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말고, 그냥 너답게 해라.

by 현안 XianAn 스님

처음 현적스님을 만난 곳은 봉은사였습니다. 당시에는 평범한 서울 직장인이었습니다. 현적스님은 출가 전부터 누구나 인정할 만큼 정진파였고, 거의 매주 주말마다 보라선원에서 함께 수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 날 퇴근하고 선원에 온 (당시 출가하기 전) 현적스님에게 제가 물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큰 문제가 뭐예요?”

“글쎄요. 별로 그런 건 없어요.”

“그럼 왜 굳이 아프고 어려운 결가부좌 자세로 명상해요? 문제가 없으면 나가서 즐겁게 젊음을 즐겨야지!”

고개를 갸우뚱하며 집으로 돌아간 현적스님은 며칠 뒤, 다시 퇴근 후 선원에 찾아왔습니다.

“스님,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 마음에 힘든 게 많더라고요. 제가 사람들과 부딪히는 걸 피하려고 하더라고요.”

현적스님은 오래 전부터 여러 스님들의 법문을 온라인으로 듣고 있었습니다. 법문에서 “좋은 마음을 내야 한다”, “생각도 업이고 말도 업이다”라는 가르침을 듣고, 늘 착한 마음을 내려 애쓰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누군가의 행동이나 말로 마음이 불편해지면 ‘나는 왜 착한 마음을 내지 못할까’, ‘내 그릇은 왜 이것밖에 되지 않을까’라는 죄책감에 스스로를 몰아붙였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살고 싶었지만, 마음에서는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이건 잘못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일어났습니다. 그 마음이 스스로를 더 힘들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부정적인 생각이 올라올 것 같은 상황과 사람을 점점 피하게 되었고, 오랫동안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단속하며 살아왔습니다. 어느 순간 그것이 문제라는 자각조차 못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수행을 꾸준히 하면서,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중요한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착한 마음을 억지로 만들어 내는 것 또한 괴로움이 될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선과 악이 공존합니다. 그러므로 내 안의 긍정적인 마음만 인정하고 부정적인 마음을 부정하거나 숨기는 것은 우리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내면에서 올라오는 나쁜 마음도 ‘내 마음’이라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직면하는 것이 수행입니다.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이상 누구나 수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고 번뇌를 피할 수 없습니다. 이는 스님에게도 다르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스님이니까 당연히 마음이 평화롭고, 갈등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건 착각입니다. 스님들은 오히려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스승님은 늘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Don’t worry. Just be yourself.” (걱정 말고, 그냥 너답게 해!)

너무 잘하려고 애쓰느라 힘들어하는 저에게 스님은 가끔 이렇게 말해주셨습니다. 그러면 실수할까 두렵던 제 마음이 바로 편안해졌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았던 저에게 그대로도 괜찮다고 해주신 스승님 덕분에, 저는 절에서 ‘가짜 얼굴’을 만들 필요가 없었습니다.

수행에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스스로에게 진실해지는 것입니다. 우리 동양인은 화합과 예의를 중시하고 갈등을 피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마음속에서는 불편함과 억압이 쌓입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어디까지가 진짜 내 마음이고, 어디까지가 예의로 만든 마음인지조차 분간하기 어려워집니다.

먼저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합니다. 누군가의 말이나 행동으로 마음이 불편하다면 그 감정을 회피하지 말고 직면하십시오. 그리고 그 마음이 사라질 때까지 명상하십시오. 누가 옳고 그른지를 따지기보다, 상대가 상처받았다면 먼저 사과하십시오. 그것이 스스로를 단단하게 다듬는 과정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누군가는 오해하고 서운해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명상이란 타인에게서 문제의 원인을 찾기보다, 내 안의 어두운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원치 않는 마음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 명상하십시오. 그러면 결국 부정적인 감정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다스릴 힘을 얻게 됩니다. 그렇게 자신을 정직하게 마주할 수 있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더 많은 사람을 포용할 수 있고, 억지로 애쓰지 않아도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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