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ent of summer

by 찬H
the scent of summer(2023.08)_illust by 찬H


한여름의 숲이 조용히 밤을 맞이한다.


별빛 머금은 이슬은

잎사귀에 맴돌다 미끄러지듯 흘러내리고,

낮의 열기를 훔쳐 간 바람이 스친 자리엔

은은한 꽃향기만이 남는다.


숲의 이마를 어루만지는 듯

달빛은 손끝처럼 조심스럽고,

녹음은 잠든 듯 고요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그 안에서 피어나고, 흐르고, 스며든다.


비밀처럼 퍼지는 여름의 향.

그 향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오솔길을 나아간다.


뒤를 돌아보면

방금 전 지나온 길마저 이끼로 덮여 있다.

숲은 당신의 발걸음을 기억하지 않는다.


숲은 침묵하고,

달은 머무르며,

밤은 기억이 아닌 감각으로 남는다.

받아들인 자만이

향기 나는 어둠 속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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