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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쟁이 위창균 Apr 15. 2021

<그 돈을 나보고 내라고? 최종>

그렇게 피자를 드리고 나서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회장님의 당부와 불만이 있으신 분들의 얘기를 듣고는 나도 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호텔 로비에 있는 바에 앉았다. 오늘 마시는 이 맥주는 특히 달고 맛이 있는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두 잔을 더 마신 뒤에 짐을 정리하고 잠을 청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의 여행은 시작 되었고 짧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의 투어는 끝나고 이제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하기 위해서 노르웨이의 두번째 도시 죽기전에 꼭 와봐야 하는 도시라고 하는 베르겐에서 두번째 밤을 맞이하게 되었다.


여전히 시차가 적응이 되지 않아 새벽에도 몇 번이고 자다깨다 를 반복하다가 옆방에서 떠드는 소리에 잠이 거의 다 깬듯 하다. 시간은 아직 3시조금 지난 듯 했는데 한국시간으로는 오전 10시가 되니 잠의 거의 오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단열제와 방음제를 사용해서 건물을 짓지 않는 유럽의 건물 특성상 옆방의 소리가 다 들리니 나도 억지로 계속 잠을 청하려 했지만 잠이 오질 않는다. 목소리가 좀 커지는 듯도 하고 기분이 별로 였는데…

5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 이었다.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린다. 처음에는 잘못 들은건가 했는데 다시 한 번 노크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반응을 하게 되었다.


“who are you?”

“가이드 양반?’

조금 승진을 했다. 우리 일행은 거의 나에게 부하직원 부리듯이 호칭을 써가며 나를 부르는 듯 했는데 방에 있는 나를 찾을 때는 어색 했는지 나름대로의 존칭을 사용하고 있었다.

“네?”


“잠시 들어가도 될까?”

“네 들어 오세요. 무슨 일이신지요?”

그 분은 나름 조심스럽게 들어 오시더니 본격적으로 본인의 마음을 얘기하기 시작 하셨다.

“여기 호텔이 원래 이래요?”

“아니 호텔이 왜요?”

“아니 방이 이렇게 좁아서야 어떻게 사람이 잘 수가 있지? 침대가 두개 라곤 하는데 뭐 거의 두명이 마주보고 있을 정도로 좁고 말이야. 유럽이 더 선진국이라 하는데 이런 호텔에선 좀. 그리고 우리가 돈을 한 두푼 낸것도 아닌데 첫날도 그렇고 이제 두밤 잤는데 나머지 10일도 이런 식이면 난 여행하고 싶지 않은데…”


16년전 이던 당시에는 나는 크게 대응 할 방법이 없었다. 첫번 째는 경험이 부족 해서 이고 두번째도 역시 경험이 부족 해서 였다. 지금 이라면 원래 유럽의 다른 점을 얘기 하면서 손님을 이해 할 수 있게 말씀을 드리겠지만.. 아니 첫날부터 그렇게 말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경험도 적고 당시 상황에서는 유럽에 대한 정보가 적으니 아니 유럽중에서도 북유럽에 대한 정보가 적으니 적당히 대응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말을 하고 말았다.


“그럼 선생님은 어떻게 해 드리길 원하시나요?”

갑자기 첫날 피자집 사건이 떠오르는 듯 해서 갑자기 피곤이 몰려오기 시작을 했다.

“난 더 이상 여행을 하고 싶지 않고 우리 집사람도 한국에 가고 싶다고 말하고 있어요. 어떻게 한국으로 보내줄 수 있나요?”


갑자기 정중하게 존대말을 쓰시니 이게 더 어색했다. 

‘그냥 반말로 계속 하시지 그게 더 편한데.’

이부분에 대해선 나름대로 아는 만큼 대답을 할 수가 있었다. 내가 꺼내든 카드는 이거 였다.

“한국으로 가는건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기선 바로 직항이 없기 때문에 우선 오슬로로 이동을 하셔야 하구요.”

“오슬로?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네 그래야 항공이 많이 있기 때문에 오슬로로 이동을 해서 거기서 프랑크 푸르트로 다시 거기서 한국으로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오슬로 까진 어떻게 가지?”

“여기서 오슬로 까지 대략 8시간 이상이 걸리구요. 오슬로에서 프랑크 푸르트 프랑크 푸르트에서 인천 까지 가야 합니다.”

“8시간?”

“네 8시간이 최소 시간이고 아마도 10시간은 잡아야 할 듯 하구요. 그리고 확정을 해 주시면 두분 자리가 되는지 알아 봐야 하고. 자리가 된다면 비용을 직접 내셔야 하는데 제가 알기론 프랑크 푸르트서 인천 까지 가는것만 120이상이 나오니까 적어도 150 정도는 생각 하셔야 하고 두분 이시니까 300정도는 나올 듯합니다.”


“지금 비용을 나보고 내라고?”(흥분 하셨는지 갑자기 다짜고짜 또 반말이었다.)


“우선 지금 예약 되어 있는 것은 모두 단체를 기준으로 예약이 되어 있습니다. 날짜를 임의로 변경 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항공사에서 추가 요금을 요구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리고 기분이 나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경험으로 봤을 때는 두 분의 불만 사항일 경우가 높다고 판단이 되기 때문에 귀국을 원하시는 두분이 비용을 지불하셔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 됩니다.”


아마도 최근에 이런 일이 있었다면(물론 사전에 이런 사항들을 다 얘기 하기 때문에-예를 들면 호텔이 작다던가 엘리베이터가 없다던가 냉장고가 없는 경우 처럼 우리와 다른 경우- 이런일이 없었겠지만 )당당히 얘기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경험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귀동냥으로 들었던 경우가 생각이나서 얘기 하게 된 것이다. 


“지금 다른 사람들도 불만이 많으니 가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알아보고 그럼 다시 얘기 합시다.”


그렇게 아침 시간이 다가왔고 손님들과 아침 인사를 하고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오늘부터 3박 4일간 노르웨이 투어를 같이 하게 될 현지에 사시는 한국 가이드님이 나오셨다. 물론 전날 코펜하겐 투어 때도 한국인 가이드 분이 계셨지만 너무나도 짧은 시간 이기 때문에 따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 노르웨이 가이드 님은 북유럽 투어 중에서도 꽤 오랜시간 아니 가장 긴 시간을 함께 하는 분이니 만큼 이번 투어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분 중의 한 분일 것으로 예상이 된다.


게다가 첫날 불만이 있었던 얘기 ‘왜 현지 가이드가 없느냐는 그런 불만도 누그러 트릴 수 있었다. 여자 분이었는데 미모도 상당한 분이 나오셨다. 여기서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불만이 있었던 분이 다들 남자 분들 이었는데 이상하게도 투어를 하다보면 현지 가이드님의(물론 인솔자도 그렇지만)외모도 화를 누구러 뜨리는데는 한 몫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아침 식사가 끝나고 투어를 진행하게 되었다. 물론 나는 현지 가이드 님을 뵙고 몇일 안 되었지만 지금 까지 이런 일이 있었다는 브리핑 아닌 브리핑을 해 드렸다. 그래서 몇 분이 가실지는 모르겠지만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렇데 이 가이드 님의 대답은 확고 하셨다.

“선생님, 아마 제 생각엔 아무도 안 가실 거에요.”

“네? 어떻게 그렇게 확신 하세요?”

“여행 오기전 비싸다고 불만 있으시다고 했죠? 그리고 대부분 영어를 잘 못하시죠?”

“네 그렇죠. 근데 아침에 불만이 어마어마 했는데요?”

“헤어 지실 때 분명 미안하다고 하면서 가실 거구요. 선생님도 그냥 열심히 하시는 데로 하시고 즐겁게 일하시면 될 겁니다.”


나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지만 정말이지 이날도 다음날도 아무도 가자고 하는 분이 없었고


‘이거 먼저 물어 봐야 되나’ 


할 정도로 아무 말이 없었다. 심지어 이날 부터는 불만을 얘기했던 그 분이 나를 살살 피한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현지 가이드 님의 경험이 맞았던 것이다. 그렇게 우리의 투어는 어느새 러시아에 와 있었고 거짓말 처럼 마지막날 회의 아닌 회의를 하자고 모인 자리에서 말썽을 부리신 몇몇 분이 본의 아니게 죄송 했다며 사과를 하는 모습이 거짓말처럼 연출이 되었다. 그리곤 그 이후 나는 식당에서 설명회를 하자고 하면 꺼리는 상황이 계속 되면서 경력을 조금씩 쌓게 되었다.


여행쟁이의 팁 : 이번처럼 친목회에서 오는 여행은 관심이 없이 집행부에서 돈 내라는 대로 돈만 내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는 가격만 따져서 불만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호텔 등급은 어떤지 버스로 이동을 하는지 비행기로 이동을 하는지 식사는 업그레이드가 얼마나 있는지 이런걸 꼼꼼히 확인을 하고 올 필요가 있다. 위에서 언급 한 것처럼 이번 투어는 비싸기는 했지만 나도 호강을 할 만큼의 호텔 수준이나 음식 이동이 편안했다. 물론 우리와 다른 것을 이해하지 못한 손님들은 초반애 불만이 조금 있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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