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호수는 두 개의 세상으로 나뉜다.
하늘은 물 아래 흐르고,
잉어는 연잎 사이를 유영하며
달빛을 흔들고 별을 건드린다.
물속에서 숨을 참고 올려다보면,
일렁이는 물결 너머로
붉고 흰 잉어들이 유유히 지나가곤 했다.
꿈속에서나 볼 법한 이 풍경을
우리는 '책의 한 장'이라고 불렀다.
잠시 펼쳤다가,
고이 덮어두고 싶은
여름의 한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