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차

꿈에 대한 에세이

by 기록의 상사맨

새 차를 사기 위해 자동차 전시장에 들렸다. 들뜬 마음으로 전시장에 들어가자마자 새 차들에게서 느껴지는 냄새가 코를 간지럽게 했다. 어떤 차가 좋을지 꼼꼼히 살펴보고, 타보기도 하고 전시된 차들의 핸들을 잡아 보았다. 새 차에서 느껴지는 가죽의 느낌이 바로 계약서를 쓰고 싶게 만들었다. 요즘은 차를 잘 만들어서 그런지 올라타보는 차마다 모두 마음에 들었다. 어떤 차를 골라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디자인이 예쁘고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함께 태우면 안전하고 좋겠다는 차를 골랐다. 정말 잘 선택했다는 딜러의 말과 함께 계약서에 사인을 마쳤다.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집 앞 주차장에 아직도 잘 달릴 수 있는 멀쩡한 내 차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무언가를 구매할 때는 몇 번이고 신중하게 고민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소위 세컨드카는 사치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말도 안 돼 내가 이런 선택을 하다니 하며 과소비한 것이 아닌지 후회가 들기 시작했다. 남자들은 흔히 차에 관심이 많다지만 그것과는 다르게 나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어쩌다 이런 소비를 하게 되었는지, 다시 가서 취소할까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며칠 더 생각해 볼까 했지만 그런데 이게 웬걸 고민하는 와중에 핸드폰이 울렸다.


‘선생님 지금 새 차가 댁으로 향하고 있어요. 곧 도착할 거예요!’


‘네? 아니, 방금 차를 계약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나와요?!’


이 새 차는 마치 주인을 기다렸다는 듯 나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나는 너무 황당해서 되물었지만 이제는 그 새 차의 방향을 돌릴 수 없었다. 내가 사기를 당한 것이 아닌가 이 차가 제대로 된 차가 맞나 어떻게 새 차가 이렇게 빨리 나오지 하는 중에 꿈에서 깨었다.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새벽.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미소를 띠었다. 현실에서는 새 차를 사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래 내가 이런 실수를 할리가 없지 하며 다시 잠을 청하였다.


십 개월 후 우리 가족은 둘에서 셋이 되었다. 그러나 아내는 아직도 그 꿈을 태몽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도 나는 아직도 굳게 믿고 있다. 그리고 딸아이가 훗날 자신의 태몽이 무엇이었냐고 물어보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아빠가 새 차를 사는 꿈이었는데, 네가 그 차를 타고 달려오고 있었나 봐”


화면 캡처 2025-09-06 003603.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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