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수하물 찾기 Baggage Claim
최종목적지에 도착한 후 하기하면 수하물을 찾는 곳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공항이 큰 경우 수하물이 돌아가는 컨베이어 위에 모니터가 달려있어서 지금 돌아가는 수하물이 어느 항공기에서 가져온 것인지를 알려줍니다. 자기 물건을 잘 확인하고 찾으면 되겠습니다. 요즘 나오는 여행가방 suitcase (캐리어 carrier는 항공사나 수송선을 말하는 단어로 여행가방으로 사용하는 것은 오류입니다.)에는 IATA 인증 자물쇠가 달린 것이 많더군요. 수하물을 다른 사람이 열어보지 못하도록 한것인데 공항에서 필요한 경우 IATA 만능키로 열수는 있도록 한 장치입니다. 딱히 필요를 못느끼는 장치인데 여행가방 회사에서 이걸 달아놓고 가방가격을 올리는 명목으로 사용한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듭니다. 번잡한 터키의 아타튀르크공항 같은 경우 공항을 나설 때 수하물에 붙은 바코드와 내 보딩패스에 붙은 수하물 스티커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곳이 있습니다. 간혹 남의 수하물을 가로채는 일이 있어서 공항 경비대가 확인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방을 찾자마자 스티커를 떼어서 버리시면 곤란합니다. 스티커는 나중에 호텔이나 숙소에 도착해서 버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9. 통관 Customs
수하물을 찾으면 한가지 관문이 더 남았는데 통관입니다. 우리나라는 문익점 선생이 목화씨를 밀수한 이래 통관을 좀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분명히 세관신고서에 육류나 치즈는 신고해야하거나 가져올수 없다고 쓰여있는데도 ‘조금이니까’ 혹은 ‘내가 먹을거니까’ 등의 이유를 대며 쓰윽 들어오시는데 그러다가 걸리면 창피합니다. 미화 600불 이상의 값비싼 명품이나, 허용 분량 이상의 주류, 담배도 몰래 갖고 오다가 걸리면 망신이고 추가 세액 징수까지 당합니다. 희한한 건 짝퉁을 갖고 들어와도 단속 대상이라고 합니다. 동남아 가시는 분들, 재미로 만원짜리 아크테릭스 자켓 사오시는 분들 조심하셔야 합니다. 점잖게, 격조있게 통관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경험한 바 없으나 들은 얘기로는 세관 직원분들이 상당히 유연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진신고하는 분들에게는 관대하다네요. 이거 내가 쓰려고 샀는데 800불 짜리다 라고 포장을 뜯은 물건을 보여주면 그냥 보내주는 경우도 있고, 미리 물건을 꺼내 보이면서 가방이 이뻐서 딸 생일 선물로 주려고 샀는데 세금이 얼마나 나올까요 라고 물었더니 라벨을 떼는 등 되팔 목적이 아닌것을 분명히 보여주면 봐준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세관 직원이 확인해 준 내용인데 세관에서는 일종의 ‘블랙리스트’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전에 이상한 물건 혹은 값비싼 물건을 갖고 들어온 전력이 있는 분이 입국하면 미리 알람이 뜬다고 하네요. 그러니 한번이라도 이런 ‘전과’를 만들면 매번 피곤해 집니다. 국내에도 웬만한 물건은 다 있으니 속 편하게 입국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젠 그러는 분 없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아무리 하찮은 물건이라도 남의 물건, 남의 가방을 대신 갖고 들어가 달라는 부탁을 들어주면 안됩니다. 그 안에서 향정신성 물건이라도 나오는 날에는 꽤 오래동안 피곤해집니다.
10. 환승 Transit, Transfer
공항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환승 때문일 것 입니다. 넓디넓은 공항에서 헤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 안타깝지요. 그런데 그것은 공항측도 마찬가지 입니다. 공항도 승객이 공항에서 갈길을 몰라서 헤매게 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래서 큼지막하게 여기, 저기 화살표와 표지판을 불편하지 않게 붙여 놓았지요. 문제는 그 표지판과 화살표를 제대로 볼수 있어야 하고 무슨 뜻인지 해독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 입니다.
일단, 항공기를 타고 어딘가로 이동해서 환승을 앞두고 있다고 가정한 시나리오를 펼쳐보겠습니다.
1. 여객기가 공항에 착륙합니다. 착륙하기 전 도착 안내방송이 나오고 승무원들은 승객들의 안전벨트 착용 상태를 확인하고 의자를 똑바로 세우게 하고 창문 가리개를 열도록 요청합니다. 착륙 직후 ㅇㅇ 공항에 착륙했고 현재 시간과 날씨를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오게 됩니다. 환승시에 바뀐 시간을 맟춰 놓지 않아서 낭패 보시는 분들을 가끔 봅니다. 특히 포르투갈과 스페인같이 한시간 차이 나는 곳이 그렇지요. 죽어라 뛰어갔는데 한시간이 더 남아 있거나 아직 한시간도 더 남았다고 여유를 부렸더니 항공기는 벌써 떠나가버린 일들이 일어납니다. 이런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현지 시간으로 미리 시계를 바꿔놓거나 아니면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면 됩니다. 휴대폰은 항상 현지 시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암튼, 이즈음이면 창가에 앉은 승객들의 창밖으로는 보딩브리지가 항공기와 연결을 시도하고 있는 모습이나 항공기에 실린 수하물을 싣고 갈 화물차들이 바삐 움직이는 게 보일 겁니다. 안전벨트 사인이 꺼지면서 승객들은 하기하게 됩니다.
2. 여기부터 모험이 시작됩니다. 내리는 승객들은 크게 두 종류입니다. 여기가 목적지여서 공항 밖으로 나가는 도착 승객과 이곳이 최종목적지가 아니어서 환승을 하는 환승 승객. 두 승객 모두 보딩브릿지나 계단차를 이용해서 하기하고 공항터미널로 진입합니다.
터미널에서 앞사람을 따라서 걸으면 되는데 그래도 사인을 주시하세요. 여기서 대개는 수하물 찾기 Baggage Claim 나 출구 Exit, 환승 Transfer, Transit이라고 쓴 표지판을 볼 수 있습니다. 인천에서 부친 수하물은 대개의 경우 최종 목적지까지 알아서 갑니다. 그렇지 않고 중간에 찾아서 다시 부쳐야 하는 경우 체크인 할 때 알려 줍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중간에 수하물을 찾아서 다시 부친 경우는 중국에서 환승할 경우 말고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이런 표지판이 보일때 환승객이 따라가야 하는 표시는 환승Transfer입니다. 환승에 따라서 국제연결 International Connect이라고 표시하는 곳도 있습니다.
3. 환승 표지를 따라 걷다보면 좌우로 항공기 출발을 알리는 모니터가 보일 것 입니다. 이때 바삐 가지 마시고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두번째 보딩패스를 꺼내어 모니터에 보이는 항공기중에서 자신의 항공기를 찾습니다. 출발 시간과 항공기번호 Flight No. 목적지를 확인하면 오른쪽 끝에 탑승구 Gate 번호와 보딩시간이 보입니다. 시간이 아직 여유가 있다면 천천히 탑승구를 찾아가서 기다리면 되는데 여기서 아리까리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모니터를 보실 때 모니터 상단에 출발편 Departure 이라고 표기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4. 스페인을 가는데 환승을 네덜란드 스키폴에서 하거나 핀란드 헬싱키에서 하는 경우, 혹은 독일의 뮌헨에서 하는 경우 입국 심사 혹은 환승 심사를 해야 합니다. 유럽의 쉥겐 조약을 맺은 국가들은 최종 목적지와 상관없이 첫번째 입국하는 쉥겐 국가에서 입국 심사를 합니다. 그래서 마드리드에 내리는 사람이나 파리에서 내리는 사람이나 중간 환승지가 유럽의 쉥겐 국가라면 환승지에서 입국 혹은 환승 심사대를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요즘엔 에미레이트나 카타르 등 중동 국가 항공기를 이용해서 유럽을 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의 환승지는 두바이나 도하 등 중동 도시겠지요. 이때는 유럽이 아니기 때문에 입국 심사는 아니고 환승에 따른 심사를 받으면 됩니다.
그런데 다행히 내가 스스로 입국, 환승 심사대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환승 사인을 따라가다 보면 입국, 환승 심사대가 나옵니다. 이곳에서 여권을 보여주고 간단한 질문에 답을 하면 도장을 꽝 찍어주는데 쉥겐 입국 심사를 이미 했기 때문에 최종 목적지인 마드리드나 파리에서는 입국 심사없이 그대로 공항에서 나오게 됩니다.
5. 출국 때는 거꾸로 생각하면 됩니다. 마드리드에서 출국을 하지만 중간에 스키폴이나 헬싱키에서 환승하게 된다면 출국 심사는 최종 쉥겐국가에서 하게 됩니다. 그래서 나중에 여권에 찍힌 도장을 보면 마드리드가 아니라 환승지 출국 도장이 찍힌 것을 볼수 있습니다.
이상의 절차를 마치고 탑승게이트 앞에 가보면 이미 보딩이 시작된 경우도 있고 아직 게이트 문이 열리지 않아서 탑승객들이 대기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에도 두가지 승객이 있지요. 처음으로 탑승하는 승객과 환승 절차를 거쳐서 온 환승승객. 차이는 없습니다. 보딩이 시작되면 비행기에 오르면 됩니다.
6. 탑승할 때 대개 두개의 입구를 열어둡니다. 퍼스트와 비즈니스 승객, 노약자나 아이를 동반한 승객들이 먼저 탑승할 수있도록 별도로 마련한 입구와 일반승객 대상의 입구입니다. 대형 항공기의 경우 보딩패스를 보면 요즘에는 탑승존zone이 찍힌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항공기가 크다보니 안쪽의 승객을 먼저 탑승하도록 하고 입구쪽의 승객은 나중에 태워서 탑승이 원활하고 빠르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 입니다. 자신의 탑승존을 확인하지 않고 보딩게이트가 열린 것만 보고 줄을 서서 들어가려는 경우가 있는데, 다시 말씀드리지만 공항에서는 지시를 따르십시오. 다른 이에게 폐를 끼치게 됩니다.
7. 기내에 올라 자신의 자리에 착석하면 얼마간 기다렸다가 토잉카가 항공기를 밀고 있는게 느껴집니다. (항공기는 후진을 할수 없어서 토잉카가 활주로에 진입하도록 밀어줍니다.) 이때 즈음 기내 안내 방송이 나오는데 항공기 문을 닫는다는 말이 들립니다. 항공기 문이 닫힌다는 것은 더이상 승객이 올라오지 않는다는 말인데 이제부터는 비어있는 자리로 자리를 바꿀수 있습니다. 3-3-3배열인데 자신의 자리가 꽉 차서 불편하다면 비어있는 옆자리로 옮겨도 괜찮겠지요. 승객들을 서빙하는 승무원에게도 이렇게 떨어져 앉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에 이걸 막는 승무원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승무원들이 비상시 안전수칙을 설명하고 있는 중간이거나 안전벨트 사인이 켜져 있는데 이동한다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