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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쟁이 위창균 May 04. 2021

<생각지도 못한 변수 국경 3-1>

<4시간째 여기서 뭐하는 거에요?>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서의 소주 압수, 캄보디아와 태국 국경에서의 비자발급 및 국경 이동, 영국과 프랑스의 국경 통과시 엄청난 검사와 함께 올려야 하는 모든 짐, 싱가폴에서 말레이시아 이동시 무난한 국경 통과 하지만 반대로 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폴로 갈 시에 하는 정밀 국경검사(싱가폴은 말레이시아와 법이 다르기 때문에 말레이시아로 입국시에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싱가폴로 다시 들어오는 경우에는 담배나 술 규제가 엄격하기 때문에 거짓 진술을 했다가 적발시에 엄청난 벌금을 물게 된다.) 


하지만 위에 나열한 경우는 구 유고슬라비아 국경 통과 시간에 비하면 약과에 불과하다. 물론 구 유고슬라비아 국가들만 그런 것이 아니고 주변에 걸쳐 있는 비 쉥겐 조약 국가들간에도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대표적인 나라로는 크로아티아가 있다.) 


나와 동료들이 걱정하는 가장 큰 문제중의 하나는 예상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 대표적인 것을 들자면 기사들의 불평 불만을 들 수가 있다. 아무리 우리 인솔자들이 일반인들 보다는 자주 다닌다고 하지만 그래도 유럽 기사들이 제일 많이 경험을 할 것이다. 그래서 나도 처음 가는 지역은 기사들에게 많이 의지를 하곤 한다. 가끔 기사도 처음이고 나도 처음이어서 혹은 나는 가 보았지만 기억이 나지 않아서 낭패를 겪기도 하고, 그래도 기사가 인솔자들 보다 많은 경험을 하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기사들의 대답은 항상 한 결 같지만 나도 모르게 국경에만 다다르면 얼마나 걸릴 것 같으냐며 바보 같은 질문을 하곤 하는데…


요 몇일부터 기사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기 시작 했다.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 사이에 골치의 땅 네움. (보스니아에게도 바다를 내 주어야 한다는 요제프 티토의 명에 의해서 관광객들 에게는 불편한 여권 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하는 경우도 있고 안 하는 경우도 있고)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몇 일 전부터 네움 국경이 강화가 되어 다른 지역과 마찬 가지로 정상적인 국경 검사를 한 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누구는 한 시간이 걸렸네 누구는 두시간이 걸렸네 등등. 계속 나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기사들은 기사들 나름대로 인솔자들은 인솔자들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크로아티아에서 두브로브닉으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던 네움이 아닌 보스니아 산 길. 세르비아가 크로아티아를 침공 하기 위해서 넘어 왔던 그 길을 통해서 두브로브닉으로 가는 길을 찾기 시작했다. 트레비니에 라는 지역을 통과하여 가는 길. 대부분의 소문이 30분 내외로 통과를 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기사들이 잘 모르는 길이기 때문에 버스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국경에 따라서는 큰 국경도 있고 작은 국경도 있지만 어짜피 작은 차량과 버스가 지나가는 길은 다르기 때문에 버스만 없으면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 길을 가기 위한 방향으로 길을 돌려 달리기 시작했고 아침 6시 30분에 출발을 했으니 2시간반 정도 시간이 지나 국경에 다다르게 되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생각하고 있을 쯤 앞으로 살짝 고개를 돌려 보니 버스가 1대 보인다. 


‘아싸 성공이다’


저 차가 30분이 걸린다고 해도 9시반 게다가 우리 차도 30분 생각을 하면 10시 10시 반 쯤엔 시내에 도착할 수 있다. 혹시 몰라서 손님들께는 화장실에 언제 갈지 모르니 호텔 출발 전 화장실에 꼭 다녀 오시라 신신 당부를 한 상태이다. 

여기서 잠깐, 일반적으로 국경에 화장실이 있지 않나 생각을 하겠지만 (물론 직원이나 현지 법무부 사람들이 이용하는 화장실은 있을 것이다.하지만 본적이 없다.)


보통 국경을 통과해야 갈 수 있는 화장실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정말로 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기사들이 답이 없다고 말한 만큼 국경 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답은 항상 없는 것이다. 우리가 모든 국경을 다 알기 전까지 말이다. 


여기서 이제 갑자기 바빠졌다. 모든 시간을 바꾸어야 했기 때문이다. 점심 시간과 로컬 가이드 미팅, 관광 스케줄, 관광을 하기 위한 작은 벤을 예약한 시간까지 갑자기 정신이 없어졌다. 얼른 시간을 조정하지 않으면 우리 팀 뿐만이 아니라 벤을 이용하는 모든 팀이 꼬이기 때문이다.

식당에 전화를 하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고 벤 시간을 조정해야 한다. 담당하는 직원과 연락을 하다보니 아직 국경 통과 전이면 국경 통과 후 다시 얘기 하자는 얘기가 나왔다. 

그래 현명한 결정 이었다. 우리 눈앞에서 얼마나 또 많은 시간이 걸릴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선 국경 통과를 기다리기로 했다. 작은 국경이지만 그 만큼 차가 많지 않고 우리 앞에 있는 버스 한대. 다시보니 그리스 버스였다. 


‘문제는 없겠네. EU가입 차량이고 보스니아 통과 후 크로아티아 진입이니 그리스와 두나라와의 문제를 따져 봤을 때 크게 문제가 될 만한 소지가 없는 듯 했다. 가끔 역사적으로 문제 있는 나라이거나 후진국의 차량이 들어오면 검사를 아주 치밀하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다 보면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작은 국경이어서 인지 승용차와 버스 라인이 따로 있지가 않고 승용차 라인 하나를 이용해서 버스 검사가 시작 되었다. 


여권을 다 걷어간다. 우리도 보이지 않게 슬슬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방심하기엔 이르다. 여권을 걷어 놓으면 어떤 때는 다시 여권을 각자 가지고 있으라고 하고 각자 가지고 있으면 걷어 오라고 하니 알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기사들이 항상 똑같이 대답하는 것이다. 이렇게


I don’t know


그렇게 앞 버스의 검사가 시작이 되었고 기분 좋게 기다리고 있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린다. 30분은 훌쩍 시간이 흘렀고 어느덧 시간은 한 시간을 향해 가고 있다. 이러면 이제 초조해 지기 시작한다. 여기서 얼마나 더 걸린 것인가? 이 상태에서 끝날 것인가 아니면 더 시간이 지체 될 것인가? 그렇게 시간은 하염없이 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지나가려고 하고 있었다. 그 때 올 것이 오고 말았다. 화장실을 가고 싶은 분이 생기고 만 것이다. 하긴 그렇다. 아침에 출발을 해서 이제 거의 4시간이 다 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니 방광에서 신호가 오는 것이 당연 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갈 때가 없다. ~~~~~~


처음 오는 국경이고 엄하기로 유명한 보스니아 사람들의 국경이기 때문에 이곳 저곳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화장실은 보이지 않았고 이 곳은 나도 처음 오는 곳이라 아는 곳도 없었다. 그래서 기사에게 물었더니 기사가 아무래도 없는 것 같으니 버스 안에 화장실을 쓰라는 것이다. 그렇다. 유럽 버스에는 화장실이 있다. 아니 호주 에서도 버스에 화장실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기사가 버스를 쓰란다. 갑자기? 진짜? 버스내 화장실을?


절대로 기사들이 열어 줄리 없는 화장실 버스를 이번 기사는 사용 하란다. 장거리 이동시 그리고 국경 통과시 이용하려고 만든 것이긴 하다. 하지만 버스에는 충분한 수도 시설이 없고 뒷 자리에 냄새가 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100명중의 99명 아니 100명 중 100명의 기사들은 화장실을 쓰지 못하게 한다. 그런데 예외 상황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나도 정말이지 마음이 편해진다. 가장 급한 상황을 해결 했으니 이제 국경 통과만 빨리 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모두 화장실을 사용하고 어느 정도 급한 불을 끄고 났는데 문제는 앞에 있는 차 검사가 끝나지를 않는다. 


‘아니 무슨일이 있는거지?


그렇게 초조하게 계속 기다리는 시간이 지속 되었고 아침 7시에 출발을 해서 이제 거의 10시반이 넘어가고 있으니 3간은 족히 넘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또 흘러서 어느덧 4시간.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있는데 그때 였다. 갑자기 딸과 함께 오신 여자 분 한 분이 갑자기 소리를 지른다.


“아니 도대체 4시간 동안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에요???????? 가지도 않고 움직이지도 않고,,?

도대체 여기서 뭘 하고 있느냔 말이에요?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한 일이 뭐에요? 여기서 계속 기다리고 만 있고, 가긴 가는 거에요?” 

참다 참다 한 분이 폭발 하고 말았다. ㅠ,,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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