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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안 XianAn 스님 May 30. 2023

보라특공대: 활인선원 입주 청소하는 날....

보라선원 봉사단 이야기

어제 5월 29일 월요일은 공휴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함께 외부활동을 못한 직장인위해서 어딜 갈지 투표를 했어요. 투표결과는 활인선원 방문...


활인선원은 금강스님이 설립한 참선재단의 도량 중 하나로 제주 원명선원, 안성 활인선원과 함께 요즘 더 좋은 수행 도량으로 거듭나기 위한 여러가지 공사가 한참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제주 원명선원과 안성 활인선원은 많은 분들이 머물고 갈 수 있도록 방사를 마련해놓았는데, 이번 방문은 활인선원의 방사 리모델링 후 입주 청소를 돕기 위한 일이었어요.


보산사와 보라선원에서 함께 수행하는 분들에게 함께 가자고 했는데, 놀랍게도 17명이나 자원했습니다. 그래서 자동차 4대를 끌고 활인선원으로 갔습니다.

https://youtu.be/YDH4DOqGMlY

활인선원 청소하는 날

비가 와서 바닥이 좀 물컹했지만 그래도 덕분에 활인선원 뒤쪽 산은 더 푸르고 싱싱해보였습니다.

그래도 진짜 다행인건 봉사하러 간 당일 비가 그쳤다는거에요.

토요일 부처님오신날 특별법회, 일요일 대비참까지 엄청난 일정을 소화했는데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적극적으로 함께 청소하러 왔습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은 못가고, 좀 늦게 도착했어요. 도착하니 이미 오셔서 청소를 시작한 분도 있었어요. 게다가 활인선원에서 우리들을 위해서 정성스럽고 맛있는 점심을 준비해 주셨는데, 식당밥같은 느낌 전혀없고, 너무나 단백하고 따뜻한 정성이 느껴지는 무오신채 채식 식사였습니다.

상추도 직접 키운 것으로 준비해 주셨어요. 봉사하러 온 많은 분들이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밥 먹고 금강스님의 지휘에 따라서...


위쪽에 위치한 대웅전과 선방에서 과일을 내렸습니다. 언덕을 조금 올라가야 법당이 있기 때문에 여기 봉사하는 분들은 자동으로 운동이 될거 같네요.

그리고 방문객이 머물 수 있는 방이 많은데..  

일단 문틀과 문에 붙은 비닐 제거를 했습니다. 샤워실 화장실도 다 새로 하셔서 좋았보였어요.


비닐제거는 생각보다 그게 시간이 엄청 걸렸어요. 비닐이 너무 잘 붙어있어서... 아무튼 열심히 비닐 제거 작업을 했습니다.

땀을 흠뻑 흘리고 잠깐 쉬는 시간.... 수박도 다들 맛있게 냠냠... 너무 잘 먹는당.

청소를 계속합니다.

활인선원 스님들이 이렇게 자기 집처럼 열심히 하는게 신기하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모두다 한결같이 불평없이~ 창문 닦고, 창틀 닦고, 방충망도 닦고 빡빡... 닦았어요.

지금 미국에서 상주하며 수행하고 있는 종인스님과 원택스님을 아는 스님도 한분 만났습니다.

청소를 마치도 다같이 결가부좌 수행

날이 점점 어두워집니다. 다음날 출근해야하는 분들은 떠나고,

일부 사람들은 남아서 다함께 능엄주와 약사주를 독송하기로 했어요. 금강스님이 허락해주셔서 다함께 했어요. 거기 계신 비구 스님도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좋았어요

향을 올리고, "다츠토 안 어나리 ~ " 다같이 능엄주와 약사주를 했습니다. 그리고 회향공덕까지 하니 정말 마무리가 잘 된 느낌이었어요.


모두 마치고 내려올 때 이미 한밤중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만트라를 마치고 10분 가량 더 앉았어요. 그리고 아래로 내려오니 거의 밤 9시가 다되었습니다.


차 안에서 사람들이 그랬어요.


"정말 신기해요. 오히려 남아서 능엄주랑 약사주를 하고 나니까 피곤함이 다 없어졌어요. 그리고 마음이 너무 기뻐요!"


어떤 분은 봉사하고 베푸는 일이 좋은 일인건 알고 있는데 이렇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면서...이런 자리에 올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내일 또 고단한 몸과 마음으로 출근해야하지만 쉬는 날 맛있는 거 사먹거나, 사우나를 가거나, 마사지를 받는 대신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 좋은 일을 했습니다. 더 힘들어야 할 것 같지만 사실은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기쁨이 생깁니다.


이런게 불교에서 말하는 보시바라밀 수행은 아닐까요?


빡세게 청소하고 땀흘리는 일인데도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은 오히려 아쉬워 했어요. 참 신기한 일 아닌가요?


이렇게 우리는 모두 다른 이들을 위해서 베풀고 좋은 일을 하고 싶은 진심을 갖고 있습니다. 조금씩 나를 버리로 남을 위한 일을 할 때 우리는 스스로를  더 좋아하게 됩니다.


하지만 명상이나 수행이 전혀 없었다면 이게 똑같은 결과로 나타나지 않았을거에요. 모두들 열심히 정진하기 때문에 더욱더 진심으로 이렇게 할 수 있습니다.


아침에 활인선원 가는 길에 지강도요에 들렸어요. 김판기 선생님께서 우리들을 위한 말차 다완을 즉석에서 만들어주셨어요. 이제 말리고 굽고 해야 받으러 갈 수 있겠지만, 일단 대용량 말차 다완이 생겨서 기쁩니다.

선생님도 아주 기쁜 마음으로 만들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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