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로에서 불타오르는 나

꼭 착하게, 참아야 할 필요는 없다

by 챤현 ChanHyeon

가끔, 아무도 없는 곳에서 있는 힘껏 소리치고 싶을 때가 있다.

답답한 마음을 숨길 수 없다면 차라리 싹 끄집어내서 터뜨리고 싶다.

참아왔던 감정을 토하듯 모두 꺼내서. 그런데 요즘은 어딜 가나 혼자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철저하게 혼자가 되기 위해 어두운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가만히 숨죽여본다.


꺼지지 않는 화로가 계속 타오르는 것처럼 내 속에는 화가 많다.

어릴 때는 분명 착하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 정작 나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궁금했다.

도대체 뭘 보고 착하다고 하는 걸까. 어른들의 기준이 뭘까.

친구에게 물건을 잘 빌려주거나, 군소리 없이 싫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투정 부리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그게 곧 어린이의 '착함'이었다.

어린 시절의 나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라도 걸린 듯 그게 당연하다고 여겼다.

내 숙제가 밀려 있어도 친구가 도와달라고 하면 그것부터 해결했고, 내가 수업시간에 열심히 적은 필기노트도 선뜻 보여줬다.


이제는 안다. 그게 마냥 착한 건 아니라는 것을.

그런 걸 참고 살다 보니 어느새 터져버린 걸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착하지 않다. 아니, 그런 말을 듣고 싶지 않다.

오히려 성질이 나쁘고 화가 많은 사람이 되었고, 타인의 눈에 그렇게 비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가끔 한다. 원래 이런 사람이었는데 지금껏 잘 숨기고 살았던 거지.


이 화를 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사람들은 심호흡으로 생각을 잠시 멈추고 내 안에 맑은 공기를 불어넣으라고 한다.

그게 곧 감정을 똑똑하게 다스리는 법이라고 하면서.

그러나 심호흡은 내가 겪은 일을 해결해 주진 않는다.

그럼 난 평생 이대로 화 많은 사람으로 살게 되는 걸까. 그건 또 싫은데.

미지근한 물을 마시듯 차분한 사람이 되고 싶다.

어느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그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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