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들이 온다. 그리고 간다(ver2)
스타트업은 팀빌딩의 연속이다. 한정된 자원으로 끊임없이 한계를 극복해야 하다 보니 팀빌딩이 스타트업의 전투력을 가늠할 수 있다. 2018년은 경력직 팀원들이 합류한 해이다. 한 명은 스페이스코웍 전북혁신점이 생겼을 때부터 입주사로 함께한 가치애드의 나현수,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지역에서 나고 자라 서울에서 사회생활을 하다 다시 지역으로 돌아온 연어 정선영이다. 이들은 각기 다른 영역에서 커리어를 쌓았는데, 이들의 경험은 스페이스코웍이 공간 사업, 교육 사업, 마케팅 솔루션 사업을 하는데 시너지를 더했다.
에피소드 1.
현수를 만난 건 내가 2016년에 스페이스코웍에 처음 합류할 때다. 이미 입주사로 공간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스페이스코웍에 소개를 해 준 성남이와 함께 마케팅 회사를 창업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원래 현수는 금강방송에서 기자 활동을 하다가 사진 전문 프리랜서로 전향했다. 그리고 필드에서 사진 역량을 쌓은 뒤 '꼬마곰포토'를 창업해서 매년마다 1,000만 관광객이 방문하는 전주의 대표 관광지인 한옥마을에서 전주 최초 스냅사진 비즈니스모델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누적 고객인 8천명이 넘는다. 8천명이 넘는 고객들을 접하면서 현수는 본인만의 온라인 마케팅 노하우를 많이 쌓았다. 그렇게 쌓은 마케팅 노하우를 살려서 '가치애드'라는 온라인마케팅 회사로 연쇄 창업을 했다.
2016년부터 스페이스코웍에선 마케팅 프로젝트를 하나씩 수주해서 운영하고 있었다. 우리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학습한 실무력을 활용해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하고자 검토하는 과정이었다. 2018년 11월, 현수가 합류하기 전까지 나와 이종찬 대표는 현수를 삼고초려가 아닌, 아마 십고초려는 한 것 같다. 두 번의 창업 과정을 겪었던 현수는, 이번에는 스페이스코웍에 팀원으로 합류하는 것이 매우 신중한 과제였다고 한다. 그동안은 자신 혼자만을 책임지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팀에 합류해서 일을 한다는 건, 나를 포함한 다른 팀원들까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조금 부담스러웠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서로의 성장과 시행착오를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한 우리는, 서로의 비전에 대해 수많은 얘기를 나누고 함께 하기로 했다. 정말 든든한 순간이었다.
에피소드 2.
원래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겹쳐 온다고 했었다. 9월의 어느 날 월요일 아침이었다. 대표님은 해외 출장 중이었고, 나를 포함한 두 명이 스페이스코웍 2호점에서 근무하고 있던 시기이다. 새로 합류한 팀원이 두 달만에 퇴사를 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그날은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에 30여 명의 멘토들을 대상으로 스페이스코웍의 창업 스토리와 스마트워크에 대해 강의를 하러 가는 날 아침이었다. 정신을 차려야 했다.
채용공고는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입사 지원 서류는 꾸준히 접수되었다. 마침 일요일 저녁에 접수한 서류 중에서 관심 가는 서류가 있어 차분하게 읽어 보았고 월요일에 연락을 하려고 했던 사람이 있었다. 연락을 서둘렀다. 강의를 하기 위해 출발하기 전에 전화 면접을 마쳐야만 했다. 그렇게 연락을 하고 그날 저녁 7시에 스페이스코웍 전북도청점에서 만난 사람이 정선영이다.
선영이는 대학 졸업 후 서울에서 교육 회사, 여행사, 제품 마케팅 회사에서 일을 했었다. 그러던 와중에 새로운 직장을 찾기 위해 퇴사를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괜찮은 회사가 있다면 지역으로 다시 내려와도 괜찮다고 생각하던 와중에 스페이스코웍 채용공고를 확인하고 지원한 것이었다.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있는 목포에서 강의를 마치는 즉시 나는 전주로 향했다. 오전에 전화 면접을 마치고 저녁에 면접을 하기로 한 일정이라 부지런히 운전을 해서 올라갔다. 목포에서 전주로 올라가는 길은 가을 하늘이라 맑고 햇살이 따스했다. 두 시간이 넘는 거리를 운전하며 여러 생각을 정리했다. 오늘 면접 때 할 질문, 지점 인력 배치, 신규 팀원 채용 시기, 추가 채용공고 방법, 기존 팀원들에게 설명할 말, 이번 달 매출, 대표님에게 전달할 말. 머릿속에는 내가 해결해야 할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
선영이와의 첫 만남은 잘 마쳤다. 밝은 인상에 그동안 쌓았던 경험과 스페이스코웍에서 해야 할 직무와 연결해서 대화를 많이 나눴다. 해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올 대표님과 미팅을 위해 선영이에게 추가 미션을 전달했다.
1. 나는 왜 스페이스코웍에서 일을 해야 하는가?
2. 스페이스코웍에서 커리어 개발을 하고 싶은 분야는?
3. 스페이스코웍 지난 3년간의 발자취 분석
4. 코워킹스페이스란?
그리고, 선영이는 추가 미션을 성실하게 정리해서 10페이지에 해당하는 PDF 파일을 이메일로 전달했다. 그중에서 참 인상적인 내용이 있어 조금 공유한다.
Q. 나는 왜 스페이스코웍에서 일해야 하는가?
한마디로 정의하면, 저의 결핍을 채우기 위함입니다.
지난주 월요일, 스페이스 코웍의 유창석 팀장님과 2 시간 가량 티타임을 가졌을 때가 계속 머릿속에 맴돕니다. 스페이스 코웍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듣고 (대략 120 장 정도의 PPT) 저 또한 스페이스 코웍에 대해 질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치열했던 미팅 속에서 새로운 정보에 대한 충격, 색다른 관점에 대한 신선함, 첫 만남이라는 부담감 등 다양한 감정이 오갔지만 그 속에서 기억에 남는 한 가지의 질문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이 제가 왜 스페이스 코웍에서 일하고 싶은지를 발견하고 확증하는 길이 되었습니다.
당신의 결핍은 무엇인가요?
결핍이란 ‘있어야 할 것이 없어지거나 모자람’의 상태를 말한다고 합니다. 이 결핍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그동안 저는 ‘없는 것’에만 목말라했습니다. (그때는 이것이 결핍이기 때문이란 것도 몰랐지만...) 그리고 ‘나는 원래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아’, ‘나는 왜 이런 것이 부족할까’ 계속 고민하고 괴로워했습니다. 그러나 결핍에 대해 관점을 바꾸어 보니, 사실 결핍은 아예 없던 것이 아니라 있어야 할 것이 ‘없어진 것’, ‘모자란 것’이었습니다.
저는 “깊이”에 대한 결핍이 있습니다. 제 이력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다 비슷한 반응입니다. 경험을 가진 사람이 가장 큰 부자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경험 부자가 되기 위해 다양한 일들과 프로젝트에 도전했지만 타인은 이것을 때로 가벼움이라 생각할 수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그 결핍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제 안에 원래 있던 것을 다시 끌어올려 채워야 함을 느꼈습니다.
이번 여름, 무더위와 과로로 눈 밑이 떨리는 신체적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약국에 가서 눈 밑이 떨린다고 하니 마그네슘을 처방해 주더군요. 눈 밑이 떨리는 것은 마그네슘 부족이라고, 이렇게 증상에 따라 올바른 처방법이 있습니다. 제가 가진 결핍에 대한 처방전을 내린다면 ‘스페이스코웍’입니다. 제가 느낀 스페이스코웍은 나아가야 할 목표와 방향성을 정확히 캐치하고,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최적의 에너지를 쏟는 기업이었습니다. 제 경험을 깊이로 전환할 때, 그 깊이를 배우고 채워나가는 장소를 택해야 한다면 <스페이스코웍> 이고 싶습니다.
지금도 종종 선영이와 대화를 할 땐, 당시 내가 했었던 질문인 '당신의 결핍은 무엇인가요?'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눈다. 나는 아직도 매일매일 결핍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며 지내고 있는 것 같다.
에피소드 3.
스페이스코웍 첫 지점 오픈 준비를 할 때 인턴으로 함께 하다 군대를 갔고, 군대에서 제대하자마자 일주일도 되지 않아 커뮤니티매니저로 함께 한 찬영이가 떠나기로 했다. 20대 초반의 나이와는 상관없이 업무 장악력과 몰입력, 그리고 성장 속도가 무서운 친구였다. 찬영이가 인상적인 모습은, 군대 제대 후 스페이스코웍에 합류했던 첫날이다. 당시, 인턴 2기로 활동하고 있던 사람들 중에는 찬영이보다 형들도 있었다. 그러나 찬영이는 출근한 지 하루 만에 형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업무력으로 본인의 포지션을 만들어 나갔다.
찬영이가 합류하고 마케팅 사업과 교육 사업 분야로 신사업 개발에 조금 더 속도를 올릴 수 있었다. 2018 전주 가맥 축제 온라인 마케팅, 4차 산업 DIY 공방 온라인 마케팅, 완주 아동친화도시 온라인 마케팅, 청년키움식당 홍보, 완주 온라인 소식지 기획 운영, 스페이스코웍 공간 상품 마케팅 등 공간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의 프로젝트들을 수행하며 우리는 계속해서 신사업 가능성을 탐색했다. 진중한 성격의 찬영이는 항상 팀을 생각했었다. 그랬던 찬영이가 남은 학업과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 스페이스코웍을 떠난다고 말했다.
그렇게 2018년에도 새로운 사람이 오고, 다른 사람이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