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 전 미국에서 사업할 때, 매년 비행기를 열 번 이상은 타고 다닌 기억이 납니다. 출장이 많아서 미국의 주요 도시 예를 들어 뉴욕, 마이애미, 라스베이거스, 시카고, 뉴올리언스,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산호세, 시애틀, 휴스턴 등 안 가본 곳이 거의 없을 지역입니다. 친구들은 그런 저를 부러워했는데, 사실 일하러 여행을 갈 때에는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꼭 즐겁기만 한 것은 아녔죠.
출가하고 나서 미국 절에만 계속 있을 줄 알았는데, 어찌어찌하다 보니 한국에 와서도 어딘가를 꽤 많이 가게 됩니다. 이번엔 미국 위산사의 요청으로 부산 지역에서 누굴 만나야 했습니다. 출가 전 사업 상 출장을 갔을 때와 같이 성과를 내야하는 것도 아니고,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한국의 좋은 고찰을 방문하면서 배우는게 있어서 기쁩니다. 이번 여행동안 그 동안 한번 가봤으면 했던 법어사를 갔습니다.
한국 고찰에 가면 지금까지 수행하고 법문, 불경 강설을 들으면서 배웠던 여러 가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서 재미가 있습니다.
범어사
불이문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이 남은 건 바로 "불이문"입니다. 사실 예전엔 영화 스님이 영어로 법문해 주시면, 그냥 열심히 듣기만 했지만, 한자로 된 불교 용어까지 확인해 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출가한 후 이런 한자어로 된 불교 용어에 더욱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최근 육조단경 강설에서 많이 나왔던 단어가 "non-duality"였는데, 한국어로 그냥 해석하자면 "비양면성"이지만, 슬라이드를 잘 살펴보니 육조스님께서는 이것을 "불이"라고 표현하셨더군요.
쉽게 말해서 "둘이 아니다"라는 뜻입니다. 즉 싫음과 좋음, 이쁨과 미움, 분노와 즐거움 이런 식으로 모든 것에 대해서 우리의 마음이 양면적인 느낌이나 생각이 있다는 그런 표현이에요. 우리 마음이 그렇기 때문에 고통이 끊이지 않습니다. 깨닫고 나면 마음에 둘이 아닌 즉 불이의 상태가 되는거죠.
그리고 참 이상하게도 거의 모든 전각을 들렸는데, 이상하게 이 미륵불상에만 눈이 확 갔어요. 그래서 일부러 들어가서 이렇게 사진도 찍었습니다. 너무 아름답고,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왜 요즘은 가는 곳마다 미륵부처님이 계시는지 모르겠으나, 자꾸 그런 일이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