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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안 XianAn 스님 May 27. 2022

분당 커피해피, 커피가 이런 맛일 줄이야

이곳에 들린다면 반드시 "게이샤 커피"를 드셔야 합니다.

분당에 커피해피라는 카페가 있습니다. 여기는 직접 로스팅을 하는 커피 전문점인데요. 사실 저는 커피라든가, 보이차, 녹차 그런거 잘 모르는 편이였어요. 그런데 출가를 한 후 한국에 오니까 한국 스님들하고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많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몇 달 전 방문해야할 사찰 스님들께 선물하기 위해서 어떤 커피를 사면 좋을까 해서 주변에 아는 분에게 물어보았는데, 바로 이 커피해피를 소개해주셨어요. 그래서 그때 커피에도 종류가 엄청 많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 맛이 이렇게 크게 차이가 날 줄은 몰랐어요.


일단 커피해피에 가서 좋았던 것은 사장님 부부가 커피의 종류와 특징에 대해서 아주 자세히 설명해주셨어요. 그래서 커피는 일단 내츄럴과 워시드가 있다는 것 그리고 로스팅할 때 강하게 한 것을 강배전, 살짝 볶은걸 약배전이라고 부른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맛을 보니 저는 약배전에 내츄럴 커피를 선호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커피 주문하고 받으러 갔다가 금세 사장님들과 친해졌어요. 여사장님이 제가 미각이 뛰어나다면서 방문하면 다양한 커피의 맛을 보게 해주셨어요! ^^

사장님이 직접 가꾼 장미로 꾸며진 카페

커피 중에서도 으뜸은 뭐니뭐니해도 게이샤랍니다.

한잔에 거의 2만원에 육박하지만 여기 가신다면 꼭 핸드드립으로 한잔 맛보세요. 커피가 아닌 완전히 고급 홍차 같은 느낌이랍니다. 오늘 같이 갔던 어떤 분이 맛을 보고는 "원래 커피를 마시면 심장에서 느껴져서 잘 안마시는데, 이건 신기하게 그런게 없었다"라고 했어요.


그리고 입속에서 퍼지는 향미가 으뜸입니다. 

출가자가 뭐 이리 비싼걸 마실까 생각하실 수 있을겁니다. 사실 자주 가서 사마시는 편은 아니고 특별한 손님이 오시면 같이 가기도 합니다.


사실 요즘은 대량생산, 프렌차이즈 이런 시대인데요. 미국에서 여행을 해보면 작은 도시들은 이제 작은 개인 사업자, 식당, 카페 이런게 거의 다 사라져버렸어요. 대형사업체에서 모두 프렌차이즈, 체인을 내서 하니까 어딜 가도 다 규격화된 것만 먹고 경험할 수 있어요. 그런건 뭘 기대할 수 있는지 알아서 좋은 점도 있지만 평생을 받쳐서 뭔가를 완벽하게 해내려는 장인은 점점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최선을 다해서 손님들에게 가장 뛰어난 향미를 선사하고자 하는 장인 정신을 가진 분들이 앞으로도 계속 더 잘 사업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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