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장사, 금림선사 이야기
글쓴이: 상욱 스님
지난 노동절 휴가 3일동안 법장사에서 처음으로 사리 전시회를 가졌습니다. 이번 사리 전시회는 새로운 사리들이 많이 선보였고 약 800명 정도가 다녀갔습니다. 미국에는 매년 2번 음력 설과 노동절 때 사리 전시회를 합니다. 제가 여기 온 이래로 벌써 6번째 전시회인데 이번 전시회는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아늑한 법당 분위기여서인지 아니면 새로 전시되는 사리 때문인지 사리가 있는 동안 법당 안은 내내 평화로웠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리로 전시회까지 할 수 있는 이유는 법장사 주지 스님 덕분입니다. 주지 스님의 인생 여정과 수행담을 들으면 참으로 놀랍습니다. 법장사 주지이신 현지 스님은 베트남 군에서 대위로 복무하였습니다. 당시 베트남 전으로 전쟁을 겪은 현지 스님은 전쟁 후 노동 수용소에 끌려가서 5년간 지냈습니다. 그곳에서 스님을 같은 수용소에 있던 스님에게서 불교를 배웠다고 합니다. 몰래 경을 들여와서 밤마다 이불 속에서 작은 등불을 켜고 독경하였고 잠들기 전 아미타불을 꼭 10번씩 불렀다고 합니다. 5년의 시간이 지난 후 감옥에서 나온 스님은 베트남 사회에 염증을 느껴 미국에 전쟁 난민 신청을 하였습니다. 그 때 스님의 나이는 51세로 다소 늦은 나이였고 수중에 돈은 몇 백달러뿐이었습니다. 의지할 곳 하나 없는 미국에서 스님은 계속 본인만의 수행을 이어나갔고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어렵게 학위를 마쳤습니다. 원예학 학위를 받은 스님은 조경일을 하면서 하루 종일 염불을 하였습니다. 스님은 2007년부터 사리의 힘에 매료되어 사리를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리를 모으면서 여러가지 신비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때로는 모르는 사람이 다가와서 사리를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모은 사리가 방에 한가득 있었는데 자신만 사리를 즐기기보다는 사람들과 함께 이를 나누고 싶어 사리를 기부할 곳을 찾았습니다. 선사님이 이끄는 안거를 참여 후 선사님의 깊은 지혜를 인지하고 스님은 선사님께 사리를 기부하였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다른 불자들도 많은 사리를 기증하여 현재와 같은 사리 전시회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스님은 선사님의 권유로 출가하게 되었습니다. 늦은 나이에 출가하였지만 수십일의 단식과 은둔 수행, 만트라 수행 등을 통해 열심히 정진하였고 현재 법장사, 금림선사의 주지를 맡고 있습니다.
스님의 곁에 있으면 본인이 수행하면서 경험했던 신비한 체험, 사리와 관련한 믿기 힘든 이야기들을 무궁무진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스님은 이런 이야기들을 사람들에게 들려주며 사람들의 신심을 고취시킵니다. 또한 신심이 깊은 사람들에게는 기꺼이 사리를 나눠주어 수행을 독려합니다.
사리를 처음 본 사람들은 대개 이게 과연 진짜일까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감히 믿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리를 계속 접하면서 이것이 사람이 만든 것일리 없다는 믿음은 강해집니다. 형용한 색깔과 그윽한 향내, 매년 변화하는 사리의 모습들, 사리의 평화로운 에너지는 참 신비합니다.
사리가 있는 곳은 사리의 좋은 에너지로 주변이 편안합니다. 북가주에도 이제 1년에 2번 사리 전시회를 할 계획입니다. 해마다 열리는 이 사리 전시회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사리를 친견하고 좋은 기운이 주위에 퍼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