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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겁나남편 May 15. 2018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으로

Day 1 나폴레옹의 길

아침 6시반 기상.


알베르게의 아침 식사는 6시반에서 한시간만 차려진다. 그리고 8시까지는 모두 길을 나서야 한다. 혹시 이보다 조금 서두르거나 늦으면 누군가에게 눈총을 받게 된다.


오늘은 순례길중 가장 험하다는 피레네 산맥을 넘는 날이다. 26km의 거리에 1400m의 고도를 넘어야 한다. 어려운 만큼 아름다운 모습을 갖고 있는 이 길은 나폴레옹의 길이라고 불린다.

아침에 숙소를 나와 성당에 들러 촛불을 봉헌하며 안전한 여행을 기도했다.

생장을 떠나며 마을 입구에서 화이팅을 외쳤다.

생장에서 론세스바요르까지 가는 길은 두갈레가 있다. 그중 1400미터 고지를 넘어야 하는 길과 그 보다는 조금 쉬운 길이 있다.

어젯밤 눈이 조금 내려 걱정이긴 하지만 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1400미터 코스로 행했다.

언덕을 오르는 중 만난 무지개. 녹색 초원에서 시작하는 무지개를 보니 오늘 하루가 행운에 가득할 것 같다.

우리가 걸어온 길. 이 똑같은 길을 많은 사람이 걷고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까지 중간에 있는 대도시를 알려주는 이정표. 우린 이제 시작이다.

Keep Going. 쉬지 않고 걸어온지 두시간 넘었다. 힘든 이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한 문구.

드디어 8키로미터 중간 쉼터 오리손에 도착하였다. 여기서 커피 한잔을 하며 잠깐 휴식을 취했다. 이 이후에 길에서는 바람 피할 곳도 만만치 않으니 꼭 쉬었다 가길 권장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도로보다는 산길과 오솔길이 많으 늘 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귀여운 프랑스 소들 ㅎㅎ

이런 관경을 보기위해 힘들지만 피레네 산맥의 높은 봉우리를 건너기로 했다. 힘들지만 보람찬 풍경이다.

한참을 걸어가는 중 바위 언덕위에 누군가 서있다. 가까이 다가가니 아기예수님과 성모님이었다. 지금까지 문제없는 걸음에 감사드리고 앞으로의 일정에 안전을 기도드렸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미리 준비한 바게트, 햄, 치즈. 추운 날씨 탓에 딱딱하게 굳었지만, 그래도 이만한 점심이 어디있이랴. 든든히 배를 채우고 고지를 향해 열심히 걸었다.

어제 내린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돌같은 빵을 어찌한다.

해발 1200미터 근처에 있는 십자가. 작년에 누군가 엘사를 기리기 위해 이 곳에 들렀던 모양이다.

본격적으로 눈길을 걷기 시작했다. 우리의 목적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까지 남은 거리는 765km. 이제 시작이다.

어느세 국경을 넘어 스페인 숲길을 걷고 있었다.

순례자 쉼터. 이 안에는 모닥불을 피울 수 있는 나무가 준비되어 있었다. 더 날씨가 악화되기전에 우린 발걸음을 옮겼다.

드디어 1420미터까지 올라왔다. 잘 참고 걸어온 우리가 대견하기만 하다.

드디어 저 멀리 우리의 목적지가 보인다. 앞으로 5키로만 더 걸으면 된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성당. 한폭의 수채화 같았다.

드디어 론세스바요르 알베르게애 도착하였다. 7시 반에 출발하여 오후 4시, 출발한지 8시간 반 만에 도착하였다.

숙박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번호표 대신 네모난 목걸이를 받았다.

다행히 3층에 있는 침대에 배정 받았다. 30명이 함께 숙박하는 공간이지만 깨끗하고 따뜻한 하루밤을 보냈다.

또 내일을 기약하며 우린 오늘 하루를 마무리했다. 내일은 20키로 거리의 수비리를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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