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가 안된다구요?>

(24키로보다 더 멀게 느껴진 식당)

충전을 하러 분위기 있는 카페로 들어갔다. 평일 제주도에 카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유명한 카페가 아니라서 더 그런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나처럼 발로 지나가다 들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테니까.

시간은 완충이 되면 나가기로 결정을 하고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충전하면서 전화기를 보면 시간도 지체가 많이 될텐니..8키로 정도 남은 나의 숙소.



충전을 하면서 바라본 유리창 밖 풍경


2시간 반이면 족히 도착할 시간이다. 충전이 끝나는 데로 바로 출발을 했다. 언제 부턴가 길이 복잡해 지면서 자꾸 지도를 찾아봐야 했다. 언덕을 오르기도 하고 좁은 시골길로 들어시기도 하고 지금까지 걸어 왔던 길과는 다른 길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어느 지점 부터는 지도도 잘 안잡힌다. 대한민국에서 이게 가능한걸까? 제주도라서 그런걸까?


걸음을 멈추고 지도를 자세히 살펴봤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앱을 바꾸어 가면서 지도를 찾는데도 내 위치가 정확히 나오지 않았다. 주변에 물어보려고 했더니 시골 한적한 길에는 사람도 없다. 위치를 전으로 다시 설정하고 다시 길을 파악한다. 나침반을 보듯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하고 거리를 잡는다.


'그래 저쪽으로 가면 되겠다. 2키로 정도 남았으니 이제 거의 다 왔다. 힘내고 가보자'


길을 헤메다가 우연히 본 메뚜기 정말 오랜만에 본다.


그렇게 다짐을 하고는 가는데 자꾸 이상한 길만 계속 나온다. 밭이 엄청 보이고 여기에 숙소가 있긴 한걸까? 하면서 계속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전화를 해서 픽업을 해달라고 할수도 없고 사실은 내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설명을 할수도 없는 상황이다.



제주는 올레길 말고도 순례길이 있었다. 나는 그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


아까처럼 방향만 잡고 계속 걷기를 시작했다. 이제 500미터 안으로 들어온 나의 숙소.. 근데 주변은 온통 밭이고 자꾸 의심이 든다. 내가 잘 온건지 숙소를 제대로 잡은건지 말이다. 아무튼 줄어드는 거리를 따라 걷고 있는데 지도가 목적지를 안내할쯤 건물 하나가 들어왔다.


'4층짜리 건물 이게 맞나? 이건 카페 같은데?'



나의 이번 여행과 컨셉이 딱 맞는 이름의 게스트 하우스 '콤포스텔라 별들의 들판' 입구 안내판에 식사 메뉴가 써 있었지만 이날은 수요일 바가 쉬는날이었다.


분명 예약을 하면서 숙소 사진을 봤을텐데 걷느라 정신이 없었나보다.


그렇게 공항을 떠난지 7시간 반만에 24키로를 걸어 숙소에 도착한 순간이었다. 시간은 오후 5시30분쯤.


호스트에게 전화를 드렸다.

"위창균 도착했습니다. 1층에 있는데요."

"네 위창균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이고 반갑습니다. 정말로 공항에서 걸어 오신거에요?"

"네 걸어왔습니다. 그냥 쉬엄쉬업 쉬면서 왔어요."

"몇시에 출발 하셨는데요.?"

"10시쯤인것 같아요 비행기 내리자마자 바로 출발 했으니까요."

"와우 대단하시다. 걸어서 오는 분은 처음 봤어요. 자전거는 봤어도. 아무튼 고생하셨구요. 방안내 도와 드릴께요."


그렇게 방 안내를 받고는 저녁식사에 관해서 문의를 드렸다. 주변에 보니 편의점도 안 보이고 1층에 카페가 있는것 같은데 피자등등 메뉴가 있는듯 했다. 그런데 청천벽력 같은 대답을 해 주신다.

"우리가 간단히 바를 운영하는데 수요일은 안하거든요. 아이고 이를 어쩌지 오늘이 딱 수요일이네요."

"그럼 여기서 식사가 안된다구요?"

그랬다 식사가 안되는 수요일 오늘은 바로내가 출발한 2021년 9월1일 정확히 수요일이었다.


저녁 식사를 할수 있는 곳을 찾아야 했다. 24키로를 라면 하나 먹고 걸었으니 꼭 찾아야 했다. 남자 대표님 께서는 앞으로 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좌회전해서 앞으로 쭈~~~~~~~~~욱(조금 길게 얘기 하셨는데 왜 길게 얘기 하셨는지는 식당을 찾아가면서 알게 되었다. ) 가면 식당이 나온다고 했다. 앞에 자전거가 있으니 자전거를 타고 가도 된다고 하셨다. 하지만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번 여행의 컨셉은 걷기이다. 절대로 자전거를 타선 안된다.


그렇게 준비를 하고 식당을 찾으러 걷기 시작했다.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후앞으로 쭈~~~~~~~~욱 그 분이 말씀해 주신데로 가는데 식당이 안 나온다.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 이미 24키로를 걸었는데 숙소에 도착하면 안 걸어도 될줄 알았는데 나는 숙소를 나와서 또 이렇게 걷고 있었다.


이미 15분 이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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