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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안 XianAn 스님 Jun 12. 2021

서울에 활짝 핀 꽃, 법련사

지나칠 수 있는 서울 도심 속 명당

참 재미있는 일입니다. 중고등학교 때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지역이 바로 광화문, 인사동, 종로였는데, 미국에서 출가하고 한국에 와서야 법련사라는 절을 알게 되었습니다.  

법련사는 경복궁 바로 옆에 있습니다. 인사동 들어가는 골목에서도 길 건너 바로 있고, 광화문도 바로 근처에 있습니다. 전형적인 한국 사찰의 모습은 아니지만 미국 위산사나 한국 보산사도 구조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1층에 들어가면 종무소, 작은 서점이 있고, 2층에 강의실, 요사채, 다실, 3층 법당 이런 식입니다.

법련사 2층 입구 / 3층 법당의 모습

3층의 법당에 들어가면 머리도 맑아지고 기운도 좋아요. 엄청 넓고 부처님도 장엄합니다. 3면이 트여있는 구조라서 바람도 솔솔 들어오고 통풍이 잘돼서 좋습니다.

3층 법당 들어가는 입구 반대로 보면 대종이 있고, 그쪽으로 가면 밖에 광화문과 경복궁이 한눈에 다 보입니다. 정말 멋진 곳이에요.

3층 법당에 앉아서 참선하고 있었는데, 한 엄마와 두 딸이 들어왔어요. 여자 아이들이 귀여워서 결가부좌해볼래? 그랬더니 흔쾌히 했습니다. 그래서 염불도 해보라고 알려주니까 좋아했어요. 처음엔 반가부좌만 해도 무릎이 하늘에 둥 떠있어서 안될 거 같더니 금세 결가부좌가 되었고, 그리고 자꾸 더 하고 싶어 했습니다.

저녁에 퇴근하고 참선 수련하시는 몇 분이 더 오셔서 함께 법련사 법당에서 참선을 해봤습니다. 다들 매우 좋아했습니다.

특히 우리의 참선 모델이 법당에 들어서자마자 머리가 맑아져서 좋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법당의 기운보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법련사 계시는 스님이었습니다. 스님께서 법당에 앉아 있을 수 있게 편하게 해 주셨고, 저녁 예불하시는데 목탁소리도 편안하고, 목소리도 평화로웠습니다.

법련사에서 법당도 인상적이었지만 진짜로 인상적인 곳은 바로 건물 옆에 모셔진 약사 부처님입니다. 그 공간에 나가서 앞에 서면 보호받는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날씨가 더 더워지기 전 이 약사전에 가셔서 절하고 앉아보세요. 그리고 "나무 약사불"하고 마음속으로 외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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