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과 욕망의 불길이 나를 태우기 전에, 잠시 멈추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종종 욕망을 '살아가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집, 더 나은 관계, 더 나은 삶을 꿈꾸며 노력하는 것은 삶의 자연스러운 동기처럼 여겨집니다. 다시 말해, 세속에서는 욕망이 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욕망은 때로 조용히 타오르다 어느 순간 통제할 수 없는 불길이 되어 우리의 마음을 집어삼키곤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도를 닦는 사람, 즉 수행자는 마른 풀과 같아서, 불이 다가오면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불'은 단순히 육체적 욕망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성취에 대한 갈망, 감정적인 반응, 비교하는 마음, 인정받고 싶은 욕구처럼 우리 마음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모든 것들이 포함됩니다. 그 자극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우리는 쉽게 불안해지고, 마음은 흔들리며, 때로는 후회와 상처만 남습니다.
중국 당나라 시대에 도림 선사라는 수행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나무 꼭대기에서 지냈기 때문에 '독수리 둥지 선사'라는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어느 날, 고위 관리가 그를 찾아와 말했습니다.
"스님의 거처는 매우 위험해 보입니다."
그러자 선사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대감의 삶이 더 위험해 보입니다. 마른 풀과 불이 가까운 것처럼, 감정과 욕망에 가까이 사는 삶이야말로 진짜 위험이지요."
이 이야기는 불교에서 오랫동안 회자되어온 일화입니다. 중요한 것은, 욕망에 끌려 다니느냐, 아니면 한 걸음 물러서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가입니다. 마음이 복잡하고 삶이 불안하게 느껴질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거리두기'입니다. 감정과 욕망의 불길이 나를 태우기 전에, 잠시 멈추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서양 문화에서는 욕망을 삶의 동력으로 보고,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여깁니다. 그런 삶을 멋지게 느끼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삶의 즐거움을 추구하고, 자극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은 분명한 매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마음속에 마른 풀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삶에서 진짜 문제가 닥쳤을 때, 단지 자극과 즐거움만 좇는 방식으로는 그 문제를 풀어내기 어렵습니다.
진정한 변화는, 내 안의 문제를 냉정하게 직시할 수 있을 때 시작됩니다. 나의 약점과 반복되는 실수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그것과 맞서는 용기를 낼 수 있을 때 우리는 성장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욕망과 감정에서 잠시 물러나야 합니다. 그 한 걸음의 거리, 그것이 우리를 지켜주는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