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앙큼한 생각을 좇아서.
나를 잘 아는 지인이 이런 말을 했었다.
"너는 뭐랄까. 인싸 중 아싸, 아싸 중 인싸 같아"
상당히 절묘하게 나를 간파한 것 같아 살짝 섬찟했다.
나는 좀 관종이라기엔 어딘가 수줍고 부족한, 그렇다고 관심받기 싫다기엔 무관심이 못내 서운하다.
사람들이 지금처럼 블로그를 많이 하지 않을 때 주변에서는 처음으로 블로그를 시작한 것도, 주변 아무도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을 때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것도 관심받고 싶은 내 안의 관심욕 표출이었을 것이다.
정말 '기록만을 위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나 생각했을 때, 내 마음속 대답이 썩 단호하지 못한 것을 보면 말이다.
확실히 관심은 중요하다. 특히 나 같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크리에이터이자 마케터에게는 더욱.
봐주는 사람과 관심이 있어야 적극적으로 생산할 동력을 얻는다. 아무도 관심 주지 않으면 지속하기가 어려워진다. 우리는 사람인지라 대부분 사람이 그렇다. 오죽하면 악플보다 무서운 게 무플이라는 말이 있을까.
"관종은 아니지만 관심받고 싶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 급의 모순된 말일까.
이 앙큼스러운 발상을 하게 된 내 속내를 깊이 들여다보았다.
이 속에 감춰진 마음은 관심받고 싶은 대상이 '모두에게'가 아니어서라는 결론이 났다.
내가 관심받고 싶은 대상은 나와 이야기가 통하는, 공감할 수 있는, 내가 가진 색깔과 결이 일치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았다.
이제 과거처럼 모든 사람이 하나의 유행이나 취향을 좇지 않는다. 시장의 전체 규모는 점점 더 커지고, 그 속에 사람들의 취향과 이야기는 점점 더 세분화되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내가 가진 이야기에 공감하는 그 종심 고객을 모으는 것이다. 무리해서 모두에게 관심받고 싶지도 않지만 그러려고 애쓸 필요도 없거니와, 내 장단에 맞춰 함께 춤을 출 사람들과 그들이 원하고 내가 원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나는 내가 입체적이고 다면적이라 한마디로 규정짓기가 어렵다. 그래서 다양한 면을 가진 사람이라고 그 자체를 규정하니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졌다.
어떤 것에 뚜렷하게 전문성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글을 쓰고,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고, 여행하는 마음으로, 일상과 예술을 즐긴다. 이런 모습이 내가 가진 흥미이자 내가 내놓을 수 있는 이야기들인 것이다.
분명 모두를 향한 포지셔닝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딘가 나와 같은 혹은 이런 나와 잘 맞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포지셔닝된 관심이 있다면 관종은 아니지만 관심받고 싶은 나의 욕구가 충분히 충족될 것 같다.
모든 것으로부터의 관심이 아니라, 특정한 것으로부터의 관심.
내가 선택하고 그들이 선택한 뾰족한 공통점에서 관심받기로 한다.
그거면 됐다.
(그러니까 그대들의 관심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