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고양이는 올 해로 여섯 살이 됐다. 머지않아 해가 바뀌고 3월이 되면 가득 채워 7년을 산 고양이가 된다.
문득 고양이 나이 계산법이 궁금해 검색해보니, 고양이 나이 여섯 살은 사람 나이 마흔 살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우리 집 고양이의 시간은 나보다 몇 배로 빠르게 흐른다는 사실을 삭막한 표를 통해 새삼스레 느끼고 나니, 갑자기 엄청 서글퍼졌다.
개나 고양이나 평균적으로 15년 정도를 산다고 한다.
우리 집 고양이가 한 살이 됐을 때, "이렇게 1년이 빨리 가는데 이 순간이 열네 번밖에 안 남았다고?" 하며 어리둥절한 고양이를 끌어안고 주책맞게 눈물을 흘렸었다.
여섯 살이 넘은 지금은 우리 고양이에게 남은 시간들을 세어 보지도, 아직 먼 고양이와의 이별을 상상하며 눈물 흘리지도 않지만
내가 무심코 외면했던 우리 집 고양이의 관심이, 다음을 기약하며 양보했던 나의 지갑 사정이, 뛰는 게 당연한 건데 왜 그러냐며 꾸중했던 나의 이기심이, 누적된 나의 부족함이 밀려와 마음을 뭉근하게 짓누른다.
우리 집 고양이 세상에 둘도 없는 우리 집 천사 고양이.
나보다 빨리 가는 너의 시간이 허투루 흘러가지 않도록 더 옆에 있을게, 더 밀도 높게 사랑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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