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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안 XianAn 스님 Jun 07. 2021

명상Meditation과 산책Walk

걷기 명상에 대해서 배워보세요.

청주 보산사에서 얼마 전 여름 선칠(새벽 3시부터 밤 12시까지 1시간 앉고 20분 걷기를 반복하는 집중 수행법)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여름엔 겨울보다 열기 때문에 앉는 게 더욱 힘듭니다. 그런 이유로 미국 위산사, 금림사 그리고 한국 보산사에선 참선 집중 수행기간인 선칠을 겨울에 여름보다 더 길게 합니다. 


게다가 우리가 명상/참선하려고 앉아 있으면 기혈이 강해지면서 몸에서 열이 더 생깁니다. 이건 아주 흔히 있는 일입니다. 그런 이유로 명상뿐 아니라 요가, 태극권, 기공과 같은 영적 수행법으로 수련하면 혈액 순환이 좋아지고 건강이 향상됩니다. 그러기 때문에 건조하고 시원한 겨울이 선칠하기엔 훨씬 좋습니다. 하지만 더운 날씨 때문에 정진을 포기할 수는 없겠죠!


아무튼 몇일전부터 사부대중 수행자분들과 더 더워지기 전에 열심히 산책해보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보산사는 청주 근처 외곽인 강내면에 위치하고 있는데, 사실 청주 시내보다 교통이 더 좋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직 개발이 덜 되어 옛 시골 마을들이 많이 남아 있고, 자연 파괴가 되지 않은 좋은 산책로가 많이 있습니다. 특히 보산사 바로 길 건너에 교원대가 있는데, 그 안에 수많은 산책로들이 잘 관리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산사에서 수행하는 분들과 함께 산책을 나가봅니다.

교원대학교 경내에 있는 여러 산책로

요즘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명상이나 요가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이나 여러 언론매체에서 '걷기 명상'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다들 이걸 특별한 것처럼 말하지만 걷기도 명상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간단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가 앉아서 명상을 하면, 특히 결가부좌로 수련하면, 기의 유출이 줄고 (외부에 대한 관심을 줄이고 내면을 보기 때문에, 내 몸속에 흐르는 기운의 양도 커집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일어나는 일이 바로 단전에 기가 축적됩니다. 단전에 기가 축적되어서 가득 모이면, 몸 전체를 통해 강하게 흐르기 시작합니다. 그런 이유로 단전은 기해 즉 기의 바다라고도 불립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아프고 저린 다리를 많이 참아내야 합니다. 그게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죠. 


산책이나 운동은 영적 수행과 더불어 기와 혈액의 순환을 더 가속시킬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결가부좌로 오래 앉기를 계속하시면서 수행의 힘을 얻으면, 운동의 도움 없이도 순환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전에 중도하차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 이유로 바쁜 현대인은 이런 운동과 산책의 도움을 받으면 명상 수행을 해나갈 수 있습니다. 


앉아서 명상이나 참선을 하신다면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을 같이 병행해보세요. 그렇게 하시면 특히 초심자에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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