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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란 Feb 19. 2023

선율과 기억

선율이라는 말 참 예쁘다. 멜로디라는 영어보다, 선율이라는 말이 더 마음에 와 닿아서 좋다. 선.율. 한글자씩 입에 담으면 그것 또한 예쁘다. 이렇게 무심코 예쁜 것들이 세상에는 많다. 


어쩌면 생에도 선율이 있는 것 같다. - 리듬을 가지고 연속적으로 진동하는 것 - 나는 잊어버리거나 잃어버린 그 선율들을 언젠가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잊어버린 것과 잃어버린 것에 대해 생각한다. 잊어버린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잊어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남아있지도 않겠지. 기억할 수도 없겠지. 그렇다면 잃어버린 것이 오히려 낫다.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언젠가는 찾을 수도 있을 테니까.


내가 생에서 잊어버리고, 잃어버린 선율들은 어딘가에 함께 잠들어 있을까, 잃어버린 선율을 찾으면 잊어버렸던 선율도 함께 찾을 수 있을까.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지만 여전히 잃어버린 것들만 기억나고 잊어버린 것이 잊혀졌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어떤 노래는 가사를 듣고, 

어떤 노래는 선율을 듣고, 

어떤 노래는 분위기를 듣는다.


나는 오늘은 선율을 듣는다.




image: https://unsplash.com/photos/tiO7EhmdZ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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