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체로 값진 것
이건 스스로 되뇌는 말이자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뚜렷한 목표가 있는 사람이든, 막연함이 눈앞을 가리는 사람이든 온라인에 공개적인 기록을 남기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블로그를 운영한 건 2013년부터였다. 연차로 치면 어느덧 9년 차를 지나고 있다. 물론 그 사이 쉬는 기간도 있었지만 놓지 않고 있던 블로그가 있기에 다시 시작할 때도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는 무게감보다는 가벼웠다.
잠들어 있던 블로그 접속해서 먼지 탈탈 털어 다시 글을 쓰는 기분.
원래 내 기록이 있던 곳이기에 다시 글을 쓰는 게 이상할 것도 없었다.
잠들어있던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한 건 약 10개월 전으로 돌아간다.
블로그를 개설한 지도 오래되었고, 일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업무도 블로그 관련된 업무가 많았다. 업무적으로 관리하는 블로그가 아닌 나의 블로그를 제대로 운영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글을 고민하다가 '블로그 운영 노하우'에 대한 글을 적어나갔다. 내가 계속하고 있는 일이기에 당장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쉬운 도움이었다.
나에겐 익숙했던 정보일지라도 다른 사람에겐 완전히 새로운 정보일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나에게 익숙하다고 생각한 정보들을 적어나가기 시작했는데, 내 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댓글도 달리고 이웃 신청(구독)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지식의 저주'란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다른 사람도 알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매몰된 것을 말한다. 그렇다. 이전에 나는 지식의 저주에 걸려있었고, 이를 깨달은 이후 지식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기록을 하라고 하면 마치 대단한 것을 해야 할 것만 같다고 느끼는 것 같다. (나 또한 그렇고..) 그러나 사실 우리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기록을 하기 시작함으로써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꼭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시행착오를 겪어가는 불완전한 모습조차 기록을 통해 누군가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다. 정말이다.
어쨌든 기록의 힘은 강력하다.
기록을 지속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았는데 사람들은 나를 '전문가'로 보기 시작했다. 이웃 블로그에 놀러 가 댓글을 남기면 마치 대단한 사람인양 반겨주었다. 신기했다. 블로그가 있었기에 브런치 작가에 지원할 때도 수월하게 글을 적어 내려 갈 수 있었다. 이 또한 신기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내가 나를 드러내는 만큼 영향력을 갖춰갈 수 있다. 게다가 온라인이라는 세상이 있으니 우리의 글은 훨씬 쉽게 기록되고, 공유되고, 읽힐 수 있다.
대단치 않은 기록이라도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것보다는 남기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단 기록으로 대단한 결과를 바라는 조급함을 버릴 것.
기록을 지속하는 우리가 가져야 할 필수 마음가짐이다.
대단한 결과가 없다 할지라도 아무렴 어떤가.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졌을 '눈에 보이는 기록'이 남게되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