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공항 내 이동 수단
공항 코드 얘기를 하다가 곁가지로 샜네요.
공항이 크다보니 일부 공항 내에서는 터미널간 혹은 출국, 입국 수속을 위해 이동할 때 셔틀버스나 전철을 이용해야 합니다.
이건 출국할 땐 별로 어렵지 않아요. 택시나 공항버스가 내가 원하는 터미널에서 내려주거나 셔틀 탑승하는 곳에 서기 때문이지요.
문제는 입국이나 환승할 때, 1터미널에 내렸는데 짐을 찾으려니 입국장거쳐 세관으로 가야하거나, 2터미널에 내려서 4터미널로 가서 환승해야 하는 경우 머리가 아파지려고 합니다. 공항 지도는 어느 나라나 참 알아보기 어렵게 그려놓더라고요. ㅠ
이럴 때 나는 건강하고 시간도 많으니 걸어가겠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공연한 힘빼기 입니다.
공항은 통제 구역이 많습니다. 무슨 이유에서건 공항 시설 내의 닫힌 문을 열거나 접근금지 금줄을 쳐놓은 곳으로 무단 출입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공항은 모두 군사시설로 보기 때문에 촬영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유독 공항에서 서두르는 분들을 보게 되는데 진정하시고 차분하게 공항 지도를 보시고 어디서 공항내 트램이나 셔틀을 타고 내려야 하는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공항에서건 관광지에서건 알파벳 I자를 크게 써놓은 키오스크나 사무실을 볼 수 있는데 인포메이션 Information 즉 안내데스크 입니다. 이곳에 가서 문의하시면 잘 알려줍니다. 공항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전용 셔틀이나 전철, 트램을 타면 대개 10분 이내로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전세계의 공항은 2001년 9월 11일 이후에 승객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우리 모두를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여기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특히 미국이나 중동, 유럽에서 심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말인데 해외 공항에서 절대로 짐을 내버려두고 어디로 가시면 안됩니다. Unattended bag 주인이 없는 짐은 폭발물로 간주하고 비상이 걸릴수 있습니다. 중동과 서방권에서 가장 흔한 폭탄테러가 폭발물이 들어있는 가방을 공항이나 기차역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두고 터뜨리는 방식이었거든요. 무장한 군인들이 사람만 보고 다니는게 아니라 이런 위험한 물건들을 확인하러 순찰다닙니다. 외국의 공항 화장실이 큰 이유는 짐을 갖고 가라고 크게 만들었습니다. 동행에게 부탁을 하던지, 아니면 갖고 가야합니다. 짐이 너무 클때는 어떡하냐고요? 그럴땐 수하물로 진작에 부쳤어야지 그걸 들고 다니면 모두가 불편합니다.
5. 에어사이드, 랜드사이드
에어사이드 Airside 는 체크인을 마친 승객이 수하물을 부치고, 기내수하물과 기타 소지품의 보안 검색을 마친 후 출국수속을 거쳐 들어오게 되는 탑승장 공간을 말합니다. 출국 심사를 거친 승객과 특별히 허가를 받은 공항 근무자와 면세점 직원만이 에어사이드에 머무를 수 있고 이 공간은 법적으로는 자국이라고 보기에 애매합니다. 그래서 이 구역에 세금이 면제되는 면세점이 있는 것이고요. 출국 심사를 거친 승객도 에어사이드에서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습니다. 대기장소나 공항 라운지, 면세점만이 승객에게 허용되는 공간입니다. 이외의 공간 이동은 에어사이드에서 자신의 탑승 게이트를 통해서 체크인한 항공기까지 이동하는 것만이 허락됩니다. 이때 승객에게는 출국 도장이 찍힌 여권과 탑승할 항공기의 보딩패스(요즘엔 전자문서로 휴대폰에 담아서 갖고 다니기도 합니다)가 있어야 하는데 환승하는 승객의 경우 보딩패스가 두장, 혹은 세장(두번 환승하는 분) 소지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체크인을 돕는 항공사 직원이 보딩패스에 빨간색 동그라미를 쳐주면서 게이트 번호를 알려줬는데 요즘엔 웹체크인이 대세라 자신이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검색대 이전의 대기공간과 항공사 직원이 체크인을 도와주던 곳을 랜드사이드 Landside 라고 합니다. 통상 출국 수속과 보안검색대 전까지의 공항 공간을 랜드사이드라고 보시면 됩니다. 랜드사이드에는 가족과 친구가 와서 작별 인사를 할수 있지만 에어사이드에는 오직 출국하는 승객만 머무르게 됩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공항들이 대부분 크고 신식이라서 우리는 비행기를 탈때 당연하게 보딩브릿지를 이용합니다. 보딩브릿지는 에어사이드의 탑승 게이트에서 항공기 입구까지를 연결해 주는 이동식 다리라고 보면되는데 이게 없으면 제주에서 가끔 경험하듯이 계단으로 내려서 기다리고 있던 항공사 버스에 탄 후 공항터미널로 이동해야 합니다. 보딩브릿지가 없으면 불편하죠,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더우니까요. 비라도 오면 더 귀찮지요. 그런데 이렇게 버스를 타거나 계단에 내릴때 유난히 공항 직원이 승객들을 주시하고 있다는 거 느끼셨나요? 에어사이드에서 승객이 대기실이나 항공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새면 대박 사건이 되거든요. 예전에 불순한 목적을 가진 외국인이 항공기까지 데려다 주는 셔틀에 내려서 비행기에 오르지 않고 그대로 활주로 담장을 넘어 도주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출국 수속까지 다 마친 승객은 법적으로 출국 상태인데 이 양반이 공항에서 사라져서 국내에 남아있다면 대략난감이거든요.
6. 면세점
면세점 좋아하시는 분들 많으시더라고요. 믿을만한 물건을 싸게 파니까 당연한 거 겠지요. 그런데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시면 면세점 가격이 그렇게 싼것도 아니랍니다. 면세점에서 사면 싼 물건이 몇종 있기는 하지요. 대표적인게 주류입니다. 그런데 주류는 액체입니다. 일부 화장품도 액체 상태인게 있습니다. 원래 기내에는 100ml가 넘는 액체는 갖고 타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술은 보통 750ml 입니다. 화장품도 100ml는 넘는게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면세품은 포장에 봉인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야 환승할 때 검사관이 통과시켜 주거든요.
그런데 참 희한한 경우를 한번 목격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친구들로 보이는 중년 남성 서넛이 면세점에서 산 양주를 탑승 대기하면서 까서 마시더라고요. 병은 돌려 따지만 마실 컵과 얼음이 없으니 패스트푸드점에서 콜라를 사더니 얼음만 남기고 버리고 거기에 언더락으로 아주 맛나게 드시더라고요. 역시 면세점에서 산 육포를 안주로 먹으면서 말이지요. 처음 해보는 솜씨가 아니던데요. 얼마나 신나게 드시던지 보고 있던 저도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은 후다닥 다 드시고 탔으니까 기내난동만 부리지 않으면 되는데 혹시라도 이렇게 면세점 액체류를 개봉하게 되면 다 드셔야합니다. 남기면 곤란합니다. 그런데 웬만하면 좀 참으시고 내려서 목적지 도착해서 드세요.
7. 입국심사
많은 분들이 입국 심사를 부담스러워 하십니다. 입국심사관은 승객 개인의 입국을 여러가지 이유로 거부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대한민국의 여권을 자랑스러워 하십니다. 미국 여권보다도 더 많은 나라를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는 초상위권 여권이기 때문입니다. 러시아도 터키도, 심지어 지금 전쟁이 일어나려는 우크라이나도 대한민국 여권은 심사관에게 ‘하이’ 하고 인사 한번 하면 비자없이 통과 입니다.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한 나라 수로 줄을 세우는 것을 <헨리 여권 지수>라고 한다는데 우리나라는 1위 일본, 2위 싱가폴에 이어 세계 3위입니다.
한국 국민에게 비자를 요구하는 나라는 제가 경험한 바로는 중국, 네팔, 이집트, 쿠바 정도인데 이 나라들은 제가 보기에는 한국이라서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비자 수수료로 부족한 자국 국고를 채우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입국심사 때는 진지하고 공손하게 매너를 지키시는 게 좋습니다.
일부 국가의 입국 심사관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혹은 이유도 밝히지 않으면서 방문객을 보내주지 않거나 불필요한 심문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름을 대면 알만한 우리나라 연예인에게 실제로 몇년 전에 일어난 일인데 하와이의 입국심사에서 선글래스를 쓰고 있던 이 연예인에게 미국 심사관이 신원확인을 위해서 안경을 벗으라고 했습니다. 이 여자 연예인은 심사관이 자신의 미모를 보려 한다고 오해를 한 나머지 안경을 살짝 아주 잠시 위로 올렸다 내렸습니다. 심사관은 다시 요청했고 연예인은 지겹다는 듯 한숨을 소리내어 내쉬며 똑같은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이 가수는 입국 심사관의 요청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입국 거부 당하고 곧바로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고 합니다.
저자세일 필요는 없지만 심사관의 물음에 정확히 대답하고 요청 사항이 있다면 진지하게 응해야 합니다. 심사관의 물음이 영어일테니 부담이 될수 있습니다. 그런데 심사관이 묻는 질문은 대개 정해져 있습니다. 왜 왔는지를 묻는 여행 목적과 얼마나 체류할 건지를 묻는 정도입니다.
이 정도 질문과 답변은 스스로 공부하라는 방법 외에는 떠오르지 않는군요.
입국 심사는 한국에서 출발했을 경우는 쉽게 넘어가지만 한국인이 제3국에서 체류하다가 입국하려는 경우 유난히 까다롭게 봅니다.
특히 체제가 다른 나라에서의 입출국시, 혹은 사이가 안 좋은 나라간에 입출국 때 문제가 되는 경우를 가끔 봅니다. 예를 들어 러시아에서 에스토니아로 입국하거나 이집트에서 이스라엘로, 터키에서 그리스로 넘어가거나 하는 경우입니다. 저는 시나이 반도 육로로 이집트에서 이스라엘을 입국한 적이 있었는데 대놓고 스파이 활동을 하지 않았는지, 정말로 <남한 South Korea, Republic of Korea> 출신인지를 묻는 심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현지 분에게 얘기하니 한국 사람에게는 종종 하는 질문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북한의 영문 명칭은 DPRK,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입니다. 북한도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가 들어가기 때문에 앞에 데모크라틱 피플스는 흘리고 리퍼블릭 코리아만 듣고 반갑게 고개를 끄덕였다간 대형사고가 날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