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학교 폭력이 큰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라고 학교에 보냈는데 자녀가 학교 폭력의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들은 망연자실합니다.
학교를 담임교사를 원망하기도 합니다.
학교가 또는 교사가 권위를 세워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너무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 배움의 전당인 학교에서 폭력이 무슨 말이냐 하면서 말이지요.
교사들도 나름 억울할 겁니다. 아이들 사이에 다툼이 있을 때마다 소리도 질러보고 타일러도 보고 했는데
말을 안 듣는데 어떡하냐 하면서 말이지요.
권위를 세워 보려고 해도 도대체 말을 안 듣는 아이들을 보며 격세지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Michel Moucault)'는 실로 다양한 방면에 영향을 미친 사람입니다.
철학뿐 아니라 역사학, 사회학, 정신의학 등 그의 영향력은 대단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오늘은 그의 여러 이론 중 권력(Power) 이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하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권력이란 단어를 생각하면 중앙집권적인 그 무엇을 떠올립니다.
당장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이 누구야?'라고 질문하면
잠시 고민하다가 아마 '대통령'이라고 답을 할 것입니다.
질문이 학교로 바뀌면 '교장선생님'이라고 답을 할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권력의 핵심은 중앙에 놓여 있는 그 무엇이며
여기서 권력의 힘이 뻗어 나간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정부기구표를 보더라도 장관 및에 차관이 있고 차관 밑에 여러 부처들이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지요.
하지만 푸코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푸코는 권력이 국가기구라는 테두리 안에서 국민들에게 뻗치는 힘이나 제도, 구조가 아니라
우리 주위에, 곳곳에, 미세하게 편재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즉, 우리가 맺고 있는 여러 관계들 사이에서 보이지 않게 퍼져 있는 세력관계라고 말이지요.
감옥에서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 영화들을 보면 죄수들 사이에서도 힘이 센 무리가 있고
그렇지 않은 무리들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지요.
교도관이 있을 때는 모두 순종적인 죄수이지만 교도관이 사라지고 나면 다양한 힘의 역학관계가
드러납니다.
마찬가지이겠지요.
몇십 명의 아이들이 같은 교실에서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그 관계의 양상이 항상 일률적이고,
수평적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여러 관계의 지점들에서 미세한 권력들이 부딪히고 충돌할 테고요.
때로는 폭력으로 왕따로 번지기도 할 테고요.
그래서 학교폭력은 당연한 것이라고 두둔하는 것은 아닙니다. 발생하지 않도록 막아야 하지요.
다만 제도적 권력을 더욱 강화하는 방식으로의 접근보다는 이미 아이들은 다양한 힘의 관계들
사이에 놓여 있다는 것을 전제해 두고 해결방법을 찾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학교 현장에 있지 않은 사람으로서 너무 순진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푸코의 권력 이론이라는 렌즈를 통해 학교 폭력 문제를 살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