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돌멩이처럼 되어라

해내는 것보다 포기하지 않는 일이 더 중요

by 현안 XianAn 스님

저는 원래 종교적인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명상을 배우다가 선(禪)에 매료되어 결국 출가하게 되었습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미국에서 출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의 승가 생활 대부분이 한국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에서 훌륭한 어른 스님들과 선배 스님들을 많이 뵐 수 있었고, 오랫동안 불교 공부를 해 온 불자님들과 교계에서 헌신적으로 일하시는 분들께서 곁에서 저를 조용히 응원해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오늘도 저는 스님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출가 전의 저는 세속적인 사업가로서 능력과 성공, 권력을 목표로 달려가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은사스님께서는 곁에서 다양한 일을 돕게 하시며 복을 짓도록 이끌어주셨습니다. 그것은 저에게 주신 수행 방법이자 도전이었습니다. 절에서 일을 도울 때면 주변 사람들이 제 마음처럼 움직여주지 않는다고 느껴 답답해지고 까칠해지곤 했습니다. 지나치게 열심히 하려다 보니 많은 일을 혼자 감당하게 되었고, 그 과정은 늘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스승님께서 저를 부르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샤나(출가 전 이름)는 결과만 바라보지만, 절에서는 사람을 봐야 한다.”


그 말씀이 제 뇌리를 강타했습니다. 저는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아, 나는 정말로 결과만 바라보는 사람이었구나. 나를 도와주는 이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부족했구나 하고 말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각이 찾아왔다고 해서 세속에서 익힌 사고방식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일이든 정확하고 효율적이어야 한다는 강박이 여전히 제 몸에 남아 있었습니다. 업장보다 더 무섭다는 습기(習氣)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모든 시간은 저의 결점과 문제를 직면하게 해주는 거울 같은 과정이었습니다.

송광사의 어느 어른 스님께서는 저에게 ‘축성여석(築城餘石)’이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성을 다 쌓고 난 뒤 남은 쓸모없는 돌멩이처럼 되어야 비로소 좋은 중이 된다”


는 가르침이었습니다. 세상의 기준에서는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출가자의 길은 다릅니다.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인정받고 싶은 마음과 내가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처럼 살아가는 것이 덕 있는 출가자의 자세이지만, 이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무아’의 교훈은 이상적으로 들릴 수 있으나, 실제 삶 속에서 하루하루 그렇게 살아가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수행은 아는 것보다 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한 번 해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현대 사회가 덕이 부족한 시대라고 느낍니다.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고 타인의 성공에 무관심한 일이 흔해졌습니다. 그러나 인간으로서 우리가 진정 추구해야 할 길은 덕을 쌓는 일입니다. 나와 전혀 무관한 다른 이의 성취에도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묵묵히 해내며, 때로는 오해와 비난조차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삶은 언제나 도전과 배움의 연속입니다. 저 역시 매 순간 스스로를 돌아보며, 세상과 사람들 속에서 덕을 쌓는 일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더 나은 사람으로 살아가시기를 바라며, 법보신문의 연재를 마칩니다.


현안 스님(보화선원 지도법사)

출처 :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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