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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쟁이 위창균 May 11. 2021

<모르는게 약>

                                             

영화 ‘써니’가 한 동안 인기였다. 지금 50대 아주머니 들의 갬성이라고 하나? 요즘엔? 갬성을 건드린 이 영화는 옛 생각이 나게 했고 이에 더불어 응8 이라던지 응4 라던지 이런 드라마도 함께 유행을 하게 되었다. 써니에 보면 진희경 아역을 맡았던 강소라씨가 친구랑 통화를 하면서 이런 대화를 나눈다.

“미래에는 전화기로 사진도 찍고 전화기로 문서를 보내기도 할거야.”

그랬더니 옆에 있는 친구가 이렇게 말한다.

“왜? 물도 사먹는다고 하지?”


그렇다. 지금 우린 물도 사먹고 있다. 미래에는 정말이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다.

요즘 자주 걷다보니 주변에 있는 안양천 부근에 많은 어류들과 자라, 심지어는 오리와 이름 모를 조류들의 모습들을 볼 수가 있는데..환경이 많이 좋아지긴 했나 보다. 하지만 80년대만 해도 공장에서 나오는 아주 안 좋은 폐수 들로 인해서 정말 더러운 물이었다. 하지만 요즘 이런 생명체를 보게 되면 환경 회복을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만큼 사람에겐 환경이 중요하다고 느끼면서 투어를 하고 다니는데..

인솔자 초반 시절 중국 투어를 할 때는 손님들이 제일 많이 하는 질문이 있었다.

“왜 이렇게 하늘이 뿌옇죠?”

지금 코로나로 인해서 사람들이 잘 안 돌아다니고 중국의 공장들이 가동을 안 하게 되니 하늘이 맑아지고 생명체들이 찾아 왔다는 뉴스들이 종종 들리곤 한다.


인간이 이렇게 환경을 망치고 욕심에 의해서 무 분별한 개발이 이루어 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중국의 하늘은 쾌청한 날이 별로 없고 항상 뿌연 날이 계속 되었던 것이다. 지금은 맑아 졌다고는 하지만 금방 또 뿌얘 지는 건 시간 문제가 아닌가 싶다.

이탈리아의 유명 관광지인 베네치아도 코로나 이후 생명체들이 많이 찾아 왔다고 하는 뉴스를 보면 그 중의 반가운 부분이 아닌가 한다. 비록 나는 이 사태 때문에 일을 못하긴 하지만..


환경을 잘 생각 못하는 경우에 생기는 에피소드도 많다. 유럽은 물을 사먹는 문화. 이걸로 인해서 많은 사건 사고가 일어나긴 하는데…

이젠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서유럽 이나 동유럽 북유럽 지중해 아프리카 남미 까지 한식당이 없는 곳이 없다. 그러다 보니 투어중에는 그 지역에 있는걸 생각 못하고 마치 한국에서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도 가끔 생기곤 한다.


노르웨이 오슬로의 어느 한 식당 이었다. 한국처럼 맛깔 스럽게 차려지긴 쉽지 않지만 그래도 고추장과 고추가루로 인해서 양념이 되어진 김치와 반가운 찌개가 나오면 빵과 고기 중심의 음식에서 잠깐 이나마 탈출 할 수 있다는 것에 반가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리와 다른 부분이 있다보니 당황하거나 황당한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데..

잘 차려진 밥과 반찬을 함께 하다보니 다른 어느 지역의 음식보다 한식은 물을 많이 찾게 된다. 그리고 돈을 지불하게 되니 눈치 싸움이 되는 것도 다 반사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한 식당은 다행히도 물값을 받지 않는다. 이 얼마나 다행인가..


그래서 음식도 편안하게 밥도 편안하게 하지만 식사는 15분을 넘기지 않는다. 정말 희한하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15분을 넘기지 않는다. 거의 15분이 지나면 대부분의 손님들이 식사를 끝내고 이제 일어날 준비를 하는게 사실이다. 비빔밥을 먹게 되면 더 빠르게 끝이 난다.

식사가 끝나고 아쉬웠던지 아니면 무료 물을 만나서 그런지 반가움에 문 가까이 있는 테이블에서 요청이 들어 온다.


“사장님 여기 물좀 더 주시 겠어요?”

“아 네 잠깐만요.~~”

하고는 사장님은 물 통을 들고 들어 가셨고 이내 물을 좀더 담아 오셨다.

그런데 그걸 지켜 보던 테이블의 일행이 물을 더 마시려는 그 분을 보더니 갑자기 한 마디 한다.

“먹지마”

“왜?”

“하여튼 먹지마”(이 상황은 나중에 손님들이 식사를 마치고 직접 해주신 얘기다.)

“아니 물을 달라고 해서 가지고 오셨는데 왜 못먹게 하는거야?’

“아니 한 마디 해야 겠어. 여기 사장님 되게 별로네. 어찌 그럴 수 있지?”

그러고는 잠시의 시간이 흘렀다. 그 분이 작정을 하셨는지 한 마디 하신다.

“사장님 너무 하시는거 아닌가요? 그렇게 우리가 맘에 안 드셨나요? 물 더 달라고 한 게 그렇게 맘에 안 드신 건가요?”

“아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사장님도 당황 하셨는지 아니 황당 하셨는지 대답을 하신다.

“물 더달라고 한게 그렇게 맘에 안 드셨는지 이해가 가지 않네요. 어떻게 그렇다고 물을 화장실에서 떠다가 주실 수 있나요?”

“네? 아 물 떠온거요? 그것 가지고 그러신 거에요? 첨에 드신 물도 그 물인데?”

“네? 우리가 이미 먹은 물도 화장실 물이라구요?”

“네..저희도 그거 마셔요. 지금 투어 중간정도 지나지 않으셨나요? 북유럽 국가는 대부분 화장실물 다 먹는데 모르셨구나. 박물관, 도서관, 어디든 화장실 물 다 먹어요.”


노르웨이는 물을 먹을 수 있다. 박물관이나 화장실이나 호텔 객실 내에도 화장실 물을 먹을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그러니 사장님 으로서는 당연한 행동 이었고 손님 입장에서는 당황한 상황 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가끔 인솔자들이 기사의 수입을 위해서 기사한테 물을 사달라고 말을 한다.(서유럽이나 동유럽은 당연히 호텔내 물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기사님이 사가지고 다니는 물을 사서 드시라고 권유를 한다.)   

<너무나도 아름 다운 자연 환경을 가진 노르웨이 그러다 보니 어디를 가건 물을 마실 수 있다. 유럽에는 석회수가 많아서 물을 다 사먹으라는 얘기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많이 존재 한다.>


북유럽은 호텔 화장실내 물을 마시기도 하지만 수입이 적은 기사를 위한 기사님의 영업 비밀이기도 하다.(그리고 운전을 너무 많이 하기 때문에 물을 팔아주면 기사가 좋아하고 심지어 기사들이 먼저 부탁을 하기도 한다.) 호텔내의 물을 먹을 수 있다는 건. 물론 가끔 오해를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어떤 사람은 당황 스럽게도 기사가 물을 팔아서 생기는 수입이 인솔자들도 함께 하는 수입의 일부분 인줄 오해 하는 사람도 가끔 아주 가끔 있다. 1병에 2유로 하는 물을 팔아서 얼마를 나눈다고 그러는지. 참으로 황당한 사람들도 많다.)


그렇게 오해 아닌 오해로 인해서 서로간 얼굴을 붉힐 수 있는 상황이 생길 뻔 했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게 화장실애서 대놓고 물을 떠다가 주시는 경우는 거의 없다. 미리 물을 떠 놓을지는 몰라도….그래도 우리가 노르웨이 에서 먹는 물은 화장실 물과 같은 종류의 물이다.


여행쟁이의 팁 : 유럽 여행에서의 물 구입은 필수이다. 물론 지역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유럽을 여행을 하면 물갑으로 하루에 1인당 1내지 2유로 정도 생각하면 차라리 맘이 편하다. 가끔 물 갈이를 한다 면서 한국의 물을 엄청 싸 오는 경우가 있는데 (필자의 후배는 손님이 정수기 물통 20L을 가방에 넣어 가지고 온 경우도 있다고 공항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경우가 있었다.) 정말 심하지 않은 경우면 그냥 그 나라 물을 드시라고 추천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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