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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the Road Aug 15. 2022

퍼펙트 스톰 활용법

영남일보 2022.0

한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퍼펙트 스톰은 개별적으로는 위력이 크지 않은 태풍이 다른 자연현상과 겹쳐 상당한 파괴력을 갖게 되는 기상 현상을 말한다. 경제학적으로는 드물게 발생하는 악재들이 동시다발로 나타나 상호작용을 일으켜서 대형 경제위기가 초래되는 상황을 일컫는다. 통상적으로 고물가, 고금리, 저성장 등이 뒤얽힌 복합적 경제위기를 의미한다.

연세대 성태윤 교수는 한국 경제의 퍼펙트 스톰의 원인으로 3가지 충격을 얘기하고 있다. 첫째는 노동충격이다. 전 정권에서 시작된 주 52시간제나 최저임금과 같은 노동충격이 퍼펙트 스톰의 기저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금융 충격이다. 미국의 인플레 대응으로부터 출발한 금리인상이 전 세계적인 강달러를 유발하고, 달러화 강세와 외화 유출의 최소화를 위한 한은의 금리인상에 따른 충격이다. 셋째는 공급망 충격이다. 코로나로 인한 공급망 차질,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와 곡물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공급망 차원의 충격이 그것이다.

정부는 이 3가지 충격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해야 한다. 노동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주 52시간 및 최저임금제의 업종별·지역별 탄력적 적용을 검토해 노동의 경직성을 완화해야 한다. 금융충격 대응책으로는 일시적인 자금 경색으로 쓰러지는 기업을 돕기 위한 운전자금 등의 확충과 만기 도래 자금의 연장 등이 있다. 공급망 다변화, 물류비 지원 등을 통해 공급망 충격 완화도 필요하다. 정부가 이런 정책을 이미 실행하고 있거나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얼마나 빨리 확실하게 실행하느냐다.

경기침체기에는 많은 기업이 수익성 악화와 유동성 압박을 경험하게 된다. 동시에 강자와 약자의 차이가 뚜렷해지고, 새로운 변신을 할 수 있는 도약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인가?

첫째, 비즈니스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부각되던 시점은 가격 규제 완화 등으로 많은 항공회사들이 파산하던 때다. 그들은 '이동'이라는 항공의 본질에만 집중하고, 기내식 · 예매 서비스 시스템 등 많은 것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그 혜택을 고객에게 돌려주었다. 그 결과 고속버스보다 저렴한 이동을 가능하게 했다. 비용 절감이 아니라 서비스 재조정을 통해 고객 혜택을 최대화한 사례다.

둘째는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다. 2000년 IT버블이 꺼지면서, 애플도 i- Mac 등의 판매량이 급감해 어려움에 처했다. 그런 상황에서 애플은 2001년 i- Pod를 론칭한다. 당시 MP3 플레이어를 제조하는 업체들은 기능 등 하드웨어 중심의 경쟁에 치우쳐 있었다. 하지만 애플은 경기침체기에 소비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감성과 경험에 바탕을 둔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기반하여 애플은 개방형 i-Tunes 플랫폼과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불황에 누가 300달러나 주고 i- Pod를 사겠냐는 반대가 있었지만, 스티브 잡스는 수많은 반대자에게 간단히 반박했다. "싸다고 다 팔리는 게 아니라 비싸더라도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셋째는 '~다움'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태풍이 몰아치면 회사의 방향을 잃게 된다. 그때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한다, 우리만이 제공할 수 있는 고객 가치가 무엇인지? 토요타와 레고의 화려한 부활에는 '품질경영'이라는 토요타 창업정신으로, '다시 브릭'이라는 레고다움으로의 복귀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태풍이 오면 조직 내 긴장감은 어느 때 보다 올라가고, 조직은 한 방향을 보게 된다. 이때가 바로 혁신을 위한 최적의 타이밍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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