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페이지

by 찬H
여름의 페이지(2022.05)_illust by 찬H


여름의 호수는 두 개의 세상으로 나뉜다.


하늘은 물 아래 흐르고,

잉어는 연잎 사이를 유영하며

달빛을 흔들고 별을 건드린다.


물속에서 숨을 참고 올려다보면,

일렁이는 물결 너머로

붉고 흰 잉어들이 유유히 지나가곤 했다.


꿈속에서나 볼 법한 이 풍경을

우리는 '책의 한 장'이라고 불렀다.

잠시 펼쳤다가,

고이 덮어두고 싶은

여름의 한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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