 생각이 나고 그때가 아쉬워서 다시 여행을 와서 9박 10일을 보냈던 2000년도가 생각이 났다. 그러고 보니 두번째 9박10일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은 지인 찬스를 쓰는 날이었다. 찬스라기 보다는 지인을 만나기로 한 날이다. 군포에 사는 고등학교 후배가 격려차 제주도를 온다고 했고 첫날 전화를 통해서 연락을 드린 언제인지 이젠 기억이 잘 나지 않는 10년 전쯤의 손님을 만나는 날이다. 목적지 까지는 19.2 km 쉬지 않고 걸으면 5시간 정도인데 중간에 쉬면 6시간 이면 될듯 하다. 12시 반에 후배가 도착을 하니 점심 식당 까지는 1시전에 도착하면 충분 할 것 같다.
제주도를 한 바퀴 돈다는것 .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그것도 걸어서 말이다. 하지만 드디어 오늘 2020년 3월 코로나 이후로 살을 빼고 금연을 하고 쉴새 없이 주변을 걸으면서 시작 했던 일이 2021년 9월 8일 마침내 제주도를 한 바퀴 도는 지경에 온 것이다. 우여 곡절도 있었고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어찌 되었든 제주도를 난 아무 교통 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오로지 발로만 한 바퀴를 돌게 된 것이다.
아침도 먹을겸 함덕 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전복 설렁탕 집으로 들어갔다. 성산에서 만났던 지인이 알려 준 곳으로 가격은 내가 경험해온 일반 백반집과는 다른 가격이었지만 그래도 추천할 만한 곳이라고 했다. 그렇게 잠시나마 함덕의 아침을 느끼며 식사를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