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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쟁이 위창균 Apr 20. 2021

<저 돈좀 빌릴수 있을까요? 2>

“그 ooo 라고 현지 업체 아시죠?”

“알죠. 나도 이번에 거기랑 하는건데..왜 무슨 일이라도 있어요?”

“집안 싸움이 난 것 같아요. 예약 가지고 장난치고 전례가 있었던지 호텔에서는 직접 현장 결제 하라고 하고.”

“전례라니 무슨 말이에요? 송금을 안 한 적이 있단 말인가요?”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가는 곳 마다 송금이 확인이 안되면 방키를 못 주겠다고 그러고 있네요.”

“아니 이런 개XX들”


욕을 아주 걸쭉하게 하는분이었다. 이런 성향인건 알고 있었지만 대비 하지 않은 상황에서 훅 치고 들어오시니 조금 당황 하긴했지만 그래도 기분만은 시원했다.


“그래서 참 부탁이라는게뭐에요? 돈 뭐 이런거에요?”

이런 일을 가끔 경험하신 듯 했다. 그러면 안 되는 거지만 여행업이 열악한 곳이 많다보니 이런일이 종종 생기곤 한다. 인솔자들이 겪는 고충 중에 가장 큰 부분이 아닌가 한다. 절대로일어나면 안되지만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돈 문제…


“네 이런 식으로 몇번현지 직불을 하다보니 제가 필요한 현금이 모자라게 되었네요. ㅠ,ㅠ”

“아니 어떻게 진행을 하길래인솔자보고 호텔비 까지 내라는거야? 진짜 이번에 한 마디 제대로 해야겠네. 이 쓰XXX들”


그렇게 그분은 계속 욕을하고 계셨고 나는 얼른 타이밍을 잡아야 했다. 돈은 꼭 빌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데 혹시 여유돈좀있으세요?”

“여유 돈이라면 얼마나?아 진짜 짜증나네요 이런 상황. 빌려주는 거야 어렵지 않지만 선생님도지금 얼마나 고민을 하다가 나에게 말을 하는건지 그렇죠?”

“네 그렇긴 한데 일정도몇일 안 남아서. 한 300유로 정도 가능할까요?”


아 이말 꺼내기가 정말죽도록 싫었다.


“그럼요 가능하죠. 근데 이 XX들 나한테도 그래봐라 절대 안 낼 테니까. 손님을 잡는 말든 협박을 하든 말든. 자 300유로 여기 있어요. 아니 이 정도면 해결 가능한거에요?”

“네 그 정도면 여유 될거같아요. 이제 이틀 남았으니까요. 그리고 한국 들어가면 꼭보내 드릴게요.”

“아니 그러지 말고 서로민망하니까 가능하면 빨리 해결 하자구요. 혹시 모바일 뱅킹 하죠?”

“아 네하죠.”

“그럼 이거 먹고 들어가서바로 송금해요. 그럼 서로 깔끔하고 좋으니.”


‘아 맞다. 이게 있었네. 왜 이생각을 못했지?”


“네 그럼 바로 송금 할께요. 선생님 이 은혜 꼭 잊지 않겠습니다.”

“은혜는 무슨 나중에 사무실서보면 밥 한 번 사요. 그래도 우리 같은 회사 동룐데 서로 도와야죠.힘내구요.”

“네 감사합니다. 마저 드시구요. 전 올라가서 송금 할게요. 계좌번호 알려 주세요.”

“자 여기. 그럼 얼른 들어가서 쉬시고 일정 마무리 잘해요.”

“네 고맙습니다.”


그렇게 방으로 돌아와선그 분께 후한 환율로 송금을 해 드리곤 맘 편하게 잠이 들었다. 남은 일정은 순조롭게 마무리 되었고한국으로 돌아와선 다음팀을 위해 사무실로 갔는데 뜻 밖의 얘기가 들려왔다.


“거기 로마 그 업체 있잖아. 결국엔 망했어. 그렇게 돌려 막기 하더니”

“아 그래요? 결국은 그렇게 됐군요. 젠장. 다른사람들 피해나 안 봤는지 모르겠네요.”

“왜 개고생들 했지. 마지막 팀이 아마 ooo 였지? 인원이제일 커서 맘 고생도 엄청 했나봐.”


그 분이었다. 나에게 흔쾌히 돈을 빌려주신. 절대로 자기돈 쓰지 않겠다던 그 분은마지막 팀이라 더 고생 한 것 같았다. 금액이 너무 커서 어쩔줄 모르시고 겹치는 팀도 없어서 사정 사정해서본인 카드로 어떻게 해결하면서 고군 분투 하셨다던데..그러다보니 파리에서 나를 만났을 당시 베풀어준친절이 더 고마웠다.


‘절대로 안 내신 다더니 본인 카드까지 쓰셨구나. ㅠ.ㅠ 얼른 어디서든 송금을 받으셔야할텐데…’

갑자기 그 분의 걸죽한 욕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 이 개XX들아 얼른 내 돈 내놔~~~~’






<그 분에게는 목마를 때 마실 수 있는한 잔의 샘 같은 곳 이었 겠지만 나에게는 여행의 마무리를 잘 하느냐 못 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그런 피자 집이었다.>


여행쟁이의 팁 : 이번 일은 여행 업에서 종사하는 나와 같은 사람에게 일어난 일이지만 여행객 들 사이에서도 현지에서 생길 수있는 일이다. 가령 현지에서 우리 생활 하는 것처럼 현금 지급기에서 쉽게 돈을 뽑을 수 있을 거라고생각하고 충분히 가져 오지 않으시는 경우가 있는데 단체 관광 특성상 그런 곳을 일부러 찾아갈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물론 파리나 로마 같은 대도시는 많이 볼 수 있겠지만 스위스나 슬로베니아 산골을 가다 보면 주변에 아무것도없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민망하게 이번 나처럼 누군가에게 의지를 하지 않으려면 여행 가기 전 사전확인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담당 인솔자나 담담 자에게 충분한 액수가 얼마인지정확히 물어 보고 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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