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처럼 느린 거북이

느리고 느려도 괜찮아. 그렇게 토닥토탁

by 가화캘리그라피

눈꺼풀을 한 번 내렸다 올리는 데도, 세상은 달라져 있었고 꽃은 어느 새 활짝 피어 있었다. 한 발자국 떼려는 찰나, 아름다운 그 꽃은 저 멀리 자유롭게 날아가고 있었다.


넓적한 마음으로 한 없이 품고 품으면 느려도 괜찮은 줄 알았더니,

거북이처럼 천천히 가도 괜찮은 건 내 마음 뿐 이었나보다.


맨날 뒤늦게 깨닫는다.
느린 거북이는 또 걸음이 그렇게 느려진다.
목까지 깊숙히 숨기고는 한동안 잠잠하다. 아름다운 꽃들은 저 멀리서도 향기로운데.


저기서 불어오는 바람에 한 번,

그 바람이 가져오는 모래에 한 번,

바람 때문인지 모래 때문인지
눈도 시리고 맘도 시리다.
거북이 처럼 느린 거북이는 잠깐 생각한다.

느린 걸음도 잠시 쉼표를 찍는다.


시들지 않는 꽃이 되길 바라는 그 아름다운 꽃은,

느린 거북이를 바라본다.

거북이도 눈을 맞춘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 이잖아...

...나도 엄마 딸이 처음 이잖아...

...그러니까 괜찮아...느려도 괜찮아...


쓰러질까 염려스러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오늘도 거북이는, 거북이보다 느린 거북이 처럼,

천천히 향하고 있다. 아름다운 그 꽃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