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M Coffee House
서비스
YM Coffee House의 큐레이션은 섬세하다. 어렵고 복잡한 용어로 적힌 원두 테이스트를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한다. 과한 설명은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YM Coffee House의 바리스타들은 적정선을 잘 지킨다 (실제 조용민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메뉴를 내어줄 때 커피가 연하거나 진하면 말해달라는 멘트로 고객을 세심하게 배려한다. 실제로 커피를 절반 정도 마셨을 때 바리스타가 먼저 다가와 농도와 맛을 신경 써주었다.
방문한 시간대에 손님은 약 20명 정도로 적지 않은 수였지만,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섬세함이 놀라웠다. 물 한 잔을 줄 때도 정수와 냉수 중 선호하는 종류를 물어보고 물 잔에서 냄새가 나는지 확인한 후 내어준다. 드립 커피 전문 매장이고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바쁜 주말이었기 때문에 메뉴가 나오는 시간이 길어지긴 했지만, 진열된 굿즈, 원두 샘플, 인테리어 등을 경험할 수 있어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의 말소리가 커져갈 즈음, 재즈에서 펑키로 음악을 바꾸면서 매장의 텐션을 조절하는 센스도 훌륭했다.
YM Coffee House에서는 바리스타와 고객이 테이블을 공유한다. 카페 중앙에 놓인 널찍한 테이블은 바리스타에게는 주방이고, 고객에게는 휴식의 장이다. 하나의 공간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고객과의 소통이라는 가치관을 공간으로 확장하며, 바리스타들이 고객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고객들은 음료 제조 과정을 눈앞에서 경험할 수 있어 믿고 마실 수 있다.
YM Coffee House의 바리스타들은 각자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는 듯하다. 침착하고 차분하며 항상 편안한 미소로 고객을 응대한다. 소통을 중심으로 구성된 공간과 바리스타들의 고객 친화적 태도는 카페에 무한한 신뢰를 가지게 한다. 사람들의 미각이 발달한 요즘은 맛없는 커피를 찾기가 힘들다. 어디서든 평균 이상의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비슷한 맛 사이, 작은 차이를 만드는 건 결국 바리스타의 온도다. 코로나 팬데믹이 잦아든 후, 오프라인 응대의 중요도가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직원의 서비스는 커피 맛 못지않게 카페 운영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물 잔의 냄새까지 체크하는 이들의 섬세함은 경쟁력을 넘어 고유의 특색으로 기억될 것이다.
맛
코스타리카 라스 라하스 펠라 네그라 Iced, 모카 비엔나 Hot, 크림 브륄레
베리 종류의 산미를 가진 원두를 문의했고 에티오피아와 코스타리카를 추천받았다. 둘 중 산미 끝에 고소한 초콜릿 향미가 느껴지는 코스타리카 원두를 선택했다. 농도는 보통. 첫맛의 질감은 무겁고 진했다. 그만큼 향미가 더 잘 느껴졌고, 얼음이 들어있어 조금씩 연해지는 걸 고려해 농도 조절을 요청하진 않았다. 초반에는 베리보다 시트러스의 강한 산미가 혀 끝을 자극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맛의 균형이 잡히면서 산미는 옅어졌고, 견과류와 초콜릿의 고소한 향미는 짙어졌다.
커피 전문가는 아니지만, 여러 카페를 방문해 본 경험상 원두 향미에 대한 큐레이션이 실제 미각으로 전달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YM Coffee House는 섬세한 브루잉을 통해 큐레이션을 실제 맛으로 구현해 낸다. 코스타리카 원두와 크림 브륄레의 조합 또한 환상적이었다. 무엇보다 크림 브륄레의 맛이 상당하다. 설탕 코팅이 두꺼우면 이에 달라붙거나 단 맛이 과할 수 있는데, 적절한 두께로 만들어져 산뜻한 감미를 느낄 수 있었다. 크림 브륄레의 단 맛 덕분에 커피의 복합적인 맛이 차례로 느껴졌다.
커피 한 잔도 어렵게 비우는 편인데, 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다 마셨다. 따뜻한 시그니처 음료도 궁금해 모카비엔나를 시켰고 아이스와 달리 빈티지한 잔에 담겨 나왔다. 따뜻한 커피, 비엔나 크림, 코코아가루가 층을 이뤄 개별 재료의 향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입에 가득 찬 달콤함 탓인지, 모카 비엔나는 꽤 텁텁하게 느껴졌다. 추운 날씨에 달달한 커피가 끌린다면 모카 비엔나 또한 좋은 선택이 될 듯하다.
YM Coffee Project
온라인 브랜딩
카페가 소셜 미디어 활용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크게 두 가지다. 매력적인 게시물을 통한 온라인 고객의 오프라인 확장, 현실에서는 경험하지 못할 무형적 활동 기록과 홍보. 두 효과를 기준으로 YM Coffee Project의 인스타그램에서 주목할 점은 세 가지다.
첫째, YM은 브랜드 이름 아래 진행 중인 사회 활동을 인스타그램을 매개로 견고하게 기록하고 있다. 바리스타의 인터뷰, 자선 바자회, 교육프로그램, 연간 기념 프로젝트 등의 소식을 알리는 #YM_PROJECT, 가벼운 이야기나 영업시간 공지를 편지처럼 전하는 #YM_LETTER, 음악 치료사와 함께하는 쉼 프로젝트 #YM_TERAPHY 같은 해시태그로 게시물의 카테고리를 설정한다. YM의 계정을 처음 접한 고객은 해당 해시태그를 통해 YM이 진행했거나 새롭게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이야기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YM의 일상과 사회적 면모를 동시에 담은 게시물들은 YM이 고객 친화적이면서도 따뜻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형성한다.
둘째, YM의 감도를 옮겨 담은 사진의 퀄리티가 상당하다. 이미지 기반 채널인 인스타그램에서 시각을 다루는 능력은 입지를 넓히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커피 맛은 오프라인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방문하고 싶은 비주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YM은 빛과 공간이 어우러져 만드는 극적인 광경을 일정한 톤으로 포착하여 꾸준히 업로드한다. 사진에는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의 뒷모습,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스피커, 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 소소한 소품 등이 담겨 YM만의 결을 형성한다. ‘예쁘면서도 따뜻한 감성의 카페’를 찾는 이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유혹은 없을 듯하다. 고객에게 다양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브랜드의 마음이 전해진다.
셋째, 대표를 포함한 직원들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과거 직접 방문해야 마주할 수 있던 직원들을 온라인상에 노출시킬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친근함이다. 직원에게 느끼는 친근함은 카페 브랜딩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앞서 언급했듯 YM은 직원들을 인터뷰이로 선정하여 동료들의 매력을 드러내기도 하고, 각자의 개인 계정을 태그 해 공유한다. 덕분에 온라인 고객들은 YM 바리스타들의 취향과 성향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고, 카페를 방문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YM Espresso Room의 매니저 신종혁 바리스타의 개인 계정에서 그가 촬영한 근사한 사진들을 볼 수 있다.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커피’ 앞에 ‘감각적인 사진을 찍는’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순간 눈앞에 놓인 커피는 차별화된 가치와 매력을 지닌 커피로 변모한다. 카페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이기 때문에 인간적인 교류는 커피 맛보다 훨씬 중요하다. 친절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서비스를 중요시하는 브랜드의 가치관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YM Coffee Project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ymcoffeeproject?igsh=MW5oaGZrbDB4d3N6bw==
작은 프로젝트에서 출발한 YM Coffee Project는 최상의 커피 경험과 함께 많은 커피 애호가들을 매료시키며 지역 기반의 커피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YM은 지역을 넘어 한국의 스페셜티 커피 문화를 선도하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까? 섬세한 큐레이션과 함께 제공하는 커피를 차분히 즐기며 그들의 여정을 따라가 보고 싶다.
Credit
잔잔 https://brunch.co.kr/@47ccab485f0f485
NOEY https://brunch.co.kr/@5028f3dfcd7649c
auteurist https://brunch.co.kr/@changi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