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쟁이 위창균 Apr 17. 2021

<저 돈좀 빌릴수 있을까요?1>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름만 대도 아는 유명한 여행사가 있다. 하지만 그 회사가 망하고 다시 생기기를 반복했다는 것은 업계 사람이 아니고는 알 수가 없다. 이제는 코로나로 인해서 많은 회사가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여행사가 망하고 생기기를 반복했다. 물론 그게 회사 사정에 의해서도 그렇지만 개인의 욕심 때문에도 그런 경우는 발생한다.

인솔자 2년차 시절 한 선배로부터 여행사 사장이 돈을 횡령을 해서 도주를 하는 바람에 비행기 안에서 12시간 가까이 있는 동안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가 현지에서 현지 가이드 미팅을 한 순간 현지 가이드 님이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한다.


“000 사장 어제 잠적 한거 못들으셨죠?”(비행기에 있었는데 들었을 리가 없다.)

“네???????”

“선생님이 손님들하고 비행기에 계시는 동안 잠적을 해서 지금 연락이 안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행사비가 전혀 들어오지 않아서 저희 사무실에서는 이 상태라면 행사를 진행 할 수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할까요?”

아주 난감한 상황이 되었다. 지금이야 여행사 갑질에 의해서 현지 여행사(일명 랜드사라고 한다.)에 입금이 밀리기도 하고 그것 때문에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이 당시에는 행사비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으면 행사를 안 해주는 시대였다.(사실 이렇게 하는게 정답인데 행사비를 잘 안주는 이 관례는 아직도 없어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기분 좋게 여행온 손님들은 안타 깝지만 이 사실을 모두에게 알리고 나서 다시 돈을 걷어서 행사를 진행 했다고 했다. 그랬더니 이 당시 선배는 한국으로 돌아 왔을 때 지갑에 2만원만 남아서 공항 버스타고 오니 돈이 하나도 없었다는 말을 들은 경우가 있다. 남의 일로만 생각했던 이런 일이 나에게도 비슷하게 일어나고 말았는데..


4년전 쯤으로 기억이 난다. 

대부분의 호텔 결제는 현지 업체에서 미리 결제를 한다. 예약부터 결제까지. 가끔 식당 같은 경우는 송금보단 직접 현장에서 결제 하는 것을 원하는 경우가 있어서 직접 적으로 결제를 하지만 호텔은 송금이 원칙이다. 이틀 전 밀라노에서 26명인 우리 팀이 방이 23개 라면서 몇 명 이냐고 호텔 측에서 전화 문의가 왔다. 26+1+1(여기서 1+1은 기사와 나를 말한다. 라고 말했더니 아니란다. 방이 23개니까 너희는 50명 가까이 된다 는 것이다. 

분명 우리팀은 그리 예약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니다 그럴리가 없다고 했다. 몇 일 전부터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우리와 거래하는 현지 사무실이 집안 싸움을 한다는 것이다. 가족 경영의 업체인데 부부가 사이가 좋지 않아서 문제가 계속 된다는 얘기가 흘러 나왔다 그런데 문제는 집안끼리 싸우면 그만인데 이 문제가 단체를 진행하는 팀 한테도 문제가 되는 것이었다. 


금전적으로 행사적으로 그랬다. 그러니까 오늘 우리는 누군가가 ‘과’ 예약을 해놓은 문제로 직원이 방 확인을 한 결과, 누군가를 곤란하게 하기 위한 가짜예약을 더해 놓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나도 그렇고 호텔 직원도 그렇고 당황을 한 것이다. 우리가 총 필요한 방 개수는 15개 하지만 예약된 방은 26개, 11개방을 누군가가 장난을 친 것이다. 


그러면서 갑자기 현지 투어를 하고 있는 모든 인솔자들과 예약담당 현지 부장님을 통해서 호텔 들어 가기전 꼭 예약상황을 재 확인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누군가가 취소를 시켰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상황을 겪고나서 현지 호텔에 통화를 헸더니 오늘은 객실 사용료가 입금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랬더니 호텔 직원이 현장 결제를 하라는 것이었다. 거의 모든 팀들이 단체 이기 때문에 식사 가격은 그리 높지 않지만 아무래도 호텔비는 식사 가격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하지만 여유가 있는 상황 이었고 그로 인해 결제 하는 부분이 어렵지 않아서 오케이 하고 말았는데(비상 상황에선 카드를 사용해도 되는 상황이므로) 예상치 않게 지출이 많이 발생하여 약간의 불안감이 엄습해 오는 그런 상황이 초래가 될 상황이 다다르게 되었다. (계산 착오로 인해서 현금 보유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 온 것이다.) 설상 가상으로 한 군데 더 결제를 요청하는 바람에 카드로 결제를 하려고 하는데 카드는 안 받겠다는 것이다. 


호텔에서 이런 식으로 나오니 현지 사무실에 호텔에 컴플레인을 하려고 하는데 너희 회사는 워낙 자주 이런 이 있었기 때문에 현금 아니면 우린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송금이 확인 되기 전 까지는 방 키를 나누어 줄 수 없다는 것이다. 가장 곤란한 상황이 되었다. 손님들은 항상 호텔에 도착하면 본능적으로 가장 먼저 올라가고 싶어하는 심리가 있다. 그러다 보니 나는 방 키를 나누어 줄 때 항상 주던 대로 주지 않고 매일매일 순서를 바꾸어서 나누어 주는 경우도 있는데 왜 나만 나중에 주냐는 그런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해결이 안되자 매니저가 당직실로 들어 오라면서 어떻게 할거냐 지금 낼거냐 그러면서 방 키를 잡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나는 지갑을 확인하게 되었고 지금 내야 할 요금이 얼마냐고 물었다. 그러자 호텔에서 가격을 제시를 했는데 지금 당장 해결 할 수 있는 금액은 가능했다. 그러면서 현지 사무실에 확인차 전화를 했더니 절대로 먼저 돈을 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아니 그럼 어떻게 하라는 거야? 지금 나보고 어쩌라고????????’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저 상태로 손님들을 기다리게 할 순 없었다. 우선 지불을 하겠다고 하고 그 자리에서 돈을 지불을 했다. 그랬더니 지갑에 남은 돈은 이제 100 유로 정도 일정은 아직도 3일이나 남아 있다. 나머지 경비를 생각하니 돈이 완전히 모자랐다. 그리고 나머지 비용등을 생각해 보니 대부분 현장에서 직접 현금으로 지불해야 하는 팁이 대부분 이었다. 가이드 기사 그리고 식당팁 과 물 값 등등…


‘아 진짜 답답하게 일들 하고 있네. 아니 결제도 제대로 안하고 뭣들 하고 있는거야 도대체’

3일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가지고 있던 돈을 거의 다 소비를 했으니 어디서라도 돈을 구해야 했다. 아니면 아는 가이드분 등을 통해서라도 빌려야 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마지막날 까지 숙박을 할 파리의 한 호텔에 도착을 하고 로비에 쉬고 있는데 한국인 팀 한 팀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아 그래 여긴 한국팀 많이 들어오는 곳이니까 친한 인솔자가 들어오면 조금만 빌리면 되겠다.’

돈을 빌리는건 죽을만큼 싫은 나지만 이번 상황은 조금 특별한 상황 이었다. 그래서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기로 했다. 한국팀은 많게는 5팀 까지도 들어오는 호텔이니 기대를 할 만했다. 그리고 정말 운이 좋다면 같은 회사 소속인 인솔자를 만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운이 좋았나? 정말 우리회사 팀이 들어오는 것이다. 


‘그래 하늘이 나를 돕는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쯤 인솔자 분이 들어 오셨다. 다행히도 구면이라 인사는 했는데 돈을 빌릴 만큼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 분은 아니다 라고 생각을 하고 다른 팀을 더 기다리기로 했다. 다른 회사에 있는 더 친한 분을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 따라 다른 팀이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어짜피 파리는 야경 관광이 있어서 늦게 들어오는 팀도 있으니 늦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어짜피 나도 12시전 에는 잠을 자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나고 두시간이 지나고 하는데 다른팀은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런ㅜ.ㅜ.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그 분 한테 부탁을 드려 볼걸 애꿎은 시간만 보내고 있었네.’

그렇게 어떻게 할까 생각을 하고 있으면서 그냥 맥주나 좀 먹고 자는 걸로 하고 영국에서 다른팀에 기대를 하는게 좋겠다 생각하고 호텔 주변에 있는 맥주집으로 향했다. 시간은 거의 12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 이었다. (유럽엔 편의점도 없고 늦게 까지 하는 식당도 없지만 이 호텔에는 바가 따로 없고 자판기에서 뽑아 먹는 시스템이라 쉽지가 않았다. 다행히도 근처에서 이민족이 하는 식당이 있어서 그쪽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었다.) 그때 였다. 아까 그분이 거기 있는 것이다. 


“어 안녕하세여? 여기 와 계시네요?”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아 네 출출해서 샌드위치좀 사려고 왔어요. 아니 아직도 안자고 뭐해요?”

“네 저도 맥주좀 사러 왔어요. 시원하게 한잔 하고 자려구요.”

“아 그러시구나. 오늘 들어 왔는데 항상 첫날은 이렇게 배가 고파서. 다행히 이런데가 없는 곳도 많은데 이 호텔은 여기가 있어서 좋아요. 여기 자주 오거든요.”

“아 그러세요? 저도 이집 좋아해요. 인도 사람이 사장 같은데 친절하고 영어 잘 안 통하는 파리에서 이 친구들 영어도 잘해서 편하구요.”

“아 그러시구나.”

“네 ,,,,근데 혹시 제가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몇번 뵌적 없는데 이런 부탁 드리기 민망하지만 아니면 좀 고생좀 할 것 같아서요.”


“갑자기 무슨?”

<계속>

작가의 이전글 <그 돈을 나보고 내라고? 최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