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매일 듬뿍 듬뿍 넘치도록.
약 하나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어제 오늘.
내 맘대로,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었던 이틀.
저 조그마한 알약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아프다고 의지했던 저 조그만 약들이
약들보다 몇 백배는 커다란 나를
꼼짝 못하게 만들다니. 괘씸하고도 고약했다.
오늘은 약 봉지에 눈길 조차 주지 않고
그 덕에 자유로워지는 나에게 감사했다.
아프지 않음이 이렇게 행복이구나. 하고 감사했다.
문득, 나에게 행복이 그리 멀리있지 않다 느끼곤
노트를 꺼내 멀리서만 찾던 행복 대신
머리카락, 손톱, 내 옆구리, 내 숨결,
공기가 닿는 코 앞 까지도 널려있는
내 행복을 써내려 갔다.
신기하게도 금방 멈추지 않았다.
아... 한 대 얹어맞은 것 처럼 머리가 멍하다
다시 행복을 차리고 보니,
내가 지금 내 모습이 맘에 들지 않는다해서
비록 지금 내가 잘 나가지 않는다해서
그게 루저가 아니었다. 그게 불행이 아니었다.
내 생각이 루저였을 뿐.
내 생각이 불행을 데려왔을 뿐.
난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게 너무 너무 많았다.
밥도 반찬도 옷도 커피도 사랑도
시간도 사람도 약속도
그리고 내 꿈도 내 맘대로 내 의지대로 꿀 수 있다는 최고의 행복을 누리고 있었다.
다만 미래의 행복이란 녀석은 지금 돌고 돌아 멀리서 오느라 오래 걸리는 것 뿐.
단지 그 것 일 뿐.
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행복을
매일 느끼며 난 더 행복을 느껴보기로 했다.
그 누구보다 듬뿍.
이제 약이든 다른 사람이든 그게 무엇이든
내가 할 수 있는 거에 감사하며
오늘도 내일도 매일 매일 사랑하며 행복하기로 짙게 마음 먹었다. 꿀꺼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