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이 번지기 시작할 무렵, 네 생각이 났다.
잊었다고 믿었지만, 사실은 밀어내고 있었을 뿐.
쏟아지는 빛 사이로 네 웃음이 잠깐 스쳐 지나갔다.
네가 돌아서던 그날 밤도, 하늘은 지금처럼 아름다웠다.
닿지 못한 손은 허공을 가르고,
입가에서 맴돌던 말들은 빛의 산란 속에 흩어져버렸다.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끝내 그 한마디조차 못했다.
그토록 붙잡고 싶던 순간은
마지막 불꽃과 함께 산산이 부서졌고,
나는 어둠에 파묻혀 한참을 서 있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나는 조용히 다짐한다.
너를 보내기로.
너는 이제, 영원히 내 에필로그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