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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찬 Aug 03. 2024

내 친구 소개받을래?

등산의 목적

' 내 친구 소개받을래? '


어느 날 엘라가 자기 친구 중에 진짜 이쁘고 괜찮은 친구가 있는데 소개받겠냐고 소개팅 제안을 했다.

갑자기 웬 여자 소개?


괜스레 난 이제 단둘이 보는 소개팅은 부담스럽다는 말로 거절하였다.

매번 소개팅 때  어색한 상황이 싫어 '오시는데 불편하시진 않으셨나요?, 퇴근 후엔 보통 뭐 하세요?'와 같이 인사치레로 하는 얘기들에 대해 이젠 좀 지쳤다는 핑계와 함께.


대신 서로 친구까지 해서 자연스럽게 노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엘라가 제안을 받아들였고, 우린 각자의 친구가 어떤 친구인지에 대하여 얘기하였다.

그 얘기만으로도 우린 집에 가지도 않고 저녁시간까지 얘기를 나누느라 바빴다.


엘라가 말해주는 '썬'은 회사를 다니면서 유튜브도 하고 바프도 준비하는 바쁜 친구였다.

왜 나에게 소개해주는 거냐는 질문에 그녀는 전 남자친구가 별로였다며, 좋은 사람을 소개해주고 싶었다더라

물론 자기 친구가 더 아깝다며 얘기하였다. 참나.

내 친구 '혁'은 여자들이 좋아할 상에 키 크고 자기 일에 열심인 친구라 소개하였고 서로 친구의 사진을 보여줬을 때, 우리의 의견은 일치했다.


'야! 썬이랑 혁이 서로 잘 맞겠는데?'


어쩌다 보니 친구끼리 소개팅이 된 거 같은데 크흠..

아무튼 날도 좋고 다들 운동을 좋아하니 인왕산 등산을 하기로 하였고 날짜를 잡았다.

나름 꿈도 키웠다. 다들 친해진 다음 등산 동호회로 발전해서 액티비티 즐기는 거도 재밌겠다.


같이 출발한 나와 엘라, 혁.

혁에게 먼저 엘라를 소개해주었고 그렇게 우린 안국역으로 향하였다. 썬은 먼저 브런치카페에 도착하였고 처음엔 어색하였지만 엘라의 조율로 금방 친근한 분위기가 되었다. 웃음소리가 오가고, 이야기들이 흘러나왔다.




이제 인사치레는 끝났으니 본론으로 넘어가야지.

인왕산으로 향하였다. 인왕산은 높지 않아 쉬엄쉬엄 얘기하며 올라가기도 좋고 서울 뷰가 또 기가 막힌 산이다. 그러나 너무 올라가기 좋은 산이었나, 어쩌다 보니 나와 혁이는 엘라와 썬과 거리를 두고 올라고 있었다.

여기서 아차 싶더라.

나름 중간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거리를 맞춰 보려 했지만 의도치 않게 너무 빨리 정상에 오르고 말았다.

어쩌다보니 정말 운동이 되버리고 말았네

아오 힘들어

정상에 올라온 그녀들은 지친 여력이 가득 했다. 왜 이렇게 빨리 올라가냐고 핀잔을 들었다.


내려갈 때도 마찬가지였긴 했지만 내려와서 우린 저녁을 먹으며 또 대화를 이어갔다.

분위기는 좋았다. 볼수록 혁이랑 썬이 잘 어울린단 말이지.

그렇게 즐거운 시간이 끝나갈 즈음, 우리는 각자의 귀갓길을 알아보고 있었다.


마침 둘이 또 같은 방향이네?

그래 둘이 행복하면 됐지.


'즐거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엘라와 나도 집 가는 길에 혁이 재밌다. 썬도 재밌다. 각자 오늘 일을 얘기하며 즐거이 귀갓길에 올랐다.




그렇게 주말이 지난 화요일,

엘라가 말했다. 


'썬이가 혁이 또라이 같대 ㅋㅋㅋ'

'엥? 둘이 괜찮지 않았어?'


내가 생각한 거와 다르게 흐름이 진행되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썬이는 맘에 안들었다고 하더라.


혁이랑도 얘기했을 때 혁이도 이성적으로 관심도 없었고. 나혼자 상상놀이했나보다.

그렇게 우리 넷이 다시 뭉친 일은 없었고 등산 동호회는 없는 일이 되었다.



그 날 저녁 혁이가 말했다.


'야 그건 그렇고 넌 엘라 어떻게 생각하는데?'

'...'


24년 봄이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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