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것도 내 모습이니까
젓가락질 잘 해야만 밥을 먹나요?
서툴러도 잘 못해도 얼마든지 밥 잘 먹어요.
방법이 다르다고, 결과가 다르다고,
틀린 건 아니니까요.
그도 그렇고, 그녀도 그렇고
잘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지, 아님
못 하는 것을 잘 하는 척에 익숙해져 있진 않은지
잘 하는 걸 드러내기 보다
못 하는 게 드러날까 숨기는 게 익숙하진 않은지.
아직 절반도 그려내지 못한 그림이 부끄러워
완성 될 때 까지 숨겨 놓다가, 어느 새 잊어버리고
못한다는 말이 아파서, 숨어버리고
잘한다는 말이 꼭 진통제 같다가도 원치 않는
면역이 생겨 더 큰 달콤함을 바라다가 더 뒤로 숨어 버리는 아이러니 한 상황에 익숙친 않은지.
난 왼쪽 얼굴은 예쁘지만 오른쪽 얼굴은 못났어요.
키에 비해 허리도 짧고 통자예요.
하지만 다리는 길지요. 손가락도 길어요.
손톱과 발톱은 아주 작지요. 귀엽다고 할까요?
난 글 쓰는 걸 좋아하지만, 기억력은 별로예요.
국어는 잘하지만, 국사는 잘 못하구요.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결정도 잘 못해서 결국 짬짜면을 시켜 먹지요.
난 셈은 약하지만, 물건 값은 잘 깎아요.
기다리는 것도 잘 하고, 이해하는 것도 잘 하지만, 성격이 그리 좋다곤 할 수 없어요. 참, 약속도 가끔 잘 못 지켜요. 그리고 거짓말도 가끔 해요. 거짓말을 선의의 거짓말이라 거짓말 해요.
쑥쓰러워 사람과 눈도 잘 못 마주치고,
부끄럼 때문에 먼저 인사도 잘 못해요. 하지만 아줌마라는 건 말투에서 티가 확 난답니다.
최고가 되고 싶어하지만,
아직 못하는 게 많은 평범한 아줌마이기에
더 솔직해져 보기로, 더 익숙해지기로,
그리고 더 발전 해 보기로 맘 먹었어요.
못하는 것도 많지만 그 만큼 잘 하는 것도 많으니까요. 잘 하는 것만 있으면 왠지 숨 막히지 않을까요? 못하는 건 내 모습 중 하나 일 뿐, 절대 실패가 아니라 완성 시키는 과정이니까요.
이제, 잘 하는 것 보다 못하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을래요? 그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