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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안 XianAn 스님 May 25. 2021

차와 명상

현안 스님의 수행 이야기

차 문화가 가장 발달된 곳은 중국입니다. 처음 중국에서 차가 발달할 때 승려들에 의해 보급되었다고 합니다. 차는 정신을 맑게 해주며 졸음을 쫓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행과 더불어 함께 발전했습니다.


물론 진지하게 수행과 참선에 임하는 수행자라면 차의 향에 너무 홀리거나 정신이 그쪽으로 팔리면 안 되겠지만 옛 중국 선원(선방)에서도 하루 종일 참선 정진하는 스님들에게 차를 돌리는 휴식 시간이 별도로 있을 정도로 차 문화는 참선과 많은 연관이 있습니다.


한국 사찰에서도 스님을 만나면 가장 먼저 내주시는 게 향긋한 차 한잔입니다. 차를 함께 마시면서 정신을 맑게 하고 여러 인생 문제 이야기나 불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향락만 즐기고자 하는 현대 문화에 좋은 발란스를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차를 마시면 뭐가 좋을까요? 우리가 참선을 하면 가장 먼저 몸에 일어나는 변화가 있는데, 특히 가부좌를 하면 그 변화가 더욱 가속화됩니다. 우리의 기와 혈액의 순환이 강해지고 더욱 순조로워집니다. 우리에게 신체적 또는/그리고 정신적 문제가 생기는 것은 보통 기와 혈액의 흐름에 막힘이 생기는데서 비롯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규칙적인 운동, 좋은 식습관 등은 우리 건강을 지켜주는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바쁜 현대 사회에서는 그냥 운동이나 좋은 식습관으로는 건강 유지가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명상/참선을 통해서 짧은 시간 내에 기혈의 막힘을 뚫어주고, 좋은 흐름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좋은 차는 이와 유사한 기능이 있습니다. 좋은 차를 마시면 (보통 보이차 같은 경우) 우리 몸속의 순환이 강해지면서 몸이 따뜻해지고, 땀이 날 때도 있습니다. 갑자기 화장실에 가야 할 때도 있답니다. 우리가 차를 마시지 않고도 매일 열심히 참선 정진하면 항상 기혈의 흐름을 좋게 유지할 수 있지만, 세상 모든 이가 다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참선을 충분히 하기 어려울 때 차를 마시면서 도움을 받으시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성질이 차가운 차도 있는데, 예를 들면 녹차가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선방에서 참선을 아주 많이 하는 경우, 기혈이 너무 강해지면 몸에 열이 많이 발생합니다. 이럴 때에는 녹차를 마셔서 식혀줄 수 있습니다. 옛 중국 선원에서 수행 정진하는 스님들에게 오후에 녹차를 돌렸다고 합니다. 녹차를 마시면 오후에 몰려오는 졸음도 쫓을 수 있고, 하루에 수시간씩 앉아서 발생한 열도 식혀줄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체질과 생활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좋은 차라고 다 맞는 것은 아닙니다. 차를 고르실 때에는 차를 잘 알고 경험이 많은 분에게 자세히 배우고 물어보고 고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청주 지유명차에 오신 손님들에게 참선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청주 지유명차에 가끔 방문하면 사장님과 함께 참선합니다.


지유명차 청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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