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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쟁이 위창균 Apr 12. 2021

<그 돈을 나보고 내라고?2>

그날이 밝았다. 그날이라 함은 바로 출발 하는날. 결국 여행사 사장님을 통해서 아직도 잘 해결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출발은 하기로 했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는 공항으로 갔다. 그리고는 다행이라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큰 소동없이(식당에 비하면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 수속을 마칠 수 있었고 그래도 구면이라고 일행들은 모두 나에겐 반갑게 인사를 해 주었다. 그렇게 우리 팀은 덴마크 코펜하겐을 가기 위해서 유럽의 허브 공항중 하나인 프랑크 푸르트 암마인 공항으로 향하게 되었고 현지에 도착 후 비행기를 갈아 타기 위해 환승 수속을 마치고 게이트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갑자기 일행 중 한 분이 다자고짜 한 마디 하신다.

“어이 가이드 배고픈데 먹을거 없나?”

“네? 먹을꺼요?”

“그래 먹을거도 없어? 이 사장이 아무것도 안 줬어?”


무조건 반말이다. 오기 전에 여행사 사장님을 통해서 대충 들었지만 동네에서 방귀좀 뀐다는 사람 들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매너는 없고 내가 마치 본인들의 직원인긋 대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누군가가 나에게 반말로 말을 걸면 못 들은척 하던지 아니면 바로 반말 하지 마시라고 하지만 이 당시에는 주눅들기 일쑤 였다.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나도 모르게 회장님과 눈을 마주치고 말았다. 눈치를 보기 위해서였다. 지금도 이 글을 쓰면서 지금 이 때랑 비슷한 연차를 가지고 있는 후배들한테 손님들이 정말이지 막무가내로 나오면 

“아니 그런 상황에서 가만히 있었어?”


“네 그럼 뭐라고 해요. 그냥 웃고 마는 거지.”

“아니 답답하게 가만히 있으면 어떡해. 그런 사람일수록 한 마디 해 줘야 하는 거야. 안 그러면 다른데 가서 똑같이 행동한다고 다시는 그러지 못하게 한 마디 해 줘야지.”


이제서야 이 글을 쓰다보니 후배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 할 수 있을 듯 하다. 이 자리를 빌어 나만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런데 이 팀은 회장님이 힘이 없는 것 같았다. 나도 아는 것이라곤 설명회를 빙자(?)한 그 시간에 잠깐 만나서 싸운걸 본 것 말고는 아는게 없다. 


하지만 많지 않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나의 얕은 경험으로 봤을 땐 정말 갑질을 일삼는 진상들 중의 진상들이 모인 팀인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진상들을 대적 할 만큼 나의 전투력이 그리 높지는 않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어색 하지만 회장님의 얼렁뚱땅 성격으로 그 자리를 별탈없이 넘길 수 있었고 그렇게 우리는 첫번째 도착지인 덴마크 코펜하겐에 도착해서 버스를 만나 호텔로 이동을 하게 되었다. 공항에서 호텔 까지는 15분 남짓 굉장히 가까운 시간이었기 때문에 간단한 호텔 안내를 하고 유럽에서의 주의 사항 오늘의 일정(일정이 없었다. 저녁 시간이므로 버스를 만나서 호텔로 이동을 하는 스케줄을 보통 말씀을 드린다. 그나마 15 분이라 다행이다. 어떤 스케줄은 호텔 까지 5시간을 가는 스케줄도 많다. )을 애기하고 이동을 했다. 사실 안전에 관한 상황과 호텔에 관한 안내를 하면 특별히 할말이 없었다. 그렇게 도착을 하고 손님들을 로비 한쪽에 모시고 난 후 체크인을 시작했다. 회사 이름을 대고 인원수를 말한 후에 얼른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빠르게 체크인을 시작했다.    



                                              

<노르웨이의 화가 뭉크. 나는 그의 나라 노르웨이에서 그의 작품 절규처럼 나도 이날 기분은 절규를 하고 싶은 그런 심정이었다.>


‘얼른 시작하고 방 체크를 해야 나의 휴식 시간도 길어 지리라. 그래야 내가 항상 원하는 나만의 맥주 타임을 가질 수 있다. 칼스버그의 고장 덴마크 아닌가. 경유시간 포함 거의 18시간 가까이 비행기를 타고 나니 맥주 생각이 간절하다. 거기다가 탄수화물 가득한 안주까지’


생각만 해도 벌써 먹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그렇게 얼른 나만의 시간을 위해 서둘러서 체크인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우리 팀이 모여 있는 곳에서 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니 무슨 일이지?’


그래서 체크인을 멈추고 갑자기 무슨 일인가 해서 손님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는데 난리가 났다.

“아니 이게 뭐야? 여행이 뭐 이래? 첫날부터 쫄쫄 굶기고(굶기지는 않았다. 프랑크푸르트 도착 전 비행기 12시간 동안 간식 포함 기내식이 3번 나왔고 경유 3시간 후에 프랑크 푸르트 에서 코펜하겐 이동하는 구간에서는 간단한 간식이 나왔다.) 현지 도착하니 가이드도 안나오고 우리끼리 와서 뭐하라는 건데? 그리고 도착 했는데 밥도 안주고 바로 호텔로 오는 경우가 어디있어? 이게 말이 되는거야? 내가 이 여행사 별로라고 했어 안했어?”


우리팀은 출발전 사전 미팅이 있었다. 그래서 설명회를 가지기로 했는데 사전 설명회 때 설명회는 안하고 싸움만 나서 설명회를 제대로 하지 않았으니 일정표를 검토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지금 이글을 쓰면서 이해가 가지만(아니 이해를 하는게 아니라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분명 일정표를 읽어 봤어야 했다. 하지만 인센티브라고 하는 한 팀은 일정표를 나눠 주어도 일정표를 보지 않고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분명히 일정표에는 기내식 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그걸 보지 않고 그냥 온 것이다. 당연히 저녁을 준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설명회를 못하고 일정표만 나누어 주었으니 불만이 나온 것이다. 이럴 경우에는 우선은 원하는 데로 해 드리고 난 후에 나중에 보고를 하는 편이 낳으므로 제일 먼저 눈앞에 펼쳐진 일부터 처리 하고 조치를 취해야 했다. 


‘그래 우선 방 키 부터 나누어 드리고 처리를 하자. ‘

“이 회장 아니 뭐 없는 거야? 진짜?” 

“자 잠시만 모여 주시기 바랍니다. 방금 하신 말씀 들었는데 우선 키부터 받으시고 조치를 취해 드리겠습니다. “


격양되어 있는 이런 상황에서 이런저런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 우선 순위를 정해서 어떤 거를 먼저 해야 할지를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고 키를 나누어 드린 후 방에서 기다리시라 했다. 그리고는 현재 위치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호텔 직원에게 주변에 우리 팀이 먹을 만한 것을 살 수 있는 곳이 어디 있는지를 물었다. 한 두명이 아니기 때문에 20여명 정도가 되는 팀이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하던 차에 호텔 직원이 주변에 가까운 곳에 피자 가게가 있다고 했다. 걸어 가기는 무리고 택시로 5분 정도만 가면 있다고 했다. 


‘그래 좋다. 피자가 양도 많고 차릴 것 도 없고 한 6판 정도 해서 콜라랑 가져다 드리면 되겠다.’

그렇게 방 배정이 끝나고 콜 택시를 불러 피자 가게로 갔다. 나도 사람이다 보니 배가 고팠는지 피자 냄새가 나의 코를 찔렀다.

‘손님이고 뭐고 이 놈의 피자는 내가 먼저 먹고 싶네’


그렇게 혼자 볼멘 소리를 하고 피자를 6판 1.5 리터 콜라를 5개 를 가지고 다시호텔로 왔다. 

이미 손님들 중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은 한 방에 모여 있었고 무슨 대책을 마련하려고 하는 듯 했다. 하지만 여행사 측의 잘못은 없다. 굳이 잘못이라고 말 하자면 일정표에 나와 있는 안내 사항을 확인 못한 일행 들에게 문제가 있었고 또 출발 전 설명회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모여서 대책을 마련하려고 해도 여행사 측의 큰 문제는 없는 것이다. 게다가 내가 신속하게 최대한 빨리 체크인을 끝내고 밖으로 나가서 허기를 달래기 위해서 엄청나게 대단한 음식은 아니지만 요기를 할 수 있게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사실 시차를 따지면 이미 한국시간으로는 새벽 시간인데 아마도 비행기를 오래 타고 오다보니 허기가 진 것이다. 그럼 항상 이런 문제가 생기느냐? 그렇지 않다. 다른 팀들(유럽이나 장거리를 한 번이라도 와 본 팀들은 그러면 안되지만 먹을 것 등을 싸와서 주무시기 전에 각자 알아서 허기를 달래는 방법을 쓴다.)은 각자가 알아서 시간을 보내고 익일날 즐거운 마음과 설레는 마음으로 투어를 시작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팀은 거의 안아무인 수준이다. 

아 이럴때면 드는 생각이 있다.


‘진짜 집에 가고 싶다. 얼른 집에나 갔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에겐 이럴 시간이 없었다. 얼른 피자를 드리고 콜라를 드리고 나와야 했다. 게다가 그냥 드리면 또 불만이 생기기 때문에 어느 정도 셋팅을 해 드려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호텔 직원에게 어디서 쟁반을 구할 수 없느냐고 물었더니 그걸 왜 찾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피자를 가르켰더니 황당한 표정을 짓는다. 지금이야 당연히 묻지도 않았겠지만 이 당시는 경험이 없으니 손님과 똑같이 생각을 하는 것이었다. 부탁을 하면 들어 주겠지. 하지만 이젠 이해한다. 개인주의 적인 성향이 강한 다른 나람 사람들의 특성과 호텔엔 외부 음식물 반입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보니 불가능 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에이 모르겠다. 그냥 들고 들어가자 이걸 사온게 어디인데.’

그래 그렇게 용감하게 마음을 먹고 회장님 방문을 열었는데……

‘ 아 정말 이 사람들 너무 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아니지 않나?’


이미 본인들이 준비해온 안주와 소주를 펼쳐 놓고 한 상 차림이 시작되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전부가 모인건 아니고 남자분들 대부분은 이미 모여 있었다.

그리고는 나를 정말 괴롭히던 그 분까지…

‘아~~~진짜 집에 가고 싶다. 이럴꺼면 그냥 이거 먹지 왜 나만 생 고생을 시키는 거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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