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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쟁이 위창균 Apr 27. 2021

<아 왜 우리만 구석이에요?>



유럽에는 참 오래된 호텔이많다. 정말 너무나도 많고 정말 오래 되기도 했다. 우리가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버드와이져 그 맥주가 체코에서 탄생 했다는 것을 아는 분은 그리 많지 않을텐데.. 그 고장 체스키 부데요비체에에서 있던 일이다.


(버드와이저라는 이름은 체코 보헤미안 지방 체스케부데요비체(Ceské Budejovice)의 독일식 지명인 부트바이스(Budweis)에서 유래한 것으로 ‘부트바이스에서 온(From Budweis)’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참고


그 동네에는 정말 오래된 호텔이 중앙 광장에 위치하고 있는데…Hotel Zvon.. 

거의 500년 이상된 이 건물은 유럽의 대부분의 나라가 그렇듯이 건축법에 의해서 밖에 외관은 손을 댈 수가 없어서 내부만 레노베이션을 여러 차례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호텔 내부의 구조가 독특하게 되어 있었다. 이날의 마지막 일정은 호텔 식당에서 저녁을 먼저 하고 객실로 이동을 하기로 했는데 위치도 좋고 역사도 깊고 여러모로 기분이 좋은 곳이 지만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말이다.


우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지 않았는가. 체스키 부데요비체도 식후경이었다. 그래서 쉽지는 않겠지만 현지식으로 셋팅되어 있는 현지식 식사를 안내하고 서빙이 차례 차례 되는 시간을 이용해서 나는 먼저 방을 확인하기로 했다. 처음 가 보는 호텔에서 의례 있는 절차중 하나였다. 하지만 너무 오래 되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겼는데..


그 순간 ‘의원님 주무실텐데’와 관련된 국회의원 팀 베니스 호텔이 생각이 났다. 가장 비싼 베니스 본섬에 있는 호텔이었는데 호텔 시설은 가장 최악이었던 그 호텔. 그 호텔도 500년 이상이 된 베니스의 역사와 함께하는 호텔 이었다.


그런데 이 호텔도 거의 역사가 비슷하니 맘에 준비를 했어야 했나? 하지만 이번 호텔 시설은 그 호텔 보다는 월등히 좋았다. 그리고 이탈리아 호텔이 다른 지역보다 호텔이 안 좋은 게 사실이다. 이탈리아에는 워낙 유명한 역사 유적지가 많아서 보존된 곳이 많다 보니 그렇기도 했다. 하지만 이 호텔은 조금 다른 느낌 이었는데..


우선 방 키를 보여 달라고 했다. 크게 문제는 없어 보이는 방 키. 그런데 유럽의 호텔 방 키는 일관적이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일관적이지 않다는 말은 어떤 방은 열쇠 키(정말로 열쇠가 달린 그런 키가 있는 방)이 있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호텔 하면 생각하는 카드 키가 있었다. 그러니까 어떤 방은 열쇠 키이고 어떤 방은 카드 키 인 것이다. 그래서 방 키를 받아서 항상 하던 대로 루밍 리스트에 순서대로 적으려고 하는데 직원이 방 키를 오른 쪽하고 왼쪽으로 구분을 한다. 


‘아니 지금 뭐하는 거지?’


그래서 다시 하던 대로 방 키를 순서대로 번호대로 일렬로 맞추었다. 그래서 다시 적어 넣으려고 하는데 호텔 직원이 이 호텔에 와 본적이 있느냐고 묻는다. 그래서 처음이라고 말했더니 주의 깊게 잘 보라는 것이다. 그러더니 다시 키를 오른쪽과 왼쪽으로 구분을 하는 것이었다.


‘아니 자꾸 헤깔리게 왜 이러는거야 가만히좀 놔두지. 슬슬 짜증이 나려고 하네’


그러고 나서는 호텔 직원의 안내를 유심히 듣고 있는데 이 호텔은 지금 나누어 놓은 대로 왼쪽에 있는 방은 왼쪽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고 오른쪽에 있는 방은 오른쪽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 다는 것이다.


'아하 그런 이유가 있었구나'


건물이 오래되고 자체적으로 레노베이션을 하다 보니 번호는 일렬 일 수 있으나 방 위치는 서로 다른 것이다. 그러니까 중앙을 기준으로 방이 연결이 안 되는 것이다. 참 이런 구조는 또 처음 이었다. 

그래서 방 번호를 적으면서 오른쪽 방은 ‘오’라고 적어놓고 왼쪽 방은’왼’이라고 적어놓았다. 안내할 시 혼동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는 호텔 직원한테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런데 아무래도 불안해서 방을 한 번 둘러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른쪽에 있는 방 하나를 찾아 가는데 

‘참 별의별 구조가 다 있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인 즉슨..


방을 찾아 간다고 찾아 가는데 갑자기 문이 나오고 문도 일반 문이 아닌 호텔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도록 문 밖에 있는 구멍에 카드를 집어 넣은 후 초록색 불이 들어오면 그 문을 열고 들어 가야 하는 것이다. 그럼 방이 나오는게 아니라 연결 통로가 계속 나오는데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건 가다 보면 한 칸의 계단 같은 것이 나온다. 그 계단을 지나가서 가다 보면 방이 나오는 정말 우리 상식으로는 이해 할 수가 없는 구조의 호텔 인 것이다. 


방 내부와 로비 그리고 식당, 자리하고 있는 위치 까지 나무 랄데가 없는 곳인데 아무래도 500년이 넘은 호텔 이다 보니 방 구조가 정말 특이 한 것이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 번 와서 확인을 해 봤으니 망정이지 손님들 그냥 키만 드리고 올라가시라고 했다간 난리 아닌 난리가 날 뻔 했네’


이렇게 생각하고는 다시 한 번 방 번호가 적힌 리스트를 정리해서 나누어줄 키와 함께 같이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손님들의 식사가 끝나고 방 키를 나누어 드리기 시작했다. 

이 호텔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인 엘리베이터를 정확히 타는 법을 알려 드리고자 오른쪽에 있는 방을 먼저 나누어 드리고는 왼쪽에 있는 방을 나누어 드렸다. 방의 위치보다는 사실 위에서 언급 한 것처럼 엘리베이터의 위치였다. 가끔 손님들이 현지 상황을 이해를 못하고 


‘왜 엘리베이터 위치가 다른 거야? 호텔이 이상 한 것 아니야?’ 라고 오해를 할 수 있어서 이 호텔의 연혁을 대략 애기를 해드렸고 다행히도 이 호텔의 입구에는 발판에 지어진 년도가 적혀있었다. 물론 첫날에도 유럽의 역사와 전통과 문화를 말씀 해 드렸지만 그래도 본인이 이해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우리 관광객들은 무조건 한국과 비교를 하기 때문에 항상 언급을 해야했다.


그렇게 방 키를 모두 나누어 주고는 방을 하나하나 확인을 하러 다니기 시작했다

크게 문제 없는 방들을 확인을 끝내고 중간에 있을 수 있는 변수들(방 키를 넣어야 하는 상황이나 작은 계단)도 설명을 끝낸 상황이라 크게 문제가 없었다. 그렇게 방 확인이 거의 끝나갈 무렵 한 방을 노크하며 들어 갔는데 갑자기 한 분이 화를 버럭 내신다.


“가이드님 우리 무서워서 어떻게 자요? 왜 우리 방만 떨어져 있는거야? 아니 우리를 이렇게 구석에다 쳐박아 놔야 했어요? 우리가 뭐 맘에 안 들게 한게 있나? 아 몰라 몰라 나 무서워서 잠 못자 가이드님이 책임져요. 가뜩이나 방도 그렇고 복도도 그렇고 여긴 불도 거의 없던데 우리 구석에 넣어 버리면 어떻게 자냐고? 잠을?”


정신을 차릴수 없을 정도로 그 분은 나에게 쏘아 붙이기 시작했다. 정말 생각지 못한 변수였다. 

' 아 스트레스 받아 정말' ㅠ.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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