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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편지 : 스물여섯! 선택의 기로에서...

생각을 했지만, 막연했기에 스스로를 믿기가 어려웠다.

2001년 스물여섯, 이때도 분명 즐겁고 재미있는 이야기와 여행들이 있었지만, 오늘은 그것들 보다는  서투름으로 인해 힘들어야만 했던 순간들을 추억해 보려고 한다.

2001년은 조금은 신중하지 못한 결정으로 상당히 오랜 시간을 흔들려야만 했던, 그 첫 단추가 끼워지던 해였다.


그렇다고 해서 후회 하지는 않는다! 그런 날들 덕분에 더욱 즐겁기를 마음을 먹을수 있었던 것 같으니까!


이 사진을 찍었던 순간이 생각 난다. 2012년 09녀석들과 함께한 필리핀 체험 학습에서 어색한걸 알았지만, 그래도 그냥 한번쯤은  해보고 싶었던? 그래서 녀석들이 없는 곳에서 후딱 써보고  벗으면서도 '그래, 나는 참 거시기다! 나쁜 짓도 아닌데, 창피해 하기는! 남들이 하는 것은 멋지다! 개성이다! 좋다!를 말하면서도 내가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믿어주지 못하는 모습하고는...' 하면서 혼자 웃었다.


그래, 스물 여섯! 그건 스물 여섯 바로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내 모습이었던것 같다. 스물 여섯 교생실습을 하면서 나는 너무도 즐거웠다. 지금도 녀석들이 준 편지와 선물을 갖고 있을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았고, 또 성적은 말도 안되게 100점이었다. 그런데도 그렇게 "선생이 좋네! 선생님이 되어야 겠다!"를 말하던 내가 2학기부터는 조금씩 빗겨져 가는 내 모습을 눈치 챌 수 있었다. 그건 원래 부터도 공부를 잘하지도 못했고 또 열심히 하지도 않아서 였겠지만, 그래도 장학금 한번은 타봤는데?

 

하지만 2학기! 다들 곧 다가올 임용을 준비하면서 열심인데, 나는 그렇지가 않았다. 전공 서적이아닌 다른 책들을 읽었고, 술을 마시면서는 "졸업하고 바로 임용되는건 쫌 그렇지 않냐? 선배들도 있는데 먼저 보내드려야지~"


그래, 나도 알고 있다! 말도 안돼는 잡소리 라는걸...하지만 난 그때 그렇게 말했다.


분명 공부도 못하면서 허세만빵! 사실은 자신이 없었던 것이 었겠지만 "인정!" 하지만 아쉬운건, 4학년 그때 부터 학원에서 일을 하면서도 선생이란 직업이 재미있고 좋았으면서도 공부를 하지 않았던 이유는 뭐 였을까? 아무리 공부를 못했어도 하고싶었다면, 하는 척이라도 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지만 나는 하지도  않았었다. 그럴수록 더 다른 책을 보고, 술을 마시면서 다른 이야기를 했었다.


왜일까? 왜 그랬을까? 그건 분명  두려움이었겠지만, 또 다른 한쪽에서 들썩거리는것도 분명있었다. '이렇게 일찍 하지 않아도 될 텐데!' '조금은 더 경험하고, 스물 아홉정도에 해도 될것 같은데...' '젊었을 때  마음껏 보고, 또  들으면서 생각을 좀 더 키워서 선생이 되어도 좋을것 같은데...' 하지만 나는 그런 말은 입 밖으로는 내지도 않았고, 혼자 과학관 골방에 앉아서 다른 책을 읽고 생각만 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러 그 순간을 이렇게 섣불렀다! 말하는건, 그때 나는 확인을 하지 않고 갔었던 거다. 정말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로 안하는 것인지! 그래, 그건 누가 묻지도! 아니  뭐라고 말하지도 않았던 것이 었지만, 하지만 그래도 난 그때 내가 말한 그것들이 정말로 내가한 선택이 맞긴 한 것인지에 대한 자신이 없었던거다! 어떻게 됐든 졸업하던 해에 시험을 봤고 낙방을 했으니? 누가 묻지도 않았지만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었지만, 나는 내게 할말이 없어져 버린거다. 그래서 내겐  스물 여섯 이후로 정말로 안하는 거냐? 아니면 못하는 거냐?가 너무도 크고 무거운 벽이 되어 버렸다. 그때 만약에 내가 "지금은 확실히 안하는 것이 맞고! 다음에 언제까지 해볼거야!" 라고 말을 하고 갔었다면, 그 뒤로 내가 했던 많은 일들에 힘이 조금은 더 붙었을텐데...그런게 이렇게 시간이 흐른 지금은 참 아쉽다! 내 진심을 계속해서 의심하게 되는것이...

 아무튼 그렇게 시작된 마음은 나를 조금은 더 견고하게 만들었을지는 몰라도, 참 힘들게도 했다.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리고 쫌 못하면 어때? 하지만 그래도 이젠 괜찮아! 이젠 나를 조금은 더 믿을 수 있게 되었으니, 천천히 웃으면서 해볼란다. 그래, 그러면 되는거다! 지금이라도 알고  인정하는게 어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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