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이 특기입니다
그래서인지 가끔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말이라도 번지르르하면 그럴싸할 텐데, 너무나 볼품없는 것들 뿐이라서.
사실 이 글은 ‘메모를 합시다’의 원래 내용이다. 두서없이 쓰다 보니 결국 분량 초과 현상으로 인해 그 글의 주제는 바뀌었고, 다른 글로 넘어와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아마 ‘메모를 합시다’ 글을 보면 그 글도 횡설수설하니 두서없이 쓰인 글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글에 저러한 제목을 붙이는 데에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누군가 제목에 속아서 들어왔다가 알맹이 없는 내 푸념글이나 보고 침을 뱉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여러 번 제목을 고치고 있다. 업로드 후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 오기 전에 어울리는 제목을 찾아줘야겠다는 마음이다.
이 글이 ‘메모를 합시다’의 원래 내용이었던 만큼 원래 구상한 트릿의 일부가 그 글에 들어가 있는데, 그렇게 본다면 이 글은 그 글의 속편일까? 아무튼 그 글을 본 뒤 이 글을 본다면 더욱 이해가 쉬울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과연 돌아가서 그 글을 본 뒤 여기까지 다시 찾아올 사람이 몇이나 될까. 결국 앞서 말한 ‘이전 글을 먼저 보고 오세요’는 그저 미래의 나를 위한 말이 될 것 같다.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 매우 유명한 말이다. 그럼에도 나는 강박을 버리지 못해 쓰레기마저 예쁜 쓰레기로 내놓고 싶어 그리 오랜 시간을 버리곤 했다. 그렇다면 완고는 덜 쓰레기냐? 그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럼에도 가끔은 두서없이 글을 쏟아낸 후 그것을 다듬어가는 방향으로 글을 완성해 나갈 때도 있다. 그것이 정도이고, 백지에서 완벽한 문장을 뽑아내려 머리를 쥐어짜는 것보다 훨씬 쉽다는 것을 깨달아서일까, 점점 그러한 방식으로 글을 쓰는 방식이 바뀌어가고 있다.
나는 동영상 사이트에서 웹소설 작가님들의 브이로그를 가장 많이 보는데, 영상에서는 브이로그 이외에도 작법에 대한 팁이라던가, 업계의 이야기를 해주시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그중 작가님들이 집필에 있어 늘 강조하시는 것 중 ‘트릿’, 즉 ‘트리트먼트’라는 것이 있다. 그것만 공들여서 완성해 두면 집필은 금방 한다면서. 생각해 보니 내가 서서히 바꾸어가는 방식이 그와 유사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는 글을 쓸 때, 내용의 아이디어에 대해 두서없이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쏟아내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그것을 나는 ‘트릿을 짠다’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렇게 글들을 쏟아내다 보면 아무리 난이도가 있는 주제라도 무언가 생각이 나거나 보일 때가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이리저리 써둔 초고의 단어들이 정제되지 못해 내 어휘력이 그렇게 엉망인가, 싶어 자괴감을 가질 때도 있다.
점점 사람과 말을 해본 빈도도 적어지다 보니 말을 하듯 글을 늘어놓기가 힘들어지고, 일반적인 단어조차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다음 아이디어를 적어야 하는 나는 급한 나머지 그 문장을 빈칸으로 남겨두거나, 비속어를 포함한 온갖 말들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하기 위해 애쓴다. 물론 소위 ‘욕’이라고 불리는 류의 언어들은 사용하는 데에 익숙지 않아 더욱 이질감을 느끼지만… 그렇게 넘어가더라도 막상 본 집필에 들어서면 그 말에 걸맞는 보편적이거나 표준어인 단어, 혹은 동의어를 찾아 헤맨다. 더 중요한 것이 뒤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당장 그 단어에 꽂혀 넘어가지 못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느낌은 아는데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을 때. 그리고 설명도 불가해 인터넷에 찾아볼 수도 없을 때. 이 상황의 불편함을 아는가? 일단 나는 너무 많이 겪어서 위기감마저 느낄 정도다.
두서없다. 보통 의식의 흐름이라고도 한다. 나는 보통 이렇게 글을 쓴다. 글 참 쉽게 쓰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변명을 하자면, 나름대로 고충이 있는 방식이다. 트릿을 두서없이 짜두면 분명 본 글도 두서없이 써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내 글은 길을 잃고, 읽는 사람들도 ‘그래서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데?’라며 내 글을 비난하게 된다. 즉, 주제가 없어진다는 말이다. 처음부터 주제를 정해두고 글을 쓰더라도 삼천포로 빠지게 되기 때문일까… 나는 나의 방식에 대해 불만도 많고 고칠 점도 많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