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이야기 1

산티아고와 샌디에이고는 무슨 관계인가?

2022년은 성년 Holy year이라는 얘기며 산티아고를 걸으면서 만나는 숱한 기독교 유적지를 얘기하는 것은 중세 당시를 생각하며 걷는 것입니다. 우리가 불교 신도가 아니어도 부석사를 방문하고 불국사를 찾아가는 것처럼 크리스천 여부와 관계없이 각자의 신앙관과 세계관으로 산티아고와 유럽의 기독교 문화를 이해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4월 첫째 주 일요일은 기독교에서 종려주일 Palm Sunday이라고 하는 절기인데 예수님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오시는 날을 기념하는 날이고 그다음 주 일요일은 부활절입니다. 안 믿으시는 분은 그냥 교회 가면 삶은 달걀 주는 날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기독교에서 매우 중요한 기념일이니 알고 계시라는 차원에서 알려드립니다.

참고로 올해 부처님 오신 날은 5월 8일이고 현재 이슬람 신도들은 4월 한 달 동안 라마단 절기를 지키고 있는 중입니다.

기독교식 이름과 서양 이름을 한번 시리즈로 다뤄보려고 하는데 오늘은 당연스럽게도 야고보로 시작을 해볼까 합니다. 일단 우리의 목적지인 싼띠아고 데 꼼뽀스뗄라 Santiago de Compostela가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한 분인 야고보 사도의 이름에서 명명된 것은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에서 가장 유명한 야곱은 우리가 아는 야곱 사도가 아니라 이삭의 아들 야곱입니다. 야곱은 나중에 이름을 이스라엘로 바꾸는데 이것이 지금 유대 국가의 국가명이 된 것입니다. 이삭은 하나님과 친구처럼 지냈던 아브라함의 늦둥이 아들입니다. 야곱은 열두 아들을 두었는데 그 아들 중 막내아들인 요셉이 이집트에서 총리로 일할 때 열두 형제와 야곱이 이집트로 이민을 가게 되고 그곳에서 엄청난 인구수로 불어나서 유대 민족을 이루게 됩니다. 긴 역사가 그사이에 있지만 생략하고 암튼 이집트의 박해를 피해 홍해를 가르고 가나안 땅이라고 불리는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정착해서 유대국가 이스라엘을 이루게 됩니다.

시애틀의 세인트 제임스 성당 홈페이지

야곱은 히브리어이고 원래 ‘뒤꿈치’라는 뜻인데 라틴어로는 야코부스 Jakobus이고 스페인어로 이아고 Iago 또는 티아고 Tiago이고 영어로는 영국 스파이 영화 007의 주인공 이름이기도 한 제임스 James입니다.

야고보는 그리스식으로 부르는 것이고 독일에서는 야곱이나 야코부스로 영어로는 제임스외에도 제이콥 Jakob이라고도 합니다.

이탈리아어로는 자코모, 포르투갈어로는 티아고, 프랑스어로는 자크입니다.

긴 이름 싫어서 줄여 부르는 걸 좋아하는 미국인들은 제임스를 짐, 지미라고 부르고 제이콥은 잭, 제이크로 부르니 이름은 석자라고 알고 있었던 우리에게는 너무 헷갈릴 뿐입니다.

예수님의 모든 12제자가 이렇게 이름이 복잡하지는 않은데 유독 야고보가 이렇게 다양하게 불렸던 것을 보면 제자들 중에서 영향력이 가장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김하성 선수

스페인어 티아고 앞에 성인이라는 뜻의 ‘산 San’을 붙여서 ‘성 야고보’를 뜻하는 산티아고 Santiago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영어식으로 부르면 세인트 제임스 Saint James가 됩니다.

시애틀에 가면 세인트제임스 성당이 있는데 결국 산티아고 성당과 같은 이름인 것이지요. 남미 칠레의 수도는 산티아고이고 박찬호가 잠시 몸담았었고 지금은 김하성이 선수로 뛰고 있는 샌디에이고시의 파드레스 Sandiego Padres메이저리그 야구팀의 연고지는 산티아고와 결국 같은 이름입니다. 샌디에이고가 있는 캘리포니아가 원래 멕시코 땅이어서 지명이 스페인식입니다.

야구구단 애칭은 보통 시와 연관된 상징물이나 영웅 등을 사용하는데 샌디에이고가 사용하는 파드레스의 파드레는 스페인어로 아버지라는 뜻인데 가톨릭에서 아버지는 신부님을 부르는 호칭이기도 합니다. 영어로 신부님을 부를 때 Father라고 하잖아요. 결국 샌디에이고의 MLB 팀조차도 야고보 사도의 영향을 받은 이름을 사용한다고 볼 수 있지요.

이상 야고보를 부르는 열여섯 가지 방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