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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비 Sep 30. 2020

카카오는 왜 "카카오TV" 를 시작했을까

이야기의 모습

참조 : 

1. 도그냥 님의 이커머스 히스토리

2. 도그냥 님의 이커머스 강의


e-commerce 라 무엇일까? 도그냥 님의 강의에 따라 가장 쉽게 정의하자면 아래와 같은 요소를 가지고 있는 회사를 e-commerce라고 할 수 있다

1. 결제 시스템

2. 상품

3. 상품을 온라인에서 팔 수 있는 진열대 (웹, 앱...)


이러한 시스템은 구축하기 어렵지만 일단 구축하고 나면 이러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여 다양한 비즈니스들을 만들 수 있다. 웹툰을 상품으로 팔면 웹툰 이커머스가 되는 거고 옷을 팔면 패션 이커머스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시스템을 이미 잘 만들어 놓은 회사들의 경우 전략에 따라 기존의 서비스에서 출발하여 수평적으로 서비스를 확장시키기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간단히 말하면 배민이 갑자기 배민 앱에 웹툰 콘텐츠를 팔기로 결정한다고 해도 브랜드의 일관성에는 문제가 다소 있을 수 있지만 사실 그것을 만드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가장 많은 자원과 노력이 들어가는 결제 시스템은 만들어져 있고, 고객들의 트래픽 또한 기존 배민 앱이 가지고 있다. 이렇게 가장 갖추기 어려운 시스템과 자원들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지금 사업과 전혀 다른 상품을 해당 플랫폼에서 팔기로 마음먹으면 충분히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문제는 왜 배민, 카카오 같은 회사들이 지금까지 전혀 연관성이 없던 콘텐츠 시장으로 적극적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는 것일까? 단순히 브랜드의 이미지와 기존 판매 상품의 맥락에서 보면 너무 뜬금포 같기도 하다. 회사들이 자신이 할 수 있다고 모든 것을 다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자원의 한계도 있고 또 전략상의 우선순위도 있는데 할 수 있는 것을 무조건 실행하는 것은 시간과 노력의 낭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마트하고 창의적인 사람들이 수도 없이 포진해 있을 이 회사들은 어떤 전략에 근거하여 이러한 콘텐츠 사업에 막대한 돈과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는 것일까?


나는 개인적으로 요즘 상품이 어떠한 맥락에서 팔리는지 알아야만 위와 같은 비즈니스적 움직임들이 이해된다고 생각한다. 즉, 우리가 어떤 물건 혹은 브랜드의 이미지 및 정보를 어떤 방법과 형식을 통해 소모하려고 하는지 알아야만 왜 콘텐츠 사업이 그렇게 급부상했는지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은 단순히 세상이 어떠한 수학적 공식 및 데이터로 이루어져 있는지 아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어떠한 현상 혹은 물품들을 인식하고 이해하고, 또 그에 따라 반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그것의 의미를 아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것이 어떠한 맥락, 즉 이야기 내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쉽게 말해보자면 우리는 세상을 이야기의 형태로 이해하고 또 그렇기에 그것들이 어떠한 이야기를 내포하는지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카카오든 배민이든 모두 상품을 파는 회사이고 각각의 상품 혹은 회사 자체에 어떤 이야기가 태그 되어 고객에게 전달되는지, 그리고 고객들이 그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여기는지가 가장 중요한 회사들이다. 웬만한 소비제의 경우 상품을 디자인하고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점점 더 낮아지고 또 플랫폼 자체를 만드는 것이 점점 더 쉬워지는 상황에서 차별화를 줄 수 있는 것은 그 상품들과 회사의 이야기가 얼마나 고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는지 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요즘 사람들은 어떠한 형태로 세상의 다양한 회사, 상품, 현상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습득하고 소화할까? 그리고 더 나아가 어떠한 형태로 자신의 주변에 있는 물건들과 현상, 그리고 회사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재창조하여 전달할까? 나는 아래와 같은 방법들로 이야기가 퍼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각각의 방법들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류로 올라오기도 했고, 다시 비주류가 되기도 했다.


1. 말

2. 글

3. 사진

4. 동영상

5. 행동 


종이가 발명되기 전에, 인쇄술이 발달하기 전에 사람들 사시에서 가장 보편화된 정보의 전달 수단은 "말"이었다. 그렇기에 사람들 사이에서 들리는 소문, 평판, 그리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전설들이 사람들이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즉 무엇이 옳고 그른지, 좋고 나쁜지, 고급스럽고 추한지, 가치 있고 가치 없는 것들에 대한 기준을 정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구전으로 내려오는 전설과 소문 그리고 믿음은 사람들의 핵심 가치관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비즈니스 입장에서 이해해보자면 구두로 이야기가 전달되는 시대에 그 비즈니스의 이미지, 더 나아가 상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사람들 사이에서 퍼지는 소문과 평가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강압적인 방법으로 물건을 파는 수단이 없는 이상 상품이 어떻게 그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허브 (예를 들어 파티장 이라던가)에 도달하고 또 거기서 어떤 품평들이 오가는지가 그 회사의 생존을 결정 지었다고 할 수 있다. 이때부터 높은 신분을 가진 사람들에게 해당 회사의 물품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혹은 입어달라고 간청하는 방식이 발달하지 않았는가 생각하기도 한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자 인쇄술이 발달하였고 그에 따라 글의 형태로 보관된 정보 및 이야기가 대중에게 광범위하게 퍼지는 일들이 보편화되었다. 이때 회사들이 어떻게 해당 상품의 광고를 했는지 보면 포스터, 광고지, 신문 등의 다양한 글을 전달할 수 있는 매체를 통해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또 회사의 이야기, 즉 브랜드를 쌓아 나아갔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시기에 신문사의 권한은 막강했다고 할 수 있다. 구두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그 사람의 주변 인문들이 누구이고 또 몇 명이나 있는지에 따라 제한이 된다. 하지만 매일 출간되는 신문들의 경우 많은 수의 대중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에 단시간에 특정 상품의 이미지와 이야기를 바꿀 수 있는 수단이었다. 


또한 그 당시에 선명한 사진의 경우 사진을 찍고 또 인쇄하는데 많은 돈이 들어가기에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로서 적합하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시기에 회사들은 글을 통해 해당 상품이 어떤 이미지를 가지는 상품이고, 왜 상류층의 사람들이 이 상품을 쓰고, 더 나아가 당신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 설득하고 또 광고하였다. 


사진, 그리고 동영상


인터넷의 발명과 클라우드 서비스, 그리고 디지털 정보 저장매체의 가격 하락은 이전까지 비싸고 유연하지 않았던 사진과 동영상을 통한 정보의 전달을 비주류에서 주류로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의 폭발적인 성장은 이미 누구나 다 알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가 세상을 알아가는 방식에 대해서 커다란 변환점을 초래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각해보라. 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질문이 생기면 네이버 지식인에 검색하여 글의 형태로 답을 찾았다면 요즘은 유튜브에 검색하여 더욱 직관적이고 자세한 동영상의 형태로 정보를 습득한다. 그렇게 짧은 동영상, 사진, 사진 형태의 만화 컷들을 모아놓은 웹툰들이 범람하기 시작했고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무언가를 찾아보려는 그 순간들을 메우기 시작했다. 또 "카카오 fun"에 들어가 보기만 하더라도 수많은 재미있는 유머 콘텐츠들이 사진 혹은 짧은 짤 형태로 글과 함께 공유되는 것을 보면 우리가 어떤 형태의 정보를 재미있어하는지 알기 쉽다.


이러한 트렌드에서 부가적으로 부상하게 된 것은 "개인"의 영향력이다. 개인의 의견과 해석을 사진 및 동영상을 통해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쉬워졌고 또 그 콘텐츠에 사람들이 도달하는 것도 굉장히 쉬워졌다.


공유

재미있는 것은 정보와 이야기를 공유하는 행위 자체가 이야기 전달 매체의 변환과 함께 극도로 쉬워졌다는 것이다. 시작은 단순히 상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 시작되었으나, 이제는 유머, 짤 등의 라이트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기능들로 파생되어 우리의 주변에 일어나는 많은 일들이 즉각적으로 공유되고 또 의견을 만들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떠한 정보들이 가장 많이 공유될까? 유튜브 동영상, 인스타그램 사진, 웹툰의 일부분 등 기존에 창작된 다양한 콘텐츠들이 재가공되어 공유되기 시작했고 이러한 공유된 이야기들은 다시 사람들을 해당 콘텐츠로 유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렇게 유입된 사람들은 해당 콘텐츠의 입장과 의견을 받아들이고, 공유하고, 또 그에 기반한 커뮤니티를 만들기 시작했다. 


쉽게 예를 들어보자면 유튜브의 멤버십 가입 및 후원, 그리고 공유되는 리뷰 맟 구독 기능을 을 보면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 생성과 그에 따른 특정 현상 및 상품에 대한 의견 형성이 어떤 형식으로 일어나는지 볼 수 있다.


이미 어느 정도의 좋은 상품이 넘쳐나고 또 그에 따른 정보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그 정보들을 선택하고 또 선택된 정보에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콘텐츠 소스들이 상품의 흥망성쇠를 정하기 시작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면 여기서 가장 큰 권력을 가지고 있는 객체는 무엇일까? 바로 그 콘텐츠들이 만들어져 업로드되는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트래픽과 그 트래픽을 끌어들이는 콘텐츠들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이전의 신문 회사들이 했던 것처럼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달할지 선택할 수 있고 이러한 힘은 그 회사의 상품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고 또 더 쉽게 고객들에게 다가가도록 하는데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콘텐츠들을 통해서 고객들의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 아니면 설령 1시간 만 이라도 주기적으로 플랫폼 내부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사람들이 해당 플랫폼과 그 플랫폼의 콘텐츠와 상호작용을 하는 단계들 중간중간에 다른 추가적인 서비스 및 비즈니스를 끼워 넣음으로써 다른 서비스로 수평적으로 확장 하기도 더욱 쉬워진다. 이전에 말했던 것을 상기시켜 보자면 이렇게 콘텐츠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회사들의 경우 이미 결제 시스템 및 기반 트래픽, 그리고 플랫폼을 가지고 있기에 애초에 수평적인 서비스 확장을 하기 쉬운 상태이다. 여기에 더해 콘텐츠를 통해 추가적인 트래픽을 확보하고 및 유저의 서비스에 대한 상호작용 단계들을 확장해 나아가면 이 회사들이 전략적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분야의 서비스를 다른 그 어떤 회사들보다 쉽게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결론적으로 쉽게 요약해보면, 회사들이 콘텐츠 플랫폼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사람들을 그 플랫폼에 유입시키고 상호작용을 하게 하면서 그 중간중간 과정들에 회사가 전략적으로 도입하고자 하는 서비스들을 끼워 넣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회사 자체의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들고 대중들에게 공유하기 위해서 이런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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