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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안 XianAn 스님 Apr 01. 2024

"좋은 질문입니다"… 묻고 답하니 선명상 궁금증 해소

https://www.hyunbu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13072

방한 美 영화 선사 3월 30일 첫 일정 진행
전국비구니회관서 선명상 다르마톡 법문
善 실천 강조… 질의응답으로 대중과 소통
4월 중순까지 서울, 제주 등서 선명상 지도

“삼독을 제거하고 더 선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평소 수행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물으니 “아주 좋은 질문”이라며 스님이 곧장 답을 전했다. 불자들은 자신의 수행에 도움을 받기 위해 귀를 열어 스님의 조언에 집중한다.

불자로서 평소에 가지고 있던 질문과 법문 내용에서 느꼈던 궁금증이 물음표로 전달되면 스님이 그것을 느낌표로 바꾸어 되돌려준다. 답을 얻은 불자는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인다. 이 모든 과정은 해외의 사찰에도 생중계로 전달됐다. 한국 사찰의 일반적인 법문 형식과는 차이가 있지만, 불자들은 자신의 궁금증을 솔직히 물으며 법을 청했다. 

3월 30일 서울 강남 전국비구니회관 3층 만불전에서 질의응답 중심의 다르마톡 법문이 진행됐다.  법사는 미국 위앙종의 영화 선사. 1995년 출가해 20여 년간 전 세계의 수행자들에게 위앙종의 가르침을 전해온 영화 선사가 지난 3월 28일 방한해 첫 일정으로 80여 명의 재가수행자들을 만났다.

한국불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위앙종(潙仰宗)은 중국 선불교의 선종오가 중에 하나로 위산 영우(潙山靈祐, 771~853)와 앙산 혜적(仰山慧寂, 815~891)이라는 두 선승을 시조로 성립했으나, 송나라 때 임제종에 흡수됐다. 근현대에 이르러 허운(虛雲,1840~1959) 대사로 인해 그 맥이 되살아난 위앙종은 선화(宣化, 1918~1995) 상인에 의해 미국으로 전해 졌다.

법문에 앞서 위앙종의 전통에 따라 30분의 명상이 이뤄졌다. 수분전까지 들떠있던 대중들은 목탁소리가 울리는 동시에 명상에 빠져들었다. 명상이 끝난 이후에는 자리에서 일어나 법당을 도는 행선도 이어졌다.

법문에 앞서 30분의 명상 수행이 이뤄지는 모습.

영화 선사는 법문에서 선(善)의 실천을 강조했다. 사람들의 마음에 가득한 삼독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선을 행함으로써 복을 쌓아야 한다는 영화 선사의 법문은 수행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영화 선사는 “선을 행동으로 옮겨 삼독을 줄여나가면 자연스럽게 1단계 선(禪)에 도달해 영적 경험을 할 수 있다”며 “낮은 단계에서 높은 단계의 선에 도달하는 것이 바로 ‘진전’이다. 우리의 역할은 바로 사람들이 더 높은 단계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30분 가량의 법문이 끝나고 영화 선사는 수행자들에게 어떤 질문이든 던지라고 말했다. 묻고 답하는 법문이 익숙하지 않았던 수행자들은 선뜻 손을 들지 못했다. 하지만 한 수행자가 손을 들고 “삼독을 제거하고 더 선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느냐”라는 질문을 한 이후부터 끊임없이 손이 올라왔다.

영화 선사는 모든 질문을 “좋은 질문”이라고 격려하며 답문을 이었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단순했다. 선 수행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면 삼독은 자연스럽게 제거된다는 것. 하지만 자신의 삼독을 제거하는 것만큼 타인의 삼독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영화 선사의 답에 질문자는 더 선해지는 방법을 알게 됐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을 중학교 교사라고 밝힌 이선미 씨 역시 평소에 고민이 많았다는 듯 질문을 던졌다. 이선미 씨는 “교사로서 항상 아이들에게 좋은 말을 해주고 싶어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삼독을 제거하지 못한 채 하는 행동은 다른 사람에게 독을 전파하는 것이란 말씀에 충격을 받았다”며 삼독을 제거하지 못하면 어떤 행동이든 독을 퍼뜨리는 것에 불과한 것인지 물었다.

이선미 씨가 영화 선사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영화 선사는 “타인에게 독을 퍼뜨리는 것을 걱정하는 것을 보니 당신은 선한 사람”이라며 “선을 행하고 복을 쌓다 보면 타인에게 퍼뜨리는 독을 줄여나갈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답했다. 또한 “교사인 만큼 아이들도 선을 행할 수 있도록 가르쳐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법회에 참석한 대중들은 평소 수행하며 들었던 의문들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익명을 바란 법회 참석자는 “평소 명상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때마침 명상으로 유명한 영화 선사가 방한했다고 해서 처음 비구니회관을 찾았다”며 “그동안 궁금했던 것을 직접 질문하고 답변을 들으니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선사는 3월 31일 전국비구니회관에서 정토법문을 진행하고 다음달 4월 5일부터 사흘간 제주 원명선원을 찾아 수행자들에게 선칠을 지도한다. 방한 마지막 일정으로는 4월 13일과 14일 이틀간 서울 탄허기념박물관에서 선명상법회, 화엄경 강설, 정토법회, 유마경 강설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영화 선사는 2018년 처음 한국을 찾은 이후 청주 보산사와 분당 보라선원을 설립해 한국의 출재가자 수행자들을 지도하고 있다.

법문에 집중하는 재가수행자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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